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길도 도절제사 양정이 야인을 격퇴한 사정을 알리니 방비에 힘쓸 것을 명하다
함길도 도절제사(咸吉道都節制使) 양정(楊汀)이 치계(馳啓)하기를,
"이번 2월 초9일에 적(賊) 8백여 기(騎)가 와서 종성(鍾城)의 강변(江邊)에 주둔하다가 장성(長城)의 수구 목채(水口木寨)를 불태우고, 적(賊) 5기(騎)가 장성(長城)으로 난입(闌入)하여 읍성(邑城) 남문(南門) 밖의 야인관(野人官)104) 을 불태우고, 또 장성문(長城門)을 불태우려고 하므로 본진 절제사(本鎭節制使) 조방림(趙邦霖)이 군사를 거느리고 이를 몰아내니, 적(賊)들이 그제야 숨었습니다."
하였다. 이보다 앞서 양정은 적(賊)들이 아치랑귀(阿赤郞貴)에 주둔하여 다시 입구(入寇)하려고 꾀한다는 말을 듣고, 골간(骨看) 이타롱합(李打弄哈)을 보내어 글을 주어서 적(賊)들을 타일러 군사를 해산(解散)하고 귀순(歸順)하게 하였는데, 이타롱합이 고라귀(古剌貴)로부터 적중(賊中)으로 가서 글을 주고 뜻을 전하였으나, 적(賊) 아아두(阿兒豆) 등이 이타롱합의 말과 군장(軍裝)과 의복(衣服)을 빼앗아 바로 종성(鍾城)으로 향(向)하였고, 이타롱합도 또한 탈출하여 사잇길로 도주(逃走)하여 종성(鍾城)으로 돌아왔었다. 이때에 이르러 적장(賊將)이 숨어서 그 무리를 보내어 양정의 글을 가지고 장성(長城)에 이르러 말하기를,
"글에서 타이른 대로 군사를 해산하고 귀순(歸順)하겠습니다."
하니, 조방림이 이를 추격(追擊)하고자 하다가 그제서야 중지하였다. 임금이 양정에게 회유(回諭)하기를,
"지금 경(卿)의 계본(啓本)을 보고 이미 종성(鍾城)의 사변(事變)을 자세히 알았다. 경은 마땅히 더욱 방비(防備)에 조심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7책 19권 21장 A면【국편영인본】 7책 371면
- 【분류】외교-야(野) / 군사-군정(軍政) / 군사-전쟁(戰爭)
- [註 104]야인관(野人官) : 조선조 초기에 야인(野人:여진인)을 대우하여 숙박시키던 관소(館所).
○咸吉道都節制使楊汀馳啓: "今二月初九日, 賊八百餘騎來屯鍾城江邊, 焚長城水口木寨, 賊五騎闌入長城, 焚邑城南門外野人館, 又欲焚長城門。 本鎭節制使趙邦霖領軍逐之, 賊乃遁。" 前此, 楊汀聞賊屯于阿赤郞貴謀更入寇, 遣骨看 李打弄哈授書諭賊解兵歸順, 打弄哈自古剌貴往賊中付書致意, 賊阿兒豆等奪打弄哈馬、軍裝、衣服, 直向種城, (打弄哈赤)〔打弄哈亦〕 脫間道走還種城。 至是賊將遁, 遣其徒持楊汀書, 到長城言, "依書諭解兵歸順。" 邦霖欲追擊乃止。 回諭楊汀曰: "今見卿啓本, 已悉鍾城事變。 卿宜益謹隄備。"
- 【태백산사고본】 7책 19권 21장 A면【국편영인본】 7책 371면
- 【분류】외교-야(野) / 군사-군정(軍政) / 군사-전쟁(戰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