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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실록9권, 문종 1년 8월 5일 경오 3/5 기사 / 1451년 명 경태(景泰) 2년

심온의 자손들에게 사환의 길을 열어 주게 하다

국역

좌의정(左議政) 황보인(皇甫仁)·우의정(右議政) 남지(南智)·좌찬성(左贊成) 김종서(金宗瑞)·우찬성(右贊成) 정분(鄭苯)·좌참찬(左參贊) 안숭선(安崇善)·우참찬(右參贊) 허후(許詡)를 부르고, 도승지(都承旨) 이계전(李季甸)·좌승지(左承旨) 정이한(鄭而漢)에게 명하여 의논하기를,

"황해도·평안도 두 도가 다같이 흉년이 들었으니, 구황(救荒)할 방법을 마땅히 미리 강구 대처하여야 할 것인데, 그 수령들 속에 혹은 백성의 진휼(賑恤)987) 행정에 치졸한 자가 있을 것이니, 앞으로 그 능하지 못한 자를 찾아내어 고쳐 임명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니, 모두들 말하기를,

"구관(舊官)을 보내고 신관(新官)을 맞는 데 있어 민폐가 도리어 심할 것이요, 또 신관이 구관만 같지 못할는지 어찌 알았겠습니까? 더욱이 본도의 수령들은 몹시 용렬하여 쓰지 못할 자는 없으니 그대로 둠만 같지 못할 것이요, 다만 구황 조건(救荒條件)만을 거듭 엄히 하여야 할 것입니다. 왕년에는 본도에 전부터 창고에 저축이 없어 백성들의 진휼이 진정 어려웠으나 현재에 이르러서는 소재지의 국고가 충만해 있어 족히 백성을 살릴 수 있습니다. 그 조치와 양곡을 발급하는 방법은 아직 좀더 추수를 기다려서 적절히 처리토록 하소서."

하니, 임금이 또 말하기를,

"세종(世宗)께서 일찍이 말씀하시기를, ‘신숙주(申叔舟)는 큰 일을 맡긴 만한 사람이라.’고 하셨다. 비록 한어(漢語)는 모르지만 음훈(音訓)에 정통하여 일찍이 예겸(倪謙)988) ·사마순(司馬恂)989) 과 더불어 종유(從遊)한 바 있다. 이제 중국 서울로 보내어 예겸의 무리를 만나 보고 사변(事變)의 전말도 묻고 서적(書籍)도 구해오려고 한다."

하니, 모두들 말하기를,

"중국이 바야흐로 달달(達達)990) 의 변(變)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반드시 우리 나라가 전에 대원(大元)991) 과 혼인(婚姻)을 한 나라기에 혹시 북녘의 달달과 은밀히 상통하고 있지나 않나 우려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나라에 대하여 후한 예(禮)를 베푸는 것이 전날보다 갑절 더한 것도 혹시 뜻이 있어 그러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제 만약 그곳에 가서 사변에 관한 일을 묻게 되면 저쪽에서 반드시 이를 의심할 것인데, 예겸과 같은 무리들이 어찌 즐겨 사실대로 고하겠습니까? 보내지 않는 것이 온당합니다."

하여, 드디어 신숙주가 가는 일을 정지하였다. 임금이 또 말하기를,

"경(卿)들이 심씨(沈氏)992) 자손에게 관직을 제수(除授)함에 있어 갑자기 높여주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말한 것은 죄인의 후예(後裔)라 하여 말한 것인가? 이미 그 아비의 직첩(職牒)을 내려 주어 죄과가 쾌히 풀렸으니 그 아들에게 의당 사환(仕宦)993) 의 길을 통해 주어야 할 것 같다. 이를 논의하라."

하니, 이에 모두들 말하기를,

"진실로 그러합니다. 죄를 입은 바 있어 말한 것입니다. 만약 상례(常例)의 외척(外戚) 같으면 어찌 다시 오늘의 논의가 있겠습니까? 우선 7품직을 제수하여 벼슬길을 열어주면 그 인망(人望)에 있어서도 놀라지 않을 것이요, 심씨에게도 스스로 편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다시 말하기를,

"간혹 6품직을 제의하는 자도 있어 내 장차 6품직을 제수하려고 한다."

하니, 황보인은 말하기를,

"성상의 하교가 진실로 합당합니다."

하고, 김종서 이하 모두 묵묵히 말이 없었다. 임금이 또 말하기를,

"전구서(典廐署)의 구임(久任)으로 임명할 만한 자를 의논하라."

하니, 황보인 등이 아뢰기를,

"마땅히 김기지(金器之) 같은 사람을 얻은 연후라야 가히 보낼 만합니다. 장차 물러가서 의논해 아뢰겠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또 말하기를,

"인산(麟山) 등의 고을은 이미 일찍이 수비를 파(罷)한 바 있으나 변방 국경이 허술해 근심스러우니, 만호(萬戶)를 두어 수비하는 것이 어떠한가?"

하니, 황보인 등이 말하기를,

"그러합니다."

하였다. 정분이 아뢰기를,

"황해도(黃海道)7참(七站)994) 이 퇴폐하였습니다. 의당 조속히 중건하여야 할 터인데 지금의 찰방(察訪) 허인(許認)의 사람됨이 필연코 그 황폐된 것을 능히 일으키지 못할 것이니, 마땅히 유능한 자로 대체하여야 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 [註 987] 진휼(賑恤) : 흉년에 곤궁한 백성을 구원하여 도와줌.
  • [註 988] 예겸(倪謙) : 세종(世宗) 말년에 사신으로 왔던 명(明)나라 학자.
  • [註 989] 사마순(司馬恂) : 세종(世宗) 말년에 사신으로 왔던 명(明)나라 학자.
  • [註 990] 달달(達達) : Tatar, 즉 몽고의 부족.
  • [註 991] 대원(大元) : 원(元)나라.
  • [註 992] 심씨(沈氏) : 심온(沈溫)을 말함.
  • [註 993] 사환(仕宦) : 벼슬살이를 함.
  • [註 994] 7참(七站) : 황해도의 요로(要路)에 있었던 경천(敬天)·용천(龍泉)·동선(洞仙)·금교(金郊) 등의 7개의 참.

원문

○召左議政皇甫仁、右議政南智、左贊成金宗瑞、右贊成鄭苯、左參贊安崇善、右參贊許詡, 命都承旨李季甸、左承旨鄭而漢議曰: "黃海、平安兩道, 俱致凶歉, 救荒之方, 所當預處, 其間守令, 或有拙於賑民之策者, 將刷其不能者, 改差何如?" 僉曰: "送舊迎新, 民弊反有甚焉, 又安知新官之不如舊官乎? 況本道守令等, 未有甚庸劣不用者, 宜莫如仍舊, 但申嚴救荒條件耳。 往者本道, 曾無倉儲, 賑民固難, 至於今時則所在國庫充盈足以活民其措置發粟之方姑待秋成, 隨宜處之。" 上又曰: "世宗嘗言: ‘申叔舟可任大事者。’ 雖不知漢語, 然精於音訓, 曾與倪謙、司馬恂相從遊。 今欲遣京師, 見謙輩, 問事變, 又購求書籍。" 僉曰: "中國方遭達達之變。 必以我國, 昔爲大元婚姻之國, 慮或北與達達私相通焉。 今厚禮我國, 倍於前日, 亦或有意而然也。 今若往問事變, 彼必疑之有, 如謙輩豈肯以實告之乎? 勿遣爲便。" 遂寢叔舟之行。 上又曰: "卿等以沈氏子孫除職, 不宜驟高云者, 爲是罪人之裔而言歟? 已賜其父之職牒, 頓釋罪愆, 其子宜若通路。 其議之。" 僉曰: "誠然, 爲被而言也。 如常例外戚, 則豈復有今日之議乎? 姑除七品, 以開仕路, 於人望不駭, 於沈氏自便。" 上曰: "間有以六品議之者, 予將除六品。" 仁曰: "上敎允當。" 宗瑞以下默然。 上又曰: "典廐久任可差者議之。" 仁等啓: "當得如金器之者然後, 可差。 將退議以啓。" 上又曰: "麟山等官, 已曾罷守, 邊圍踈虞, 置萬戶備禦何如?" 仁等曰: "然。" 苯啓: "黃海道七站頹圮。 宜急重新, 今察訪許認, 爲人必不能起廢, 當以能者代之。" 從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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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종실록9권, 문종 1년 8월 5일 경오 3/5 기사 / 1451년 명 경태(景泰) 2년

심온의 자손들에게 사환의 길을 열어 주게 하다

국역

좌의정(左議政) 황보인(皇甫仁)·우의정(右議政) 남지(南智)·좌찬성(左贊成) 김종서(金宗瑞)·우찬성(右贊成) 정분(鄭苯)·좌참찬(左參贊) 안숭선(安崇善)·우참찬(右參贊) 허후(許詡)를 부르고, 도승지(都承旨) 이계전(李季甸)·좌승지(左承旨) 정이한(鄭而漢)에게 명하여 의논하기를,

"황해도·평안도 두 도가 다같이 흉년이 들었으니, 구황(救荒)할 방법을 마땅히 미리 강구 대처하여야 할 것인데, 그 수령들 속에 혹은 백성의 진휼(賑恤)987) 행정에 치졸한 자가 있을 것이니, 앞으로 그 능하지 못한 자를 찾아내어 고쳐 임명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니, 모두들 말하기를,

"구관(舊官)을 보내고 신관(新官)을 맞는 데 있어 민폐가 도리어 심할 것이요, 또 신관이 구관만 같지 못할는지 어찌 알았겠습니까? 더욱이 본도의 수령들은 몹시 용렬하여 쓰지 못할 자는 없으니 그대로 둠만 같지 못할 것이요, 다만 구황 조건(救荒條件)만을 거듭 엄히 하여야 할 것입니다. 왕년에는 본도에 전부터 창고에 저축이 없어 백성들의 진휼이 진정 어려웠으나 현재에 이르러서는 소재지의 국고가 충만해 있어 족히 백성을 살릴 수 있습니다. 그 조치와 양곡을 발급하는 방법은 아직 좀더 추수를 기다려서 적절히 처리토록 하소서."

하니, 임금이 또 말하기를,

"세종(世宗)께서 일찍이 말씀하시기를, ‘신숙주(申叔舟)는 큰 일을 맡긴 만한 사람이라.’고 하셨다. 비록 한어(漢語)는 모르지만 음훈(音訓)에 정통하여 일찍이 예겸(倪謙)988) ·사마순(司馬恂)989) 과 더불어 종유(從遊)한 바 있다. 이제 중국 서울로 보내어 예겸의 무리를 만나 보고 사변(事變)의 전말도 묻고 서적(書籍)도 구해오려고 한다."

하니, 모두들 말하기를,

"중국이 바야흐로 달달(達達)990) 의 변(變)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반드시 우리 나라가 전에 대원(大元)991) 과 혼인(婚姻)을 한 나라기에 혹시 북녘의 달달과 은밀히 상통하고 있지나 않나 우려하고 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나라에 대하여 후한 예(禮)를 베푸는 것이 전날보다 갑절 더한 것도 혹시 뜻이 있어 그러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이제 만약 그곳에 가서 사변에 관한 일을 묻게 되면 저쪽에서 반드시 이를 의심할 것인데, 예겸과 같은 무리들이 어찌 즐겨 사실대로 고하겠습니까? 보내지 않는 것이 온당합니다."

하여, 드디어 신숙주가 가는 일을 정지하였다. 임금이 또 말하기를,

"경(卿)들이 심씨(沈氏)992) 자손에게 관직을 제수(除授)함에 있어 갑자기 높여주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말한 것은 죄인의 후예(後裔)라 하여 말한 것인가? 이미 그 아비의 직첩(職牒)을 내려 주어 죄과가 쾌히 풀렸으니 그 아들에게 의당 사환(仕宦)993) 의 길을 통해 주어야 할 것 같다. 이를 논의하라."

하니, 이에 모두들 말하기를,

"진실로 그러합니다. 죄를 입은 바 있어 말한 것입니다. 만약 상례(常例)의 외척(外戚) 같으면 어찌 다시 오늘의 논의가 있겠습니까? 우선 7품직을 제수하여 벼슬길을 열어주면 그 인망(人望)에 있어서도 놀라지 않을 것이요, 심씨에게도 스스로 편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다시 말하기를,

"간혹 6품직을 제의하는 자도 있어 내 장차 6품직을 제수하려고 한다."

하니, 황보인은 말하기를,

"성상의 하교가 진실로 합당합니다."

하고, 김종서 이하 모두 묵묵히 말이 없었다. 임금이 또 말하기를,

"전구서(典廐署)의 구임(久任)으로 임명할 만한 자를 의논하라."

하니, 황보인 등이 아뢰기를,

"마땅히 김기지(金器之) 같은 사람을 얻은 연후라야 가히 보낼 만합니다. 장차 물러가서 의논해 아뢰겠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또 말하기를,

"인산(麟山) 등의 고을은 이미 일찍이 수비를 파(罷)한 바 있으나 변방 국경이 허술해 근심스러우니, 만호(萬戶)를 두어 수비하는 것이 어떠한가?"

하니, 황보인 등이 말하기를,

"그러합니다."

하였다. 정분이 아뢰기를,

"황해도(黃海道)7참(七站)994) 이 퇴폐하였습니다. 의당 조속히 중건하여야 할 터인데 지금의 찰방(察訪) 허인(許認)의 사람됨이 필연코 그 황폐된 것을 능히 일으키지 못할 것이니, 마땅히 유능한 자로 대체하여야 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 [註 987] 진휼(賑恤) : 흉년에 곤궁한 백성을 구원하여 도와줌.
  • [註 988] 예겸(倪謙) : 세종(世宗) 말년에 사신으로 왔던 명(明)나라 학자.
  • [註 989] 사마순(司馬恂) : 세종(世宗) 말년에 사신으로 왔던 명(明)나라 학자.
  • [註 990] 달달(達達) : Tatar, 즉 몽고의 부족.
  • [註 991] 대원(大元) : 원(元)나라.
  • [註 992] 심씨(沈氏) : 심온(沈溫)을 말함.
  • [註 993] 사환(仕宦) : 벼슬살이를 함.
  • [註 994] 7참(七站) : 황해도의 요로(要路)에 있었던 경천(敬天)·용천(龍泉)·동선(洞仙)·금교(金郊) 등의 7개의 참.

원문

○召左議政皇甫仁、右議政南智、左贊成金宗瑞、右贊成鄭苯、左參贊安崇善、右參贊許詡, 命都承旨李季甸、左承旨鄭而漢議曰: "黃海、平安兩道, 俱致凶歉, 救荒之方, 所當預處, 其間守令, 或有拙於賑民之策者, 將刷其不能者, 改差何如?" 僉曰: "送舊迎新, 民弊反有甚焉, 又安知新官之不如舊官乎? 況本道守令等, 未有甚庸劣不用者, 宜莫如仍舊, 但申嚴救荒條件耳。 往者本道, 曾無倉儲, 賑民固難, 至於今時則所在國庫充盈足以活民其措置發粟之方姑待秋成, 隨宜處之。" 上又曰: "世宗嘗言: ‘申叔舟可任大事者。’ 雖不知漢語, 然精於音訓, 曾與倪謙、司馬恂相從遊。 今欲遣京師, 見謙輩, 問事變, 又購求書籍。" 僉曰: "中國方遭達達之變。 必以我國, 昔爲大元婚姻之國, 慮或北與達達私相通焉。 今厚禮我國, 倍於前日, 亦或有意而然也。 今若往問事變, 彼必疑之有, 如謙輩豈肯以實告之乎? 勿遣爲便。" 遂寢叔舟之行。 上又曰: "卿等以沈氏子孫除職, 不宜驟高云者, 爲是罪人之裔而言歟? 已賜其父之職牒, 頓釋罪愆, 其子宜若通路。 其議之。" 僉曰: "誠然, 爲被而言也。 如常例外戚, 則豈復有今日之議乎? 姑除七品, 以開仕路, 於人望不駭, 於沈氏自便。" 上曰: "間有以六品議之者, 予將除六品。" 仁曰: "上敎允當。" 宗瑞以下默然。 上又曰: "典廐久任可差者議之。" 仁等啓: "當得如金器之者然後, 可差。 將退議以啓。" 上又曰: "麟山等官, 已曾罷守, 邊圍踈虞, 置萬戶備禦何如?" 仁等曰: "然。" 苯啓: "黃海道七站頹圮。 宜急重新, 今察訪許認, 爲人必不能起廢, 當以能者代之。" 從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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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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