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실록1권, 단종 즉위년 5월 18일 경술 4/9 기사 / 1452년 명 경태(景泰) 3년
근정문에서 즉위하고 교서를 반포하다
국역
노산군(魯山君)이 근정문(勤政門)에서 즉위(卽位)하고, 반교(頒敎)하기를,
"공손히 생각건대 우리 태조(太祖)께서 하늘의 밝은 명령을 받아 대동(大東)038) 을 웅거하여 차지하고, 태종(太宗)·세종(世宗)께서 선업(先業)을 빛내고 넓히어 문치(文治)로 태평에 이르고, 우리 선부왕(先父王)께서 성한 덕과 지극한 효도로 큰 기업(基業)을 이어받아서 정신을 가다듬어 정치를 하여 원대한 것을 도모하였는데, 불행하게도 임어(臨御)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갑자기 여러 신하를 버리었으니 땅을 치고 울부짖어도 미칠 수 없어 애통이 망극하다. 돌아보건대 큰 위(位)는 오래 비워 둘 수 없어 경태(景泰) 3년039) 5월 18일에 즉위하노라. 생각건대 소자(小子)가, 때는 바야흐로 어린 나이에 외로이 상중에 있으면서 서정(庶政) 만기(萬機)040) 를 조처할 바를 알지 못하니, 조종(祖宗)의 업을 능히 담당하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못[淵]과 얼음을 건너는 것과도 같이 율률(慄慄)하게 염려하고 두려워한다. 모든 사무를 매양 대신에게 물어 한결같이 열성(列聖)의 헌장(憲章)에 따라서 간난(艱難)을 크게 구제하기를 바라니, 너 중외의 대소 신료(臣僚)는 각각 너의 직책을 삼가하여, 힘써 나의 정치를 보좌해서 끝이 있도록 도모하기를 생각하라. 추은(推恩)041) 의 법전과 연방(延訪)042) 하는 조목과 합당히 행할 일들을 뒤에 조목조목 열거한다.
1. 경태(景泰) 3년043) 5월 18일 새벽녘 이전부터 모반(謀反)·대역(大逆)·모반(謀叛)과, 자손(子孫)으로서 조부모(祖父母)·부모(父母)를 모살(謀殺)·구매(毆罵)한 것과, 처첩(妻妾)으로서 남편을 모살한 것과, 노비(奴婢)로서 주인을 모살한 것과, 고의로 살인(殺人)한 것과, 고독(蠱毒)·044) 염매(魘魅)045) 한 것과, 다만 강도를 범한 것을 제외하고, 이미 발각되었거나 아직 발각되지 않았거나, 이미 결정(結正)되었거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거나, 모두 용서하여 면제한다. 감히 유지(宥旨) 이전의 일을 가지고 서로 고하여 말하는 자는 그 죄로써 죄 주겠다.
1. 제도(諸道) 여러 고을의 인민들이 받은 의창(義倉)의 곡식은 각각 원수(元數)에서 3분의 1을 감하여 민생을 소생시킬 것.
1. 공처(公處)의 모실(耗失)·포흠(逋欠)046) ·일체의 추징(推徵)하는 물건은 모두 다 감면할 것.
1. 옥(獄) 속의 괴로움이란 하루를 한 해같이 지낸다. 원통하고 지체됨이 있어 혹 화기(和氣)를 상할까 염려되니, 모름지기 급히 신리(申理)하고 분변하여 오래 체류(滯留)하게 하지 말고, 그 중에 마땅히 가두어 두어야 할 자도 또한 좋게 보호하여 큰 추위와 더위·장마에 병이 나서 옥중에서 죽는 일이 없게 할 것.
1. 환과 고독(鰥寡孤獨)과 독폐잔질(篤廢殘疾)은 어진 정사의 우선되는 것이니, 중외의 유사(有司)는 곡진히 존휼(存恤)을 가하여 살 곳을 잃지 말게 할 것.
1. 효자(孝子)·절부(節婦)는 중외의 유사가 실적을 명백하게 갖추어 계달(啓達)하여 정표(旌表)047) 에 빙거할 것.
1. 변방을 수비하고 농사에 힘쓰는 것을 제외하고 중외의 긴요하지 않은 공역(工役)과 일체의 부비(浮費)048) 를 모두 다 정지하여 파할 것.
1. 부역(賦役)을 평균하게 하는 것은 민정(民政)의 중요한 일인데, 모든 차역(差役)하는 관리들이 과정(科定)하기를 한결같게 하지 못하여, 호부(豪富)하고 세력 있는 자는 구차히 면하고 고과(孤寡)가 오로지 그 괴로움을 받으니 내가 심히 불쌍하게 생각한다. 이제로부터 감히 전과 같이 불공평하게 하는 자가 있으면 감사(監司)가 규찰하여 다스릴 것.
1. 농상(農桑)과 학교(學校)는 왕정(王政)의 근본이니, 소재(所在)의 수령(守令)들은 허문(虛文)을 일삼지 말고, 독려하고 권과(勸課)하여 힘써서 실효를 보게 할 것.
1. 각도의 절제사(節制使)·처치사(處置使) 및 연변(沿邊)의 진수관(鎭守官)은 힘써 병마(兵馬)를 조련(操練)하고 군사를 무휼(撫恤)하며, 항상 조심스럽게 지키도록 노력하여 일체의 방어 사무를 감히 조금이라도 게을리 하지 말 것.
1. 감사(監司)는 법으로는 한 방면을 영솔하고 직책은 출척(黜陟)을 오로지 하니, 그 수령들이 위로하고 사랑하는 것이 방법에 어긋나고, 탐하고 방종하여 법대로 하지 않으며, 백성을 병들게 하고 다스림을 해치는 자는 거듭 규리(糾理)를 가할 것.
1. 내가 이제 어리고 학문이 성취되지 못하여 예전의 거상(居喪)하던 대로 예(禮)의 글을 읽음에 있어서, 비록 빈소 옆에 있더라도 학업을 폐하지 않고 항상 경연관(經筵官)과 더불어 함께 있으면서 상례(喪禮)를 읽고, 날마다 경연 대신과 같이 강론에 힘쓰겠다.
1. 고사(古事)의 정사가 모두 중국 서적에서 나왔는데, 하물며 내가 어리고 시위(施爲)에 어두우니 무릇 조치(措置)하는 것을 모두 정부(政府)·육조(六曹)와 더불어 의논하여 행하겠다.
1. 전에 육조에서 항상 직접 아뢰던 공사(公事)를 지금으로부터 모두 정부에 보고하여 계문(啓聞)해서 시행할 것.
1. 당상(堂上) 이상 관원과 대성(臺省) 정조(政曹)와 방어(防禦)에 긴하게 관계되는 연변(沿邊) 장수(將帥)와 수령의 제수는 모두 정부 정조(政曹)와 더불어 함께 의논하여 시행하고 그 나머지 3품 이하의 제수도 또한 모두 살피어 박의(駁議)하라. 무릇 제수에 관하여서는 내가 사사로이 가까운 자들은 쓰지 않고, 모두 공론대로 하겠다. 만일 특지(特旨)로 제수할 자가 있으면 반드시 모든 정부 대신에게 의논하여 모두 가하다고 말한 연후에 제수하겠다.
1. 대소 과죄(科罪)는 모두 정부에 내리어 의논한 연후에 내가 마땅히 친히 결단하겠고 감히 좌우의 사사로운 청으로 가볍게 하고 중하게 하지는 않겠다.
1. 이미 이루어진 격례(格例)나, 가하다 부하다 할 것이 없는 일체의 항상 행할 수 있는 잡사(雜事)를 제외하고 그 나머지 공사는 모두 승지(承旨)로 하여금 면대하여 아뢰게 할 것이며, 그 중에서도 다시 상량(商量)하고 가부(可否)할 일이 있으면 반드시 정부 대신과 더불어 친히 의논하여 결정하겠다.
1. 승정원(承政院)은 직책으로서 출납을 맡게 되는데 관계되는 일이 가볍지 않으니, 대소 인원들은 일체 사사로운 일은 아뢰지 말 것.
1. 언로(言路)049) 가 열리고 막히는 것은 이란(理亂)050) 에 관계되는 것이니, 대간(臺諫)이 일을 말하는 것과 여러 사람이 진언(陳言)하는 것을 아울러 받아들이고 말이 비록 맞지는 않더라도 또한 마땅히 너그러이 용납하겠다.
1. 대소 신료들이 사사로이 서로 붕비(朋比)051) 하여 공사를 폐하고 사사(私事)를 영위하거나 혹 망령되이 사설(邪說)을 일으켜서 시비를 어지럽게 하는 것은 공가(公家)에 이익될 것이 없고 자기에게도 손(損)이 있으니,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경계하는 것이다. 만일 범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죄 주고 용서하지 않겠다.
1. 군사[兵]를 맡은 대신의 집 군사는 진퇴시키지 못하고 한결같이 《육전(六典)》에 의할 것이며, 어기는 자는 헌사(憲司)가 규리(糾理)할 것.
1. 이조(吏曹)·병조(兵曹)의 집정가(執政家)에 분경(奔競)052) 하는 것을 금하는 것은 이미 나타난 법령이 있지마는, 다만 서무(庶務)를 헤아려 의논하는 정부의 대신 및 귀근(貴近) 각처에서는 분경을 금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무뢰(無賴)·한잡(閑雜)의 무리들이 사사로이 서로 가서 뵈옵는 폐단이 진실로 다단(多端)하니, 이제부터 이후로는 한결같이 집정가들의 분경하는 예에 의하여 시행하고 공사로 인하여 진퇴하는 것과 출사하는 자는 이 한계에 두지 않을 것.
1. 상례(常例)를 제외하고 무릇 특사할 일이 있으면 비록 작은 것이라도 반드시 정부에 의논한 뒤에 행할 것.
1. 대저 기교(奇巧)·완호(玩好)에 관계되는 물건은 진상하지 말고, 대소 신료가 식(式)에 의해 사은(謝恩)·하직(下直)·복명(復命)·문안(問安)하는 등의 일 외에 사사로운 일로 대궐에 나와 인연(因緣)으로 계달(啓達)하는 자는 반드시 유사에 붙이고 혹시라도 용서하지 말 것.
아아! 새로 천명을 받아 특별히 비상한 은혜에 젖었으니, 길이 기쁨을 누릴 것이며 무강한 복을 넓히기 바라노라."
하였다. 처음에 제수하는 조목을 의논할 때에 겸판이조(兼判吏曹) 허후(許詡)는 3품 이하를 모두 정부로 하여금 의논하여 정하려고 하였으나, 이조 참판(吏曹參判) 이계전(李季甸)과 예문 제학(藝文提學) 정창손(鄭昌孫)이 반박하였다. 이날에 위사(衛士)와 백관들은 모두 소리 없이 울었고 세조(世祖)가 가장 비통해 하였다. 이용(李瑢)은 승하한 뒤로부터 매양 대궐 뜰에 들어오면 기뻐하는 것이 얼굴빛에 나타났다. 상제(喪祭)에 곡림할 때 세조께서 애통함이 지성에서 나오니 조신(朝臣)들로 바라보는 자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용만은 한 번도 참여하지 않고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는 것이 평일과 다름이 없었다. 세조가 사저(私邸)로 물러나와 자성 왕비(慈聖王妃)와 더불어 서로 대하고 울어서 비통함이 지나쳐 기운이 막히니 약을 먹고 풀기까지 하였다. 세조가 말하기를,
"대행(大行)의 은덕을 어떻게 다 말할 수 있으랴. 내마음을 다하기를 원할 뿐이다. 대행이 천성이 어질고 효도하여 사람들에게 대하여 신의가 두터워서 가볍게 절물(絶物)을 하지 않았다. 세종의 상사 때 졸곡 후에 내가 본래 일을 다스리는 데 있어서 반드시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 하여 항상 와서 시선(侍膳)할 것을 명하였고, 또 나더러 정대하고 충성하고 지식이 다른 사람보다 다르다 하여 항상 더불어 일을 논하였다. 일찍이 진법(陣法)을 만들었는데 말씀하기를, ‘이정(李靖)·제갈량(諸葛亮)인들 어찌 수양(首陽) 보다 나을까?’ 하였다. 또 일찍이 내궁에서 칭찬하기를, ‘수양은 비상한 사람이야.’ 하였다. 대저 형제간에 우애하는 마음이 천성에서 나왔으니, 우리 형제가 이로써 감격하여 울기를 끝없이 하였다."
하였다. 대행왕께서 병환이 위독하자 좌우에 말하기를,
"수양이 보고 싶다."
하였으나, 좌우에서 그릇 숙의(淑儀)로 알아듣고 마침내 부르지 않았는데, 대개 후사를 부탁하고자 함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3장 A면【국편영인본】 6책 500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사급(賜給) / 왕실-국왕(國王) / 사법-행형(行刑) / 사법-치안(治安) / 사법-탄핵(彈劾) / 재정-진상(進上) / 재정-창고(倉庫) / 윤리-강상(綱常) / 농업-양잠(養蠶)
- [註 038] 대동(大東) : 우리 나라를 말함.
- [註 039] 경태(景泰) 3년 : 1452 단종 즉위년.
- [註 040] 만기(萬機) : 임금이 보살피는 여러 가지 정무.
- [註 041] 추은(推恩) : 은혜를 미치게함.
- [註 042] 연방(延訪) : 두루 방문하여 조사함.
- [註 043] 경태(景泰) 3년 : 1452 단종 즉위년.
- [註 044] 고독(蠱毒)· : 뱀·지네·두꺼비 등의 독(毒)을 먹여서 배앓이·가슴앓이·토혈(吐血)·하혈(下血)·부종(浮腫) 등의 증세를 일으키게 하여 사람을 해치던 일.
- [註 045] 염매(魘魅) : 방술(方術)을 써서 사람을 고의로 해치던 일.
- [註 046] 포흠(逋欠) : 관청의 물건을 사사로이 써버림.
- [註 047] 정표(旌表) : 선행을 칭찬하고 세상에 드러내어 널리 알림.
- [註 048] 부비(浮費) : 어떤 일에 드는 비용.
- [註 049] 언로(言路) : 신하가 임금에게 진언할 수 있는 길.
- [註 050] 이란(理亂) : 다스리는 일과 어지럽게 하는 일.
- [註 051] 붕비(朋比) : 붕당을 이루어 자기편을 두둔함.
- [註 052] 분경(奔競) : 조선 때 관리들이 엽관 운동(獵官運動)을 하기 위하여 권문 세가(權門勢家)를 찾아 다니는 것을 말함.
원문
○魯山君卽位于勤政門。 頒敎曰:
恭惟, 我太祖受天明命, 撫有大東, 太宗、世宗光熙前緖, 文致太平。 我先父王, 以盛德至孝, 纉承鴻基, 勵精爲治, 用圖宏遠。 不幸臨御未幾, 奄棄群臣, 攀號莫及, 哀慟罔極。 顧以大位不可久曠, 乃於景泰三年五月十八日卽位。 念惟, 小子時方幼沖, 嬛嬛在疚, 庶政萬幾, 罔知攸措, 恐不克負荷祖宗之業, 慄慄危懼, 若涉淵氷, 凡諸事務, 動咨大臣, 一遵列聖之憲章, 庶幾弘濟于艱難。 惟爾中外大小臣僚, 各敬乃職, 勉輔予治, 圖惟厥終。 其推恩之典、延訪之目, 及其合行事宜, 條列于後。 一, 自景泰三年五月十八日昧爽以前, 除謀反、大逆、謀叛、子孫謀殺ㆍ毆罵祖父母父母、妻妾謀殺夫、奴婢謀殺主、謀故殺人、蠱毒魘魅、但犯强盜外, 已發覺、未發覺、已結正、未結正, 咸宥除之。 敢以宥旨前事, 相告言者, 以其罪罪之。 一, 諸道諸邑人民等, 所受義倉之粟, 各於元數, 減三分之一, 以蘇民生。 一, 公處耗失、逋欠、一應推徵之物, 竝皆蠲免。 一, 囹圄之苦, 度日如年, 慮有冤滯, 或傷和氣。 須急申辨, 毋使久留。 其中在所當繫者, 亦宜保護, 祁寒暑雨, 勿令生病, 以致瘦死。 一, 鰥寡孤獨、篤廢殘疾, 仁政所先, 其中外有司, 曲加存恤, 毋令失所。 一, 孝子節婦, 中外有司, 明白開具實跡啓達, 以憑旌表。 一, 除備邊務農外, 中外不緊工役, 一切浮費, 竝皆停罷。 一, 平均賦役, 民政之要。 凡諸差役官吏, 科定不一, 豪勢苟免, 孤寡獨受其苦, 予甚憐憫。 自今敢有似前不平者, 監司糾理。 一, 農桑、學校, 王政之本, 所在守令, 毋事虛文, 勉勵勸課, 務見實效。 一, 各道節制使、處置使, 及沿邊鎭守官, 務要操鍊兵馬, 撫恤軍士, 常加謹守。 一, 應防禦諸事, 毋敢或怠。 一, 監司典領一方, 職專黜陟, 其守令撫字乖方, 貪縱不法, 病民害治者, 申加糾理。 一, 予方幼沖, 學問未成, 依古居喪讀禮之文, 雖在殯側, 不廢學業, 常與經筵官共處, 讀喪禮, 日引帶經筵大臣, 以資講論。 一, 古事政事, 皆出中書, 矧予幼沖, 昧於施爲。 凡所措置, 悉與政府、六曹擬議以行。 一, 前此六曹常行直啓公事, 今皆報政府, 啓聞施行。 一, 堂上以上官及臺省、政曹、防禦緊關沿邊將帥與守令除授, 皆與政府、政曹同議施行, 其餘三品以下除授, 亦皆審駁之。 凡干除授, 予不用私昵, 皆以公論, 如有特旨除授者, 必議諸政府, 大臣皆曰可, 然後除之。 一, 大小科罪, 皆下政府議之, 然後予當親斷, 不敢以左右私謁輕重之。 一, 除已成格例, 無所可否, 一應常行雜事外, 其餘公事, 悉令承旨面啓, 其中更有商度可否之事, 必與政府大臣親議乃決。 一, 承政院職掌出納, 所係匪輕, 大小人員, 一應私事, 毋得啓之。 一, 言路開塞, 理亂所係, 其臺諫言事及諸人陳言, 竝賜聽納, 言雖不中, 亦富優容。 一, 大小臣僚, 私相朋比, 廢公營私, 或妄興邪說, 變亂是非, 無益於公, 有損於己, 是古今大戒也。 如有犯者, 必罪無赦。 一, 掌兵大臣之家軍士, 毋得進退, 一依《六典》, 違者, 憲司糾理。 一, 吏、兵曹執政家奔競之禁, 已有著令, 獨圖議庶務政府大臣, 及貴近各處, 無有奔競之禁, 故無賴閑雜之徒, 私相往謁, 弊固多端。 自今以後, 一依執政家奔競之例施行, 其因公進退及出使者, 不在此限。 一, 除常例外, 凡有特賜, 雖小, 必議諸政府, 而後行之。 一, 凡干奇巧玩好之物, 毋得進上, 大小臣僚依式謝恩、下直、復命、問安等事外, 凡干私事, 詣闕因緣啓達者, 必付有司, 毋或有貸。 於戲! 新服厥命, 特霑非常之恩, 永孚于休, 冀衍無疆之祚。
初議除授條也。 兼判吏曹許詡, 欲三品以下, 皆令政府議定, 吏曹參判李季甸、藝文提學鄭昌孫駁之。 是日, 衛士及百官皆掩泣, 世祖最悲痛。 瑢自升遐之後, 每入殿庭, 喜形於色, 哭臨喪祭, 世祖哀痛, 出於至誠, 朝臣之望見者, 莫不沾泣, 而瑢一不參焉, 飮酒(酒)食肉, 無異平昔。 世祖退私邸, 與慈聖王妃相對而泣, 痛過氣窒, 至服藥解之。 世祖曰: "大行恩德, 何能盡述, 願盡吾心耳。 大行, 天性仁孝, 與人厚信, 不輕絶物, 世宗之喪, 卒哭後, 以予素習治事, 必不樂家居, 乃命常來侍膳, 又以予正大忠誠, 知識異於人, 常與論事。 嘗作陣法曰: ‘李靖、諸葛亮, 何能加於首陽哉?’ 又嘗稱於內宮曰: ‘首陽, 非常之人。’ 大抵友愛兄弟之心, 出於天性, 我兄弟, 是以感泣無窮。" 大行王之疾劇也, 語左右曰: ‘欲見首陽。’ 左右誤以爲淑儀, 遂不召焉, 蓋欲囑後事也。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3장 A면【국편영인본】 6책 500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사급(賜給) / 왕실-국왕(國王) / 사법-행형(行刑) / 사법-치안(治安) / 사법-탄핵(彈劾) / 재정-진상(進上) / 재정-창고(倉庫) / 윤리-강상(綱常) / 농업-양잠(養蠶)
단종실록1권, 단종 즉위년 5월 18일 경술 4/9 기사 / 1452년 명 경태(景泰) 3년
근정문에서 즉위하고 교서를 반포하다
국역
노산군(魯山君)이 근정문(勤政門)에서 즉위(卽位)하고, 반교(頒敎)하기를,
"공손히 생각건대 우리 태조(太祖)께서 하늘의 밝은 명령을 받아 대동(大東)038) 을 웅거하여 차지하고, 태종(太宗)·세종(世宗)께서 선업(先業)을 빛내고 넓히어 문치(文治)로 태평에 이르고, 우리 선부왕(先父王)께서 성한 덕과 지극한 효도로 큰 기업(基業)을 이어받아서 정신을 가다듬어 정치를 하여 원대한 것을 도모하였는데, 불행하게도 임어(臨御)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갑자기 여러 신하를 버리었으니 땅을 치고 울부짖어도 미칠 수 없어 애통이 망극하다. 돌아보건대 큰 위(位)는 오래 비워 둘 수 없어 경태(景泰) 3년039) 5월 18일에 즉위하노라. 생각건대 소자(小子)가, 때는 바야흐로 어린 나이에 외로이 상중에 있으면서 서정(庶政) 만기(萬機)040) 를 조처할 바를 알지 못하니, 조종(祖宗)의 업을 능히 담당하지 못할까 두려워하여 못[淵]과 얼음을 건너는 것과도 같이 율률(慄慄)하게 염려하고 두려워한다. 모든 사무를 매양 대신에게 물어 한결같이 열성(列聖)의 헌장(憲章)에 따라서 간난(艱難)을 크게 구제하기를 바라니, 너 중외의 대소 신료(臣僚)는 각각 너의 직책을 삼가하여, 힘써 나의 정치를 보좌해서 끝이 있도록 도모하기를 생각하라. 추은(推恩)041) 의 법전과 연방(延訪)042) 하는 조목과 합당히 행할 일들을 뒤에 조목조목 열거한다.
1. 경태(景泰) 3년043) 5월 18일 새벽녘 이전부터 모반(謀反)·대역(大逆)·모반(謀叛)과, 자손(子孫)으로서 조부모(祖父母)·부모(父母)를 모살(謀殺)·구매(毆罵)한 것과, 처첩(妻妾)으로서 남편을 모살한 것과, 노비(奴婢)로서 주인을 모살한 것과, 고의로 살인(殺人)한 것과, 고독(蠱毒)·044) 염매(魘魅)045) 한 것과, 다만 강도를 범한 것을 제외하고, 이미 발각되었거나 아직 발각되지 않았거나, 이미 결정(結正)되었거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거나, 모두 용서하여 면제한다. 감히 유지(宥旨) 이전의 일을 가지고 서로 고하여 말하는 자는 그 죄로써 죄 주겠다.
1. 제도(諸道) 여러 고을의 인민들이 받은 의창(義倉)의 곡식은 각각 원수(元數)에서 3분의 1을 감하여 민생을 소생시킬 것.
1. 공처(公處)의 모실(耗失)·포흠(逋欠)046) ·일체의 추징(推徵)하는 물건은 모두 다 감면할 것.
1. 옥(獄) 속의 괴로움이란 하루를 한 해같이 지낸다. 원통하고 지체됨이 있어 혹 화기(和氣)를 상할까 염려되니, 모름지기 급히 신리(申理)하고 분변하여 오래 체류(滯留)하게 하지 말고, 그 중에 마땅히 가두어 두어야 할 자도 또한 좋게 보호하여 큰 추위와 더위·장마에 병이 나서 옥중에서 죽는 일이 없게 할 것.
1. 환과 고독(鰥寡孤獨)과 독폐잔질(篤廢殘疾)은 어진 정사의 우선되는 것이니, 중외의 유사(有司)는 곡진히 존휼(存恤)을 가하여 살 곳을 잃지 말게 할 것.
1. 효자(孝子)·절부(節婦)는 중외의 유사가 실적을 명백하게 갖추어 계달(啓達)하여 정표(旌表)047) 에 빙거할 것.
1. 변방을 수비하고 농사에 힘쓰는 것을 제외하고 중외의 긴요하지 않은 공역(工役)과 일체의 부비(浮費)048) 를 모두 다 정지하여 파할 것.
1. 부역(賦役)을 평균하게 하는 것은 민정(民政)의 중요한 일인데, 모든 차역(差役)하는 관리들이 과정(科定)하기를 한결같게 하지 못하여, 호부(豪富)하고 세력 있는 자는 구차히 면하고 고과(孤寡)가 오로지 그 괴로움을 받으니 내가 심히 불쌍하게 생각한다. 이제로부터 감히 전과 같이 불공평하게 하는 자가 있으면 감사(監司)가 규찰하여 다스릴 것.
1. 농상(農桑)과 학교(學校)는 왕정(王政)의 근본이니, 소재(所在)의 수령(守令)들은 허문(虛文)을 일삼지 말고, 독려하고 권과(勸課)하여 힘써서 실효를 보게 할 것.
1. 각도의 절제사(節制使)·처치사(處置使) 및 연변(沿邊)의 진수관(鎭守官)은 힘써 병마(兵馬)를 조련(操練)하고 군사를 무휼(撫恤)하며, 항상 조심스럽게 지키도록 노력하여 일체의 방어 사무를 감히 조금이라도 게을리 하지 말 것.
1. 감사(監司)는 법으로는 한 방면을 영솔하고 직책은 출척(黜陟)을 오로지 하니, 그 수령들이 위로하고 사랑하는 것이 방법에 어긋나고, 탐하고 방종하여 법대로 하지 않으며, 백성을 병들게 하고 다스림을 해치는 자는 거듭 규리(糾理)를 가할 것.
1. 내가 이제 어리고 학문이 성취되지 못하여 예전의 거상(居喪)하던 대로 예(禮)의 글을 읽음에 있어서, 비록 빈소 옆에 있더라도 학업을 폐하지 않고 항상 경연관(經筵官)과 더불어 함께 있으면서 상례(喪禮)를 읽고, 날마다 경연 대신과 같이 강론에 힘쓰겠다.
1. 고사(古事)의 정사가 모두 중국 서적에서 나왔는데, 하물며 내가 어리고 시위(施爲)에 어두우니 무릇 조치(措置)하는 것을 모두 정부(政府)·육조(六曹)와 더불어 의논하여 행하겠다.
1. 전에 육조에서 항상 직접 아뢰던 공사(公事)를 지금으로부터 모두 정부에 보고하여 계문(啓聞)해서 시행할 것.
1. 당상(堂上) 이상 관원과 대성(臺省) 정조(政曹)와 방어(防禦)에 긴하게 관계되는 연변(沿邊) 장수(將帥)와 수령의 제수는 모두 정부 정조(政曹)와 더불어 함께 의논하여 시행하고 그 나머지 3품 이하의 제수도 또한 모두 살피어 박의(駁議)하라. 무릇 제수에 관하여서는 내가 사사로이 가까운 자들은 쓰지 않고, 모두 공론대로 하겠다. 만일 특지(特旨)로 제수할 자가 있으면 반드시 모든 정부 대신에게 의논하여 모두 가하다고 말한 연후에 제수하겠다.
1. 대소 과죄(科罪)는 모두 정부에 내리어 의논한 연후에 내가 마땅히 친히 결단하겠고 감히 좌우의 사사로운 청으로 가볍게 하고 중하게 하지는 않겠다.
1. 이미 이루어진 격례(格例)나, 가하다 부하다 할 것이 없는 일체의 항상 행할 수 있는 잡사(雜事)를 제외하고 그 나머지 공사는 모두 승지(承旨)로 하여금 면대하여 아뢰게 할 것이며, 그 중에서도 다시 상량(商量)하고 가부(可否)할 일이 있으면 반드시 정부 대신과 더불어 친히 의논하여 결정하겠다.
1. 승정원(承政院)은 직책으로서 출납을 맡게 되는데 관계되는 일이 가볍지 않으니, 대소 인원들은 일체 사사로운 일은 아뢰지 말 것.
1. 언로(言路)049) 가 열리고 막히는 것은 이란(理亂)050) 에 관계되는 것이니, 대간(臺諫)이 일을 말하는 것과 여러 사람이 진언(陳言)하는 것을 아울러 받아들이고 말이 비록 맞지는 않더라도 또한 마땅히 너그러이 용납하겠다.
1. 대소 신료들이 사사로이 서로 붕비(朋比)051) 하여 공사를 폐하고 사사(私事)를 영위하거나 혹 망령되이 사설(邪說)을 일으켜서 시비를 어지럽게 하는 것은 공가(公家)에 이익될 것이 없고 자기에게도 손(損)이 있으니, 이것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경계하는 것이다. 만일 범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죄 주고 용서하지 않겠다.
1. 군사[兵]를 맡은 대신의 집 군사는 진퇴시키지 못하고 한결같이 《육전(六典)》에 의할 것이며, 어기는 자는 헌사(憲司)가 규리(糾理)할 것.
1. 이조(吏曹)·병조(兵曹)의 집정가(執政家)에 분경(奔競)052) 하는 것을 금하는 것은 이미 나타난 법령이 있지마는, 다만 서무(庶務)를 헤아려 의논하는 정부의 대신 및 귀근(貴近) 각처에서는 분경을 금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무뢰(無賴)·한잡(閑雜)의 무리들이 사사로이 서로 가서 뵈옵는 폐단이 진실로 다단(多端)하니, 이제부터 이후로는 한결같이 집정가들의 분경하는 예에 의하여 시행하고 공사로 인하여 진퇴하는 것과 출사하는 자는 이 한계에 두지 않을 것.
1. 상례(常例)를 제외하고 무릇 특사할 일이 있으면 비록 작은 것이라도 반드시 정부에 의논한 뒤에 행할 것.
1. 대저 기교(奇巧)·완호(玩好)에 관계되는 물건은 진상하지 말고, 대소 신료가 식(式)에 의해 사은(謝恩)·하직(下直)·복명(復命)·문안(問安)하는 등의 일 외에 사사로운 일로 대궐에 나와 인연(因緣)으로 계달(啓達)하는 자는 반드시 유사에 붙이고 혹시라도 용서하지 말 것.
아아! 새로 천명을 받아 특별히 비상한 은혜에 젖었으니, 길이 기쁨을 누릴 것이며 무강한 복을 넓히기 바라노라."
하였다. 처음에 제수하는 조목을 의논할 때에 겸판이조(兼判吏曹) 허후(許詡)는 3품 이하를 모두 정부로 하여금 의논하여 정하려고 하였으나, 이조 참판(吏曹參判) 이계전(李季甸)과 예문 제학(藝文提學) 정창손(鄭昌孫)이 반박하였다. 이날에 위사(衛士)와 백관들은 모두 소리 없이 울었고 세조(世祖)가 가장 비통해 하였다. 이용(李瑢)은 승하한 뒤로부터 매양 대궐 뜰에 들어오면 기뻐하는 것이 얼굴빛에 나타났다. 상제(喪祭)에 곡림할 때 세조께서 애통함이 지성에서 나오니 조신(朝臣)들로 바라보는 자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용만은 한 번도 참여하지 않고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는 것이 평일과 다름이 없었다. 세조가 사저(私邸)로 물러나와 자성 왕비(慈聖王妃)와 더불어 서로 대하고 울어서 비통함이 지나쳐 기운이 막히니 약을 먹고 풀기까지 하였다. 세조가 말하기를,
"대행(大行)의 은덕을 어떻게 다 말할 수 있으랴. 내마음을 다하기를 원할 뿐이다. 대행이 천성이 어질고 효도하여 사람들에게 대하여 신의가 두터워서 가볍게 절물(絶物)을 하지 않았다. 세종의 상사 때 졸곡 후에 내가 본래 일을 다스리는 데 있어서 반드시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 하여 항상 와서 시선(侍膳)할 것을 명하였고, 또 나더러 정대하고 충성하고 지식이 다른 사람보다 다르다 하여 항상 더불어 일을 논하였다. 일찍이 진법(陣法)을 만들었는데 말씀하기를, ‘이정(李靖)·제갈량(諸葛亮)인들 어찌 수양(首陽) 보다 나을까?’ 하였다. 또 일찍이 내궁에서 칭찬하기를, ‘수양은 비상한 사람이야.’ 하였다. 대저 형제간에 우애하는 마음이 천성에서 나왔으니, 우리 형제가 이로써 감격하여 울기를 끝없이 하였다."
하였다. 대행왕께서 병환이 위독하자 좌우에 말하기를,
"수양이 보고 싶다."
하였으나, 좌우에서 그릇 숙의(淑儀)로 알아듣고 마침내 부르지 않았는데, 대개 후사를 부탁하고자 함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3장 A면【국편영인본】 6책 500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사급(賜給) / 왕실-국왕(國王) / 사법-행형(行刑) / 사법-치안(治安) / 사법-탄핵(彈劾) / 재정-진상(進上) / 재정-창고(倉庫) / 윤리-강상(綱常) / 농업-양잠(養蠶)
- [註 038] 대동(大東) : 우리 나라를 말함.
- [註 039] 경태(景泰) 3년 : 1452 단종 즉위년.
- [註 040] 만기(萬機) : 임금이 보살피는 여러 가지 정무.
- [註 041] 추은(推恩) : 은혜를 미치게함.
- [註 042] 연방(延訪) : 두루 방문하여 조사함.
- [註 043] 경태(景泰) 3년 : 1452 단종 즉위년.
- [註 044] 고독(蠱毒)· : 뱀·지네·두꺼비 등의 독(毒)을 먹여서 배앓이·가슴앓이·토혈(吐血)·하혈(下血)·부종(浮腫) 등의 증세를 일으키게 하여 사람을 해치던 일.
- [註 045] 염매(魘魅) : 방술(方術)을 써서 사람을 고의로 해치던 일.
- [註 046] 포흠(逋欠) : 관청의 물건을 사사로이 써버림.
- [註 047] 정표(旌表) : 선행을 칭찬하고 세상에 드러내어 널리 알림.
- [註 048] 부비(浮費) : 어떤 일에 드는 비용.
- [註 049] 언로(言路) : 신하가 임금에게 진언할 수 있는 길.
- [註 050] 이란(理亂) : 다스리는 일과 어지럽게 하는 일.
- [註 051] 붕비(朋比) : 붕당을 이루어 자기편을 두둔함.
- [註 052] 분경(奔競) : 조선 때 관리들이 엽관 운동(獵官運動)을 하기 위하여 권문 세가(權門勢家)를 찾아 다니는 것을 말함.
원문
○魯山君卽位于勤政門。 頒敎曰:
恭惟, 我太祖受天明命, 撫有大東, 太宗、世宗光熙前緖, 文致太平。 我先父王, 以盛德至孝, 纉承鴻基, 勵精爲治, 用圖宏遠。 不幸臨御未幾, 奄棄群臣, 攀號莫及, 哀慟罔極。 顧以大位不可久曠, 乃於景泰三年五月十八日卽位。 念惟, 小子時方幼沖, 嬛嬛在疚, 庶政萬幾, 罔知攸措, 恐不克負荷祖宗之業, 慄慄危懼, 若涉淵氷, 凡諸事務, 動咨大臣, 一遵列聖之憲章, 庶幾弘濟于艱難。 惟爾中外大小臣僚, 各敬乃職, 勉輔予治, 圖惟厥終。 其推恩之典、延訪之目, 及其合行事宜, 條列于後。 一, 自景泰三年五月十八日昧爽以前, 除謀反、大逆、謀叛、子孫謀殺ㆍ毆罵祖父母父母、妻妾謀殺夫、奴婢謀殺主、謀故殺人、蠱毒魘魅、但犯强盜外, 已發覺、未發覺、已結正、未結正, 咸宥除之。 敢以宥旨前事, 相告言者, 以其罪罪之。 一, 諸道諸邑人民等, 所受義倉之粟, 各於元數, 減三分之一, 以蘇民生。 一, 公處耗失、逋欠、一應推徵之物, 竝皆蠲免。 一, 囹圄之苦, 度日如年, 慮有冤滯, 或傷和氣。 須急申辨, 毋使久留。 其中在所當繫者, 亦宜保護, 祁寒暑雨, 勿令生病, 以致瘦死。 一, 鰥寡孤獨、篤廢殘疾, 仁政所先, 其中外有司, 曲加存恤, 毋令失所。 一, 孝子節婦, 中外有司, 明白開具實跡啓達, 以憑旌表。 一, 除備邊務農外, 中外不緊工役, 一切浮費, 竝皆停罷。 一, 平均賦役, 民政之要。 凡諸差役官吏, 科定不一, 豪勢苟免, 孤寡獨受其苦, 予甚憐憫。 自今敢有似前不平者, 監司糾理。 一, 農桑、學校, 王政之本, 所在守令, 毋事虛文, 勉勵勸課, 務見實效。 一, 各道節制使、處置使, 及沿邊鎭守官, 務要操鍊兵馬, 撫恤軍士, 常加謹守。 一, 應防禦諸事, 毋敢或怠。 一, 監司典領一方, 職專黜陟, 其守令撫字乖方, 貪縱不法, 病民害治者, 申加糾理。 一, 予方幼沖, 學問未成, 依古居喪讀禮之文, 雖在殯側, 不廢學業, 常與經筵官共處, 讀喪禮, 日引帶經筵大臣, 以資講論。 一, 古事政事, 皆出中書, 矧予幼沖, 昧於施爲。 凡所措置, 悉與政府、六曹擬議以行。 一, 前此六曹常行直啓公事, 今皆報政府, 啓聞施行。 一, 堂上以上官及臺省、政曹、防禦緊關沿邊將帥與守令除授, 皆與政府、政曹同議施行, 其餘三品以下除授, 亦皆審駁之。 凡干除授, 予不用私昵, 皆以公論, 如有特旨除授者, 必議諸政府, 大臣皆曰可, 然後除之。 一, 大小科罪, 皆下政府議之, 然後予當親斷, 不敢以左右私謁輕重之。 一, 除已成格例, 無所可否, 一應常行雜事外, 其餘公事, 悉令承旨面啓, 其中更有商度可否之事, 必與政府大臣親議乃決。 一, 承政院職掌出納, 所係匪輕, 大小人員, 一應私事, 毋得啓之。 一, 言路開塞, 理亂所係, 其臺諫言事及諸人陳言, 竝賜聽納, 言雖不中, 亦富優容。 一, 大小臣僚, 私相朋比, 廢公營私, 或妄興邪說, 變亂是非, 無益於公, 有損於己, 是古今大戒也。 如有犯者, 必罪無赦。 一, 掌兵大臣之家軍士, 毋得進退, 一依《六典》, 違者, 憲司糾理。 一, 吏、兵曹執政家奔競之禁, 已有著令, 獨圖議庶務政府大臣, 及貴近各處, 無有奔競之禁, 故無賴閑雜之徒, 私相往謁, 弊固多端。 自今以後, 一依執政家奔競之例施行, 其因公進退及出使者, 不在此限。 一, 除常例外, 凡有特賜, 雖小, 必議諸政府, 而後行之。 一, 凡干奇巧玩好之物, 毋得進上, 大小臣僚依式謝恩、下直、復命、問安等事外, 凡干私事, 詣闕因緣啓達者, 必付有司, 毋或有貸。 於戲! 新服厥命, 特霑非常之恩, 永孚于休, 冀衍無疆之祚。
初議除授條也。 兼判吏曹許詡, 欲三品以下, 皆令政府議定, 吏曹參判李季甸、藝文提學鄭昌孫駁之。 是日, 衛士及百官皆掩泣, 世祖最悲痛。 瑢自升遐之後, 每入殿庭, 喜形於色, 哭臨喪祭, 世祖哀痛, 出於至誠, 朝臣之望見者, 莫不沾泣, 而瑢一不參焉, 飮酒(酒)食肉, 無異平昔。 世祖退私邸, 與慈聖王妃相對而泣, 痛過氣窒, 至服藥解之。 世祖曰: "大行恩德, 何能盡述, 願盡吾心耳。 大行, 天性仁孝, 與人厚信, 不輕絶物, 世宗之喪, 卒哭後, 以予素習治事, 必不樂家居, 乃命常來侍膳, 又以予正大忠誠, 知識異於人, 常與論事。 嘗作陣法曰: ‘李靖、諸葛亮, 何能加於首陽哉?’ 又嘗稱於內宮曰: ‘首陽, 非常之人。’ 大抵友愛兄弟之心, 出於天性, 我兄弟, 是以感泣無窮。" 大行王之疾劇也, 語左右曰: ‘欲見首陽。’ 左右誤以爲淑儀, 遂不召焉, 蓋欲囑後事也。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3장 A면【국편영인본】 6책 50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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