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8권, 세종 2년 7월 11일 정축 4/6 기사 / 1420년 명 영락(永樂) 18년
의정부와 육조가 임금이 슬픔을 억제하기를 청하다
국역
의정부와 육조가 합사(合辭)하여 계하기를,
"전하께서 대비를 모시고 시탕(侍湯) 하옵시기 근 50일에 수고와 근심하옵심이 대단하시던 차에 대고를 당하시와, 애통하옵심이 너무 심하옵시며, 식음을 폐하시고 머리 풀고 거적자리에 앉고 눕고 하옵시니, 어찌하여 상왕의 아끼시고 염려하옵심을 생각지 않으시고 이처럼 고집을 하시나이까. 엎드려 바라옵건대, 신 등의 청하옴을 억지로라도 좇으시어 슬픈 정회를 억제하옵소서."
하였다. 임금이 김용기(金龍奇)를 보내어 일러 말하기를,
"내 어찌 생각지 아니하리오. 어제 부왕께서 원숙을 보내어 나에게 죽을 권하시므로, 내가 두어 숟갈을 마셨으니, 경 등은 근심하지 말라."
하였다. 때가 심히 덥고, 기후가 음습한데, 임금이 평상(平床)을 치우고 거적자리 위에 엎드려 밤낮으로 통곡하니, 궁인들이 가만히 유둔(油芚)038) 을 거적자리 밑에 넣었더니, 임금이 알고 명하여 걷어 내게 하였다.
- [註 038] 유둔(油芚) : 두꺼운 유지(油紙).
원문
국역
의정부와 육조가 합사(合辭)하여 계하기를,
"전하께서 대비를 모시고 시탕(侍湯) 하옵시기 근 50일에 수고와 근심하옵심이 대단하시던 차에 대고를 당하시와, 애통하옵심이 너무 심하옵시며, 식음을 폐하시고 머리 풀고 거적자리에 앉고 눕고 하옵시니, 어찌하여 상왕의 아끼시고 염려하옵심을 생각지 않으시고 이처럼 고집을 하시나이까. 엎드려 바라옵건대, 신 등의 청하옴을 억지로라도 좇으시어 슬픈 정회를 억제하옵소서."
하였다. 임금이 김용기(金龍奇)를 보내어 일러 말하기를,
"내 어찌 생각지 아니하리오. 어제 부왕께서 원숙을 보내어 나에게 죽을 권하시므로, 내가 두어 숟갈을 마셨으니, 경 등은 근심하지 말라."
하였다. 때가 심히 덥고, 기후가 음습한데, 임금이 평상(平床)을 치우고 거적자리 위에 엎드려 밤낮으로 통곡하니, 궁인들이 가만히 유둔(油芚)038) 을 거적자리 밑에 넣었더니, 임금이 알고 명하여 걷어 내게 하였다.
- [註 038] 유둔(油芚) : 두꺼운 유지(油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