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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12권, 태종 6년 8월 18일 갑진 2/3 기사 / 1406년 명 영락(永樂) 4년

임금이 세자 이제에게 전위코자 하니 백관이 반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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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세자 이제(李禔)에게 전위(傳位)하고자 하니, 여러 신하가 굳이 간(諫)하였다. 처음에 임금이 재이(災異)가 자주 보인다고 하여 세자 이제(李禔)에게 전위(傳位)하고자 하여, 여흥 부원군(驪興府院君) 민제(閔霽)·좌정승 하윤(河崙)·우정승 조영무(趙英茂)·안성군 이숙번(李叔蕃)에게 비밀히 고하니, 하윤 등이 모두 불가(不可)하다고 하였으나, 임금이 따르지 아니하였었다. 이날 의안 대군(義安大君) 이화(李和)·영의정부사(領議政府事) 성석린(成石璘)이 백관(百官)과 기로(耆老)를 이끌고, 전정(殿庭)에 반열(班列)하여 지신사(知申事) 황희(黃喜)를 시켜 들어가 아뢰게 하였다.

"전하께서 춘추(春秋)가 한창이고, 세자가 나이 아직 성년(成年)이 못 되었고, 아직 아무 변고(變故)도 없었는데, 갑자기 전위(傳位)하시고자 하시니, 신 등은 그 이유를 알지 못하겠으므로 황공해 하고 있습니다."

임금이 말하였다.

"내가 아직 늙지 않고, 세자가 어린 것도 내 또한 알고 있다. 그러나, 내 마음이 이미 결정되었으니 고칠 수 없다. 내가 전위하려는 까닭을 두 정승이 이미 알고 있다."

이조 판서(吏曹判書) 남재(南在)가 아뢰기를,

"나라가 창업(創業)한 지 오래되지 못하면, 마치 물이 처음으로 얼어서 견고하지 못한 것과 같으니, 나이 어린 임금이 왕위에 오를 때가 아닙니다."

하고, 하윤(河崙)이 아뢰기를,

"이제 나라가 겨우 안정되었으나, 전 임금이 두 분 계시온데, 전하께서 또 전위(傳位)하시면 전왕(前王)이 세 분 계시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듣게 되면 무어라고 하겠으며, 온 나라의 신하와 백성들도 또한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였다.

"이미 전왕(前王)이 두 분 계시니, 비록 전왕이 셋이 있은들 무엇이 해롭겠는가? 또 주(周)나라의 성왕(成王)은 비록 어려서 천하(天下)에 군림하였지만 천하(天下)가 태평하였다. 내가 사직(社稷)을 타인(他人)에게 선위(禪位)한다면 여러 신하들이 모두 간(諫)해도 좋겠지만, 이제 내 아들에게 전(傳)하는 것이니, 어찌 불가하겠는가!"

하윤(河崙)·남재(南在)가 다시 아뢰었다.

"성왕(成王)이 즉위한 것은 형세가 부득이하였던 것이고, 주공(周公)이란 성인(聖人)이 있어서 왕실(王室)을 도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유언(流言)이 있어서 종사(宗社)가 거의 망할 뻔하였습니다. 세자와 성왕(成王)이 어린 것으로 말하면 같으나, 형세로 말하자면 다르니, 시기를 동일하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물며, 주공(周公)과 같은 신하가 보익(輔翼)하는 것이 없지 않습니까? 종묘와 사직이 지중(至重)하니, 전하께서 능히 유지하고 지켜감을 보전할 수 있겠습니까? 또 민심(民心)이 불안하게 되면, 하늘의 뜻에도 맞지 않는 것입니다. 옛날에 인군(人君)의 제명(制命)이 옳지 않으면 신하가 따르지 않은 적이 있었으니, 신 등은 감히 왕지(王旨)를 받들지 못하겠습니다. 왕위(王位)가 지중(至重)한데, 어찌 이와 같은 일을 용납 할 수 있겠습니까?"

임금이 말하였다.

"오늘 꼭 전(傳)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 다시 생각할 터이니, 경 등은 물러가는 것이 옳다."

  • 【태백산사고본】 4책 12권 17장 A면【국편영인본】 1책 370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원문

○上欲傳位于世子禔, 群臣固諫。 初, 上以災異屢見, 欲傳位世子禔, 密告驪興府院君 閔霽、左政丞河崙、右政丞趙英茂、安城君 李叔蕃等。 崙等皆以爲不可, 上不從。 是日, 義安大君 和、領議政府事成石璘, 率百官耆老班殿庭, 使知申事黃喜入啓曰: "殿下春秋鼎盛, 世子年未及冠, 未有變故, 遽欲傳位, 臣等未知其由, 罔不惶懼。" 上曰: "予之未老, 世子之幼, 予亦知之。 然予心已決, 不可易也。 若傳位之故, 兩政丞已知之矣。" 吏曹判書南在啓曰: "國家創業未久, 如(水)〔氷〕 之始合而未固, 非幼沖之主莅位之秋也。" 河崙啓曰: "今國家甫定, 而有二前王, 殿下又傳位, 則是有三前王。 中國聞之, 謂之何哉, 一國臣民亦且謂何?" 上曰: "旣有二前王矣, 雖有三前王, 亦何害哉? 且成王雖幼, 而莅天下, 天下泰寧。 予以社稷, 禪位于他人, 則群臣咸諫可也, 今以傳吾子, 豈不可乎?" 崙、在復啓曰: "成王之立, 勢不得已也, 又有周公之聖, 輔翼王室, 然尙有流言, 宗社幾墜。 世子與成王, 以幼則同, 以勢則異, 不可同日語也。 況無如周公之臣, 爲之輔翼者。 廟社至重, 殿下能保其持守乎? 且民心之所不安, 則不合於天意。 古之人君, 制命不義, 則臣下有不從者。 臣等不敢奉旨。 天位至重, 豈容如此?" 上曰: "非必欲傳於今日也。 予更思之, 卿等可退。"

  • 【태백산사고본】 4책 12권 17장 A면【국편영인본】 1책 370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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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12권, 태종 6년 8월 18일 갑진 2/3 기사 / 1406년 명 영락(永樂) 4년

임금이 세자 이제에게 전위코자 하니 백관이 반대하다

국역

임금이 세자 이제(李禔)에게 전위(傳位)하고자 하니, 여러 신하가 굳이 간(諫)하였다. 처음에 임금이 재이(災異)가 자주 보인다고 하여 세자 이제(李禔)에게 전위(傳位)하고자 하여, 여흥 부원군(驪興府院君) 민제(閔霽)·좌정승 하윤(河崙)·우정승 조영무(趙英茂)·안성군 이숙번(李叔蕃)에게 비밀히 고하니, 하윤 등이 모두 불가(不可)하다고 하였으나, 임금이 따르지 아니하였었다. 이날 의안 대군(義安大君) 이화(李和)·영의정부사(領議政府事) 성석린(成石璘)이 백관(百官)과 기로(耆老)를 이끌고, 전정(殿庭)에 반열(班列)하여 지신사(知申事) 황희(黃喜)를 시켜 들어가 아뢰게 하였다.

"전하께서 춘추(春秋)가 한창이고, 세자가 나이 아직 성년(成年)이 못 되었고, 아직 아무 변고(變故)도 없었는데, 갑자기 전위(傳位)하시고자 하시니, 신 등은 그 이유를 알지 못하겠으므로 황공해 하고 있습니다."

임금이 말하였다.

"내가 아직 늙지 않고, 세자가 어린 것도 내 또한 알고 있다. 그러나, 내 마음이 이미 결정되었으니 고칠 수 없다. 내가 전위하려는 까닭을 두 정승이 이미 알고 있다."

이조 판서(吏曹判書) 남재(南在)가 아뢰기를,

"나라가 창업(創業)한 지 오래되지 못하면, 마치 물이 처음으로 얼어서 견고하지 못한 것과 같으니, 나이 어린 임금이 왕위에 오를 때가 아닙니다."

하고, 하윤(河崙)이 아뢰기를,

"이제 나라가 겨우 안정되었으나, 전 임금이 두 분 계시온데, 전하께서 또 전위(傳位)하시면 전왕(前王)이 세 분 계시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듣게 되면 무어라고 하겠으며, 온 나라의 신하와 백성들도 또한 무어라고 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였다.

"이미 전왕(前王)이 두 분 계시니, 비록 전왕이 셋이 있은들 무엇이 해롭겠는가? 또 주(周)나라의 성왕(成王)은 비록 어려서 천하(天下)에 군림하였지만 천하(天下)가 태평하였다. 내가 사직(社稷)을 타인(他人)에게 선위(禪位)한다면 여러 신하들이 모두 간(諫)해도 좋겠지만, 이제 내 아들에게 전(傳)하는 것이니, 어찌 불가하겠는가!"

하윤(河崙)·남재(南在)가 다시 아뢰었다.

"성왕(成王)이 즉위한 것은 형세가 부득이하였던 것이고, 주공(周公)이란 성인(聖人)이 있어서 왕실(王室)을 도왔던 것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유언(流言)이 있어서 종사(宗社)가 거의 망할 뻔하였습니다. 세자와 성왕(成王)이 어린 것으로 말하면 같으나, 형세로 말하자면 다르니, 시기를 동일하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물며, 주공(周公)과 같은 신하가 보익(輔翼)하는 것이 없지 않습니까? 종묘와 사직이 지중(至重)하니, 전하께서 능히 유지하고 지켜감을 보전할 수 있겠습니까? 또 민심(民心)이 불안하게 되면, 하늘의 뜻에도 맞지 않는 것입니다. 옛날에 인군(人君)의 제명(制命)이 옳지 않으면 신하가 따르지 않은 적이 있었으니, 신 등은 감히 왕지(王旨)를 받들지 못하겠습니다. 왕위(王位)가 지중(至重)한데, 어찌 이와 같은 일을 용납 할 수 있겠습니까?"

임금이 말하였다.

"오늘 꼭 전(傳)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 다시 생각할 터이니, 경 등은 물러가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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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류】왕실-국왕(國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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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欲傳位于世子禔, 群臣固諫。 初, 上以災異屢見, 欲傳位世子禔, 密告驪興府院君 閔霽、左政丞河崙、右政丞趙英茂、安城君 李叔蕃等。 崙等皆以爲不可, 上不從。 是日, 義安大君 和、領議政府事成石璘, 率百官耆老班殿庭, 使知申事黃喜入啓曰: "殿下春秋鼎盛, 世子年未及冠, 未有變故, 遽欲傳位, 臣等未知其由, 罔不惶懼。" 上曰: "予之未老, 世子之幼, 予亦知之。 然予心已決, 不可易也。 若傳位之故, 兩政丞已知之矣。" 吏曹判書南在啓曰: "國家創業未久, 如(水)〔氷〕 之始合而未固, 非幼沖之主莅位之秋也。" 河崙啓曰: "今國家甫定, 而有二前王, 殿下又傳位, 則是有三前王。 中國聞之, 謂之何哉, 一國臣民亦且謂何?" 上曰: "旣有二前王矣, 雖有三前王, 亦何害哉? 且成王雖幼, 而莅天下, 天下泰寧。 予以社稷, 禪位于他人, 則群臣咸諫可也, 今以傳吾子, 豈不可乎?" 崙、在復啓曰: "成王之立, 勢不得已也, 又有周公之聖, 輔翼王室, 然尙有流言, 宗社幾墜。 世子與成王, 以幼則同, 以勢則異, 不可同日語也。 況無如周公之臣, 爲之輔翼者。 廟社至重, 殿下能保其持守乎? 且民心之所不安, 則不合於天意。 古之人君, 制命不義, 則臣下有不從者。 臣等不敢奉旨。 天位至重, 豈容如此?" 上曰: "非必欲傳於今日也。 予更思之, 卿等可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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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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