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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131권, 성종 12년 7월 4일 정축 1/2 기사 / 1481년 명 성화(成化) 17년

김영정·윤석보·이극증 등이 한명회·정창손·한계희·강희맹의 죄를 아뢰다

국역

경연(經筵)에 나아갔다. 강(講)하기를 마치자, 지평(持平) 김영정(金永貞)·정언(正言) 윤석보(尹碩輔)가 한명회(韓明澮)의 죄를 청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언세(言勢)가 불경(不敬)한 듯하기는 하나, 실정은 그러하지 않으니, 직첩(職牒)만을 거두어도 넉넉히 징계될 만하다."

하고, 이어서 좌우(左右)에게 물었다. 지사(知事) 이극증(李克增)이 대답하기를,

"대간(臺諫)의 말이 옳습니다. 이처럼 불경한 일은 중한 법으로 처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전석(專釋)597) 하는 것이 아니고 직첩을 거두었으니 족하다."

하였다. 김영정이, 또 정창손(鄭昌孫)·한계희(韓繼禧)·강희맹(姜希孟)이 한명회를 감싼 죄를 국문(鞫問)하기를 청하였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영사(領事) 홍응(洪應)이 아뢰기를,

"전에 신들을 시켜 각각 사람을 천거하게 하셨습니다. 유일(遺逸)의 선비는 신들이 감히 알지 못하나, 산관(散官)이 된 자 중에서 이를테면 박시형(朴時衡)·조지서(趙之瑞)·권경우(權景祐)·김성경(金成慶)은 다 쓸 만한 사람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박시형이 두 번 상소(上疏)하여 백성을 다스리는 계책을 아뢰었는데, 매우 취할 만한 말이었으나, 그 소행을 보면 말하는 것과 다르다. 조지서·권경우·김성경은 서용(敍用)할 만하다."

하였다. 김영정이 또 말하기를,

"무릇 승천(陞遷)은 반드시 공로가 있어야 하는데, 김맹추(金孟錘)는 당초에 장원서(掌苑署)를 맡았었는데 겨우 개만(箇滿)598) 하여 의빈부 도사(儀賓府都事)가 되고, 또 겨우 개만하여 사섬시 첨정(司贍寺僉正)이 되었으며, 이계명(李繼明)은 소행이 광망(狂妄)하여 동반(東班)에 합당하지 않은데 전에 전옥서 주부(典獄署主簿)에 제배(除拜)되었다가, 대간의 논박으로 개차(改差)되었는데 이제 통례원 인의(通禮院引儀)가 되었으니, 모두 개정(改正)하소서."

하니, 임금이 좌우에게 물었다. 홍응(洪應)이 대답하기를,

"선왕조(先王朝)에서 승천한 자는 의정부(議政府)와 육조(六曹)의 낭관(郞官)뿐이었는데, 지금은 제사(諸司)의 관원이 모두 승천하니, 가려 쓰는 뜻이 아주 없습니다. 다만 이계명은 전의 과실이 있기는 하나, 행실을 고쳐 스스로 새로워질 수도 있으니, 쓸 만한지를 시험해 보고 그만둬야 합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공로가 없는데 승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김맹추는 개정하라. 이계명은 임용하고서야 행실을 고쳤는지를 알 수 있으니, 우선 시험하라."

하였다. 이어서 좌우에게 말하기를,

"무릇 민폐(民弊)를 일체 감면하고, 또 옥관(獄官)을 시켜 지체된 것이 없게 하였는데도 가뭄이 이처럼 심하니, 어찌 부른 까닭이 없이 그러하겠는가?"

하였는데, 좌승지(左承旨) 이길보(李吉甫)가 아뢰기를,

"신들의 생각으로는 폐사(弊事)가 없는 듯합니다. 다만 실농(失農)한 여러 고을 사람으로서 서울에서 종사(從事)하는 자를 모두 놓아 보내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그리하라."

하였다.

  • [註 597] 전석(專釋) : 조금도 벌하지 않고 놓아 줌.
  • [註 598] 개만(箇滿) : 임기가 만료됨.

원문

○丁丑/御經筵。 講訖, 持平金永貞、正言尹碩輔, 請韓明澮之罪, 上曰: "言勢雖似不敬, 情則不然, 只收職牒, 亦足懲矣。" 仍顧問左右, 知事李克增對曰: ‘臺諫之言, 是矣。’ 如此不敬之事, 不可不置重典。" 上曰: "非專釋, 收職牒足矣。" 永貞又請鞫鄭昌孫、韓繼禧、姜希孟庇護明澮之罪, 不聽。 領事洪應啓曰: "前者令臣等各薦人。 遺逸之士, 則臣等未敢知也, 在散者, 如朴時衡、趙之瑞、權景祐、金成慶, 皆可用人也。" 上曰: "時衡再上疏, 陳治民之策, 言甚可取也, 然觀其所行, 與所言異矣。 之瑞、景祐、成慶, 則可敍用也。" 永貞又曰: "凡陞遷, 必有功勞, 而可也。 金孟錘初以掌苑, 才箇滿, 陞儀賓府都事, 又才箇滿, 陞司贍寺僉正, 李繼明所行狂妄, 不合東班, 前拜典獄署主簿, 以臺諫論駁改差, 而今爲通禮院引儀, 請幷改正。" 上問左右, 洪應對曰: "先王朝陞遷者, 唯政府六曹郞官耳, 今也諸司員竝陞遷, 殊無選用之意。 但繼明雖有前過, 亦有改行自新之理, 試可乃已。" 上曰: "無功勞而陞遷, 不可也。 孟錘其改正。 繼明任用, 而後可知其改行與否, 姑試之。" 仍謂左右曰: "凡民弊一切蠲減, 又令獄官無滯, 而旱甚如此, 豈無所召而然也?" 左承旨李吉甫啓曰: "臣等意, 疑無弊事也。 但失農諸邑人從事于京者, 一切放遣何如?" 上曰: "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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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종실록131권, 성종 12년 7월 4일 정축 1/2 기사 / 1481년 명 성화(成化) 17년

김영정·윤석보·이극증 등이 한명회·정창손·한계희·강희맹의 죄를 아뢰다

국역

경연(經筵)에 나아갔다. 강(講)하기를 마치자, 지평(持平) 김영정(金永貞)·정언(正言) 윤석보(尹碩輔)가 한명회(韓明澮)의 죄를 청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언세(言勢)가 불경(不敬)한 듯하기는 하나, 실정은 그러하지 않으니, 직첩(職牒)만을 거두어도 넉넉히 징계될 만하다."

하고, 이어서 좌우(左右)에게 물었다. 지사(知事) 이극증(李克增)이 대답하기를,

"대간(臺諫)의 말이 옳습니다. 이처럼 불경한 일은 중한 법으로 처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전석(專釋)597) 하는 것이 아니고 직첩을 거두었으니 족하다."

하였다. 김영정이, 또 정창손(鄭昌孫)·한계희(韓繼禧)·강희맹(姜希孟)이 한명회를 감싼 죄를 국문(鞫問)하기를 청하였으나, 들어주지 않았다. 영사(領事) 홍응(洪應)이 아뢰기를,

"전에 신들을 시켜 각각 사람을 천거하게 하셨습니다. 유일(遺逸)의 선비는 신들이 감히 알지 못하나, 산관(散官)이 된 자 중에서 이를테면 박시형(朴時衡)·조지서(趙之瑞)·권경우(權景祐)·김성경(金成慶)은 다 쓸 만한 사람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박시형이 두 번 상소(上疏)하여 백성을 다스리는 계책을 아뢰었는데, 매우 취할 만한 말이었으나, 그 소행을 보면 말하는 것과 다르다. 조지서·권경우·김성경은 서용(敍用)할 만하다."

하였다. 김영정이 또 말하기를,

"무릇 승천(陞遷)은 반드시 공로가 있어야 하는데, 김맹추(金孟錘)는 당초에 장원서(掌苑署)를 맡았었는데 겨우 개만(箇滿)598) 하여 의빈부 도사(儀賓府都事)가 되고, 또 겨우 개만하여 사섬시 첨정(司贍寺僉正)이 되었으며, 이계명(李繼明)은 소행이 광망(狂妄)하여 동반(東班)에 합당하지 않은데 전에 전옥서 주부(典獄署主簿)에 제배(除拜)되었다가, 대간의 논박으로 개차(改差)되었는데 이제 통례원 인의(通禮院引儀)가 되었으니, 모두 개정(改正)하소서."

하니, 임금이 좌우에게 물었다. 홍응(洪應)이 대답하기를,

"선왕조(先王朝)에서 승천한 자는 의정부(議政府)와 육조(六曹)의 낭관(郞官)뿐이었는데, 지금은 제사(諸司)의 관원이 모두 승천하니, 가려 쓰는 뜻이 아주 없습니다. 다만 이계명은 전의 과실이 있기는 하나, 행실을 고쳐 스스로 새로워질 수도 있으니, 쓸 만한지를 시험해 보고 그만둬야 합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공로가 없는데 승천하는 것은 옳지 않다. 김맹추는 개정하라. 이계명은 임용하고서야 행실을 고쳤는지를 알 수 있으니, 우선 시험하라."

하였다. 이어서 좌우에게 말하기를,

"무릇 민폐(民弊)를 일체 감면하고, 또 옥관(獄官)을 시켜 지체된 것이 없게 하였는데도 가뭄이 이처럼 심하니, 어찌 부른 까닭이 없이 그러하겠는가?"

하였는데, 좌승지(左承旨) 이길보(李吉甫)가 아뢰기를,

"신들의 생각으로는 폐사(弊事)가 없는 듯합니다. 다만 실농(失農)한 여러 고을 사람으로서 서울에서 종사(從事)하는 자를 모두 놓아 보내는 것이 어떠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그리하라."

하였다.

  • [註 597] 전석(專釋) : 조금도 벌하지 않고 놓아 줌.
  • [註 598] 개만(箇滿) : 임기가 만료됨.

원문

○丁丑/御經筵。 講訖, 持平金永貞、正言尹碩輔, 請韓明澮之罪, 上曰: "言勢雖似不敬, 情則不然, 只收職牒, 亦足懲矣。" 仍顧問左右, 知事李克增對曰: ‘臺諫之言, 是矣。’ 如此不敬之事, 不可不置重典。" 上曰: "非專釋, 收職牒足矣。" 永貞又請鞫鄭昌孫、韓繼禧、姜希孟庇護明澮之罪, 不聽。 領事洪應啓曰: "前者令臣等各薦人。 遺逸之士, 則臣等未敢知也, 在散者, 如朴時衡、趙之瑞、權景祐、金成慶, 皆可用人也。" 上曰: "時衡再上疏, 陳治民之策, 言甚可取也, 然觀其所行, 與所言異矣。 之瑞、景祐、成慶, 則可敍用也。" 永貞又曰: "凡陞遷, 必有功勞, 而可也。 金孟錘初以掌苑, 才箇滿, 陞儀賓府都事, 又才箇滿, 陞司贍寺僉正, 李繼明所行狂妄, 不合東班, 前拜典獄署主簿, 以臺諫論駁改差, 而今爲通禮院引儀, 請幷改正。" 上問左右, 洪應對曰: "先王朝陞遷者, 唯政府六曹郞官耳, 今也諸司員竝陞遷, 殊無選用之意。 但繼明雖有前過, 亦有改行自新之理, 試可乃已。" 上曰: "無功勞而陞遷, 不可也。 孟錘其改正。 繼明任用, 而後可知其改行與否, 姑試之。" 仍謂左右曰: "凡民弊一切蠲減, 又令獄官無滯, 而旱甚如此, 豈無所召而然也?" 左承旨李吉甫啓曰: "臣等意, 疑無弊事也。 但失農諸邑人從事于京者, 一切放遣何如?" 上曰: "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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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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