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헌 왕후가 여색과 사치를 경계하고, 세조와 자성 왕후 윤씨를 칭찬하다
병인년041) 정월에 소헌 왕후(昭憲王后)가 모든 아들에게 가르치기를,
"첩(妾)을 대함에 있어 정적(正嫡)에 견줄 수 없으며, 의복을 사치해서는 안된다."
하고, 인하여 세조의 검소함을 칭찬하며 말하기를,
"또 여색에 실덕(失德)한 바도 없다."
하였다. 이때 의창군(義昌君) 이공(李玒)이 기생을 사통하였으므로 세종이 그 수종하는 자를 장(杖)에 처하고 말하기를,
"이제 수양대군(首陽大君)이 영기(伶妓)를 많이 거느리긴 하였으나, 수양대군은 일부러 많이 거느리는 것이고, 또 그 어진 것을 믿을 만하다."
하였고, 또 문종에게 이르기를,
"너의 아우들 중에서 유독 수양대군만이 정대(正大)한 사람이다."
하였다. 소헌 왕후는 말하기를,
"주상께서 너를 가상하게 여기심이 이와 같으시고, 남들도 또한 너를 일러 성인(聖人)이라고 하니, 더욱 스스로 힘써야 할 것이다."
하였다. 소헌 왕후가 몸소 검소한 덕(德)을 행하여 빨래를 하고 물레질[繅薾]을 하였으며, 여러 자부(子婦)들에게 항상 교만과 사치를 경계하여 가르쳤는데, 이용(李瑢)042) 의 아내가 저선(紵線)043) 이 몸에서 떠나지 않으며 또 몸에 차는 완구(玩具) 등의 장식이 화려하여 공주(公主)와 더불어 총애를 다투었으나, 모든 부인들이 감히 더불어 말하지 못하고, 모두 대왕 대비(大王大妃)044) 를 가까이하니, 소헌 왕후가 대비에게 이르기를,
"모두 네게 의지하고 있으니, 너는 무애(撫愛)하여야 할 것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6장 A면【국편영인본】 7책 57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왕실-국왕(國王) / 인물(人物) / 역사-편사(編史)
- [註 041]병인년 : 1446년(세종 28).
- [註 042]
이용(李瑢) : 안평 대군(安平大君).- [註 043]
저선(紵線) : 고운 모시옷.- [註 044]
대왕 대비(大王大妃) : 세조(世祖)의 왕비(王妃) 자성 왕후(慈聖王后) 윤씨(尹氏).○丙寅正月, 昭憲王后敎諸子曰: "待妾不可與正嫡比, 衣服不可奢侈也。" 因稱世祖之儉曰: "且無失德於色。" 時義昌君 玒私妓, 世宗命杖從者曰, "今首陽多率伶妓, 首陽故多率, 其賢可恃也。" 又謂文宗曰: "汝弟之中, 獨首陽正大人也。" 昭憲王后曰: "上之嘉汝若是, 人亦謂汝爲聖人, 益自勉之。" 昭憲王后躬行儉德, 御澣布, 親繅繭, 訓諸子婦常戒驕奢, 而瑢妻不離紵線, 佩玩傾裝, 與公主爭寵, 諸婦莫敢與言, 皆親於大王大妃, 昭憲王后謂大妃曰: "皆依於汝, 汝可撫憐之。"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6장 A면【국편영인본】 7책 57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왕실-국왕(國王) / 인물(人物) / 역사-편사(編史)
- [註 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