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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4권, 태종 2년 11월 10일 기축 3/5 기사 / 1402년 명 건문(建文) 4년

백관을 거느리고 영빈관에서 사신을 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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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백관을 거느리고 사신을 영빈관(迎賓館)에서 전송하였다. 임금이 역사(力士) 두 사람을 좌전(坐前)에 불러 술을 주니, 온전(溫全)이 말하기를,

"두 사람이 비록 미천하나 모두 황제의 명령을 받고 왔으니, 국왕께서 앉아서 술을 줄 수는 없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나는 지금 예(禮)로써 천사(天使) 네 분을 위로할 뿐이오. 이 두 사람은 천사의 종인(從人)이니, 만일 이들이 단독으로 명령을 받고 왔다면야 어찌 감히 이같이 하겠소. 또 예(禮)는 가볍게 변할 수 없으니, 처음에 이같은 예로 대접하고 지금 바꾸기는 곤란하오."

하였다. 전(全)이 심히 부끄러워하고 인하여 노한 빛이 있었다. 유사길(兪士吉)이 일어나서 임금 앞에 이르러 돌아가기를 청하여 말하기를,

"소인이 노(怒)하였으니, 나가지 않으면 실례가 많겠습니다."

하고, 나가려고 하니, 임금이 도로 앉기를 청하였다. 임금이 장막 밖[帳外]에 나갔다가 돌아오니, 사길이 잔을 잡아 바치었다. 임금이 먼저 마시기를 청하니, 사길이 말하기를,

"이것이 예(禮)입니까?"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예는 인정(人情)에 따르는 것이니, 다만 술을 권하려고 하는 것이오."

하니, 사길이 흔연(欣然)히 말하기를,

"일이 의리에 해됨이 없으면 시속(時俗)대로 쫓는 것이 좋습니다."

하고, 이내 마시었다. 장차 떠나려고 하매, 임금이 사길 등과 말하기를,

"우리 나라가 고황제(高皇帝) 때부터 신하로 조정(朝廷)을 섬기었는데, 지금의 성상(聖上)께서 연도(燕都)에 계실 때, 연도(燕都)가 동방에 가깝기 때문에 우리 나라 사람을 대접하기를 특별히 후하게 하시었고, 지금 보위(寶位)에 오르시매 다만 한 장의 조서(詔書)만을 보내셔도 오히려 기쁘고 감사할 터인데, 첨도어사(僉都御史)와 홍려 소경(鴻臚少卿)과 내부(內府) 두 관인(官人)을 명하여 보내셨으니, 동방 신민(臣民)의 감축(感祝)은 말할 수 없소. 내가 마땅히 일기(一騎)로 입조(入朝)해야 옳겠으나, 그렇게 할 수는 없고, 만일 내 자식이 나이 10세가 지난 자가 있으면 마땅히 보내어 조하(朝賀)하겠는데, 나이 모두 어리니, 비록 대신(大臣)을 보내어 방물(方物)을 드리나, 마음에 실로 부끄럽소. 원컨대 천사께서 나의 마음을 주달하여 주오. 또 천사께서 오래 머물지 않아서 성의를 다하지 못하니, 깊이 황송하고 부끄럽소."

하였다. 사길이 말하기를,

"황제는 고황제의 사랑하는 아들입니다. 국왕께서 이미 아시지요? 또 어진 덕[賢德]이 있어 천명과 인심이 모두 돌아왔기 때문에, 부득이하여 천하를 차지하신 것입니다. 지금 우리들은 이미 조서(詔書)를 선포하였고, 국왕(國王)께서는 이미 표(表)·물(物)을 닦았으니 다시 무엇을 하겠습니까?"

하고, 사례(辭禮)를 행하려고 하니, 임금이 먼저 사배(四拜)를 행하고 장막 밖으로 나와 읍(揖)하여 작별하였다. 온전(溫全)이 태상전(太上殿)을 향하여 사배를 행하고, 다시 임금과 작별하고 나서 팔뚝을 드러내어 불로 지진 곳을 가리키며 말하기를,

"내가 금강산에서 팔뚝에 불로 지진 것은 서천(西天)의 부처를 부른 것입니다."

하고, 이내 출발하였다.

원문

○上率百官, 餞使臣于迎賓館。 上召力士二人于坐前而賜酒, 溫全曰: "二人雖微, 皆受帝命而來, 國王不可坐而賜酒。" 上曰: "予今以禮慰天使四位而已, 此二人, 天使之從人也。 若二人奉命獨來, 則安敢若是! 又禮不可輕變。 初以此禮待之, 今易之難矣。" 全甚慙, 因有怒色。 士吉起, 至上前請歸曰: "小人已怒矣, 不出則失禮多矣。" 欲出, 上請還坐。 上出帳外而還, 士吉執杯以進, 上請先之, 士吉曰: "此何禮耶?" 上曰: "禮緣人情, 但欲勸酒。" 士吉欣然曰: "事之無害於義者, 從俗可也。" 乃飮之。 將行, 上與士吉等曰: "我國自高皇帝時, 臣事朝廷。 今聖上在燕都, 燕近東方, 故待我國人偏厚。 今登寶位, 但送一張詔書, 猶且喜感, 乃命遣僉都御史、鴻臚少卿、內府兩官人, 東方臣民感祝難言。 予當一騎入朝, 旣不能然, 若予子有年過十歲者, 則當遣朝賀, 顧皆年幼。 雖遣大臣, 以獻方物, 心實有愧, 願天使奏達予心。 且天使亦不久留, 未盡誠款, 惶愧實深。" 士吉曰: "皇帝, 高皇帝之愛子也, 國王已知之。 又有賢德, 天命人心咸歸, 故不得已而奄有天下。 今吾輩已布詔書, 國王已修表物, 復何爲乎!" 欲行辭禮, 上先行四拜, 出帳外揖別。 溫全向太上殿行四拜, 復與上別。 露其臂指燃處曰: "吾於金剛山燃臂, 所以召西天佛也。" 乃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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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4권, 태종 2년 11월 10일 기축 3/5 기사 / 1402년 명 건문(建文) 4년

백관을 거느리고 영빈관에서 사신을 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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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백관을 거느리고 사신을 영빈관(迎賓館)에서 전송하였다. 임금이 역사(力士) 두 사람을 좌전(坐前)에 불러 술을 주니, 온전(溫全)이 말하기를,

"두 사람이 비록 미천하나 모두 황제의 명령을 받고 왔으니, 국왕께서 앉아서 술을 줄 수는 없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나는 지금 예(禮)로써 천사(天使) 네 분을 위로할 뿐이오. 이 두 사람은 천사의 종인(從人)이니, 만일 이들이 단독으로 명령을 받고 왔다면야 어찌 감히 이같이 하겠소. 또 예(禮)는 가볍게 변할 수 없으니, 처음에 이같은 예로 대접하고 지금 바꾸기는 곤란하오."

하였다. 전(全)이 심히 부끄러워하고 인하여 노한 빛이 있었다. 유사길(兪士吉)이 일어나서 임금 앞에 이르러 돌아가기를 청하여 말하기를,

"소인이 노(怒)하였으니, 나가지 않으면 실례가 많겠습니다."

하고, 나가려고 하니, 임금이 도로 앉기를 청하였다. 임금이 장막 밖[帳外]에 나갔다가 돌아오니, 사길이 잔을 잡아 바치었다. 임금이 먼저 마시기를 청하니, 사길이 말하기를,

"이것이 예(禮)입니까?"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예는 인정(人情)에 따르는 것이니, 다만 술을 권하려고 하는 것이오."

하니, 사길이 흔연(欣然)히 말하기를,

"일이 의리에 해됨이 없으면 시속(時俗)대로 쫓는 것이 좋습니다."

하고, 이내 마시었다. 장차 떠나려고 하매, 임금이 사길 등과 말하기를,

"우리 나라가 고황제(高皇帝) 때부터 신하로 조정(朝廷)을 섬기었는데, 지금의 성상(聖上)께서 연도(燕都)에 계실 때, 연도(燕都)가 동방에 가깝기 때문에 우리 나라 사람을 대접하기를 특별히 후하게 하시었고, 지금 보위(寶位)에 오르시매 다만 한 장의 조서(詔書)만을 보내셔도 오히려 기쁘고 감사할 터인데, 첨도어사(僉都御史)와 홍려 소경(鴻臚少卿)과 내부(內府) 두 관인(官人)을 명하여 보내셨으니, 동방 신민(臣民)의 감축(感祝)은 말할 수 없소. 내가 마땅히 일기(一騎)로 입조(入朝)해야 옳겠으나, 그렇게 할 수는 없고, 만일 내 자식이 나이 10세가 지난 자가 있으면 마땅히 보내어 조하(朝賀)하겠는데, 나이 모두 어리니, 비록 대신(大臣)을 보내어 방물(方物)을 드리나, 마음에 실로 부끄럽소. 원컨대 천사께서 나의 마음을 주달하여 주오. 또 천사께서 오래 머물지 않아서 성의를 다하지 못하니, 깊이 황송하고 부끄럽소."

하였다. 사길이 말하기를,

"황제는 고황제의 사랑하는 아들입니다. 국왕께서 이미 아시지요? 또 어진 덕[賢德]이 있어 천명과 인심이 모두 돌아왔기 때문에, 부득이하여 천하를 차지하신 것입니다. 지금 우리들은 이미 조서(詔書)를 선포하였고, 국왕(國王)께서는 이미 표(表)·물(物)을 닦았으니 다시 무엇을 하겠습니까?"

하고, 사례(辭禮)를 행하려고 하니, 임금이 먼저 사배(四拜)를 행하고 장막 밖으로 나와 읍(揖)하여 작별하였다. 온전(溫全)이 태상전(太上殿)을 향하여 사배를 행하고, 다시 임금과 작별하고 나서 팔뚝을 드러내어 불로 지진 곳을 가리키며 말하기를,

"내가 금강산에서 팔뚝에 불로 지진 것은 서천(西天)의 부처를 부른 것입니다."

하고, 이내 출발하였다.

원문

○上率百官, 餞使臣于迎賓館。 上召力士二人于坐前而賜酒, 溫全曰: "二人雖微, 皆受帝命而來, 國王不可坐而賜酒。" 上曰: "予今以禮慰天使四位而已, 此二人, 天使之從人也。 若二人奉命獨來, 則安敢若是! 又禮不可輕變。 初以此禮待之, 今易之難矣。" 全甚慙, 因有怒色。 士吉起, 至上前請歸曰: "小人已怒矣, 不出則失禮多矣。" 欲出, 上請還坐。 上出帳外而還, 士吉執杯以進, 上請先之, 士吉曰: "此何禮耶?" 上曰: "禮緣人情, 但欲勸酒。" 士吉欣然曰: "事之無害於義者, 從俗可也。" 乃飮之。 將行, 上與士吉等曰: "我國自高皇帝時, 臣事朝廷。 今聖上在燕都, 燕近東方, 故待我國人偏厚。 今登寶位, 但送一張詔書, 猶且喜感, 乃命遣僉都御史、鴻臚少卿、內府兩官人, 東方臣民感祝難言。 予當一騎入朝, 旣不能然, 若予子有年過十歲者, 則當遣朝賀, 顧皆年幼。 雖遣大臣, 以獻方物, 心實有愧, 願天使奏達予心。 且天使亦不久留, 未盡誠款, 惶愧實深。" 士吉曰: "皇帝, 高皇帝之愛子也, 國王已知之。 又有賢德, 天命人心咸歸, 故不得已而奄有天下。 今吾輩已布詔書, 國王已修表物, 復何爲乎!" 欲行辭禮, 上先行四拜, 出帳外揖別。 溫全向太上殿行四拜, 復與上別。 露其臂指燃處曰: "吾於金剛山燃臂, 所以召西天佛也。" 乃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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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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