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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229권, 성종 20년 6월 1일 무자 2/3 기사 / 1489년 명 홍치(弘治) 2년

개성부 유수 이약동·경기 관찰사 박숭질 등이 임지로 향하기 전에 하직 인사를 하다

국역

개성부 유수(開城府留守) 이약동(李約東)·경기 관찰사(京畿觀察使) 박숭질(朴崇質)·임치 만호(臨淄萬戶) 문찬(文贊)이 사조(辭朝)432) 하니, 임금이 인견(引見)하고, 이약동에게 이르기를,

"개성(開城)은 땅이 크고 백성이 많은데, 만일 쌓인 폐단이 있으면 마땅히 개혁하고 그대로 따르지 않도록 하여, 나의 바라는 바에 부응(副應)하라."

하였다. 또 박숭질에게 이르기를,

"백성의 생활이 기쁘고 슬픔은 수령(守令)의 어질고 어질지 못함에 달렸으니, 수령이 어리석으면 백성의 생활이 어찌 소생할 수 있겠으며, 풍속이 어찌 순박하고 아름다와질 수 있겠는가? 감사(監司)가 된 자는 출척(黜陟)433) 을 분명히 하지 않을 수 없다. 출척(黜陟)이 분명하면 수령이 어찌 법을 지키지 아니할 수 있겠는가?"

하니, 박숭질이 대답하기를,

"백성을 친애하는 관직은 수령과 같은 것이 없으니, 현부(賢否)를 출척(黜陟)하는 것은 오직 교조(敎條)를 공경히 받들 뿐입니다."

하고는, 인해 아뢰기를,

"신이 근년(近年)에 상(喪)을 당하여 시골에 있으면서 보건대, 어리석은 백성 중에 부모와 서로 힐난(詰難)하는 자도 있고, 형제가 불화한 자도 있는데, 융성(隆盛)한 시기에 이런 풍속이 있는 것은 마땅하지 못합니다. 세종조(世宗朝)에 《삼강행실(三綱行實)》을 중외(中外)에 반포(頒布)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착한 마음을 일으키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관부(官府)에도 오히려 이 책이 없는데, 하물며 민간에서이겠습니까? 신은 생각하건대, 《삼강행실》의 책은 앞에는 모양을 그림으로 그렸고, 뒤에는 사실을 기록하였는데, 만약 이로써 가르치면 풍속을 변경할 수 있고 인심을 고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다만 이 글은 한만(汗漫)하여 어리석은 백성이 두루 보기가 어려우니, 그 가운데 절행(節行)이 특이한 것을 골라 간략하게 초출(抄出)하여 박아서 여러 시골에 반포하여 여염(閭閻)의 소민(小民)으로 하여금 두루 알게 하면 거의 풍속을 교화하는 데 도움이 있을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경의 말이 옳다. 이는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하였다. 박숭질이 아뢰기를,

"도내(道內)에서 간인(刊印)하기가 매우 어려우니, 주자(鑄字)로 인쇄하여 반포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그렇다."

하였다. 임금이 또 문찬(文贊)에게 이르기를,

"만호(萬戶)의 직책은 마땅히 기계(器械)를 엄하게 갖추어서 항상 적(敵)이 이르는 것처럼 하는 것이다. 그대의 출신(出身)이 어디인가?"

하니, 문찬이 대답하기를,

"무과(武科)입니다. 신이 일찍이 만호로 있으면서 보건대, 선군(船軍)으로 어떤 사람은 무사(武事)에 능하고 어떤 사람은 배를 부리는 데 능한데, 당초에 선군을 나누어 붙일 때 한 배에 있는 사람이 모두 활쏘기에는 능하나 배를 부리는 데에는 능하지 못한 자도 있고, 혹은 배를 부리는 데에는 능하나 무사(武事)를 알지 못하는 자도 있습니다. 만약 고르게 정하면 적을 방어하는 도리를 얻을 것입니다."

하자, 임금이 말하기를,

"그대의 말이 옳다. 병조(兵曹)로 하여금 의논해 아뢰게 하라."

하였다.

  • [註 432] 사조(辭朝) : 외임(外任)에 임명된 신하가 임지(任地)에 부임하기 전에 임금에게 하직 인사를 드리던 일.
  • [註 433] 출척(黜陟) : 등용과 축출.

원문

○開城府留守李約東、京畿觀察使朴崇質、臨淄萬戶文賛辭。 上引見, 謂約東曰: "開城地大民衆, 如有積弊, 當革毋因循, 以副予望。" 又謂崇質曰: "民生休戚, 係守令賢否。 守令庸暗, 則民生安得蘇息, 風俗安得淳美乎? 爲監司者, 不可不明黜陟也。 黜陟明, 則守令安得不守法哉?" 崇質對曰: "親民之官, 莫如守令, 黜陟賢否, 惟敬奉敎條而已。" 仍啓曰: "臣近年遭喪在鄕, 見愚民與父母相詰者有之, 兄弟不和者有之, 不宜盛時有此風俗也。 世宗朝以《三綱行實》頒諸中外, 使人興起善心。 然官府尙未有此書, 況民間乎? 臣意以爲《三綱行實》之書, 圖形於前, 記實於後, 若敎之以此, 則風俗可變, 人心可改。 但此書汗漫, 愚民未易編覽。 其中擇節行特異者, 抄略刊印, 頒諸村野, 使閭閻小氓, 無不周知, 庶有補於風化矣。" 上曰: "卿言是。 此眞美事也。" 崇質曰: "道內刊印甚難, 以鑄字印頒何如?" 上曰: "然。" 上又謂文賛曰: "萬戶之職, 當嚴備器械, 常如敵至。 爾出身何地?" 賛對: "武科也。 臣曾爲萬戶, 船軍或能武事, 或能操舟。 當初船軍分隷之時, 一船之人, 皆能射而不能行船者有之, 或能操舟而不知武事者亦有之, 若均定, 則禦敵之道得矣。" 上曰: "爾言是矣。 令兵曹議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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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229권, 성종 20년 6월 1일 무자 2/3 기사 / 1489년 명 홍치(弘治) 2년

개성부 유수 이약동·경기 관찰사 박숭질 등이 임지로 향하기 전에 하직 인사를 하다

국역

개성부 유수(開城府留守) 이약동(李約東)·경기 관찰사(京畿觀察使) 박숭질(朴崇質)·임치 만호(臨淄萬戶) 문찬(文贊)이 사조(辭朝)432) 하니, 임금이 인견(引見)하고, 이약동에게 이르기를,

"개성(開城)은 땅이 크고 백성이 많은데, 만일 쌓인 폐단이 있으면 마땅히 개혁하고 그대로 따르지 않도록 하여, 나의 바라는 바에 부응(副應)하라."

하였다. 또 박숭질에게 이르기를,

"백성의 생활이 기쁘고 슬픔은 수령(守令)의 어질고 어질지 못함에 달렸으니, 수령이 어리석으면 백성의 생활이 어찌 소생할 수 있겠으며, 풍속이 어찌 순박하고 아름다와질 수 있겠는가? 감사(監司)가 된 자는 출척(黜陟)433) 을 분명히 하지 않을 수 없다. 출척(黜陟)이 분명하면 수령이 어찌 법을 지키지 아니할 수 있겠는가?"

하니, 박숭질이 대답하기를,

"백성을 친애하는 관직은 수령과 같은 것이 없으니, 현부(賢否)를 출척(黜陟)하는 것은 오직 교조(敎條)를 공경히 받들 뿐입니다."

하고는, 인해 아뢰기를,

"신이 근년(近年)에 상(喪)을 당하여 시골에 있으면서 보건대, 어리석은 백성 중에 부모와 서로 힐난(詰難)하는 자도 있고, 형제가 불화한 자도 있는데, 융성(隆盛)한 시기에 이런 풍속이 있는 것은 마땅하지 못합니다. 세종조(世宗朝)에 《삼강행실(三綱行實)》을 중외(中外)에 반포(頒布)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착한 마음을 일으키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관부(官府)에도 오히려 이 책이 없는데, 하물며 민간에서이겠습니까? 신은 생각하건대, 《삼강행실》의 책은 앞에는 모양을 그림으로 그렸고, 뒤에는 사실을 기록하였는데, 만약 이로써 가르치면 풍속을 변경할 수 있고 인심을 고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다만 이 글은 한만(汗漫)하여 어리석은 백성이 두루 보기가 어려우니, 그 가운데 절행(節行)이 특이한 것을 골라 간략하게 초출(抄出)하여 박아서 여러 시골에 반포하여 여염(閭閻)의 소민(小民)으로 하여금 두루 알게 하면 거의 풍속을 교화하는 데 도움이 있을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경의 말이 옳다. 이는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하였다. 박숭질이 아뢰기를,

"도내(道內)에서 간인(刊印)하기가 매우 어려우니, 주자(鑄字)로 인쇄하여 반포하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그렇다."

하였다. 임금이 또 문찬(文贊)에게 이르기를,

"만호(萬戶)의 직책은 마땅히 기계(器械)를 엄하게 갖추어서 항상 적(敵)이 이르는 것처럼 하는 것이다. 그대의 출신(出身)이 어디인가?"

하니, 문찬이 대답하기를,

"무과(武科)입니다. 신이 일찍이 만호로 있으면서 보건대, 선군(船軍)으로 어떤 사람은 무사(武事)에 능하고 어떤 사람은 배를 부리는 데 능한데, 당초에 선군을 나누어 붙일 때 한 배에 있는 사람이 모두 활쏘기에는 능하나 배를 부리는 데에는 능하지 못한 자도 있고, 혹은 배를 부리는 데에는 능하나 무사(武事)를 알지 못하는 자도 있습니다. 만약 고르게 정하면 적을 방어하는 도리를 얻을 것입니다."

하자, 임금이 말하기를,

"그대의 말이 옳다. 병조(兵曹)로 하여금 의논해 아뢰게 하라."

하였다.

  • [註 432] 사조(辭朝) : 외임(外任)에 임명된 신하가 임지(任地)에 부임하기 전에 임금에게 하직 인사를 드리던 일.
  • [註 433] 출척(黜陟) : 등용과 축출.

원문

○開城府留守李約東、京畿觀察使朴崇質、臨淄萬戶文賛辭。 上引見, 謂約東曰: "開城地大民衆, 如有積弊, 當革毋因循, 以副予望。" 又謂崇質曰: "民生休戚, 係守令賢否。 守令庸暗, 則民生安得蘇息, 風俗安得淳美乎? 爲監司者, 不可不明黜陟也。 黜陟明, 則守令安得不守法哉?" 崇質對曰: "親民之官, 莫如守令, 黜陟賢否, 惟敬奉敎條而已。" 仍啓曰: "臣近年遭喪在鄕, 見愚民與父母相詰者有之, 兄弟不和者有之, 不宜盛時有此風俗也。 世宗朝以《三綱行實》頒諸中外, 使人興起善心。 然官府尙未有此書, 況民間乎? 臣意以爲《三綱行實》之書, 圖形於前, 記實於後, 若敎之以此, 則風俗可變, 人心可改。 但此書汗漫, 愚民未易編覽。 其中擇節行特異者, 抄略刊印, 頒諸村野, 使閭閻小氓, 無不周知, 庶有補於風化矣。" 上曰: "卿言是。 此眞美事也。" 崇質曰: "道內刊印甚難, 以鑄字印頒何如?" 上曰: "然。" 上又謂文賛曰: "萬戶之職, 當嚴備器械, 常如敵至。 爾出身何地?" 賛對: "武科也。 臣曾爲萬戶, 船軍或能武事, 或能操舟。 當初船軍分隷之時, 一船之人, 皆能射而不能行船者有之, 或能操舟而不知武事者亦有之, 若均定, 則禦敵之道得矣。" 上曰: "爾言是矣。 令兵曹議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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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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