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2권, 태종 1년 12월 20일 갑술 2/2 기사 / 1401년 명 건문(建文) 3년
사헌부에서 문민질고사 노한이 아뢴 대로 새로 정한 공부(貢賦)령을 없앨 것을 건의
국역
사헌부(司憲府)에서 상소하였다.
"신(信)이라는 것은 오상(五常)의 근원이요, 인군(人君)의 큰 덕입니다. 그러므로, 나라는 백성으로 보전되고 백성은 신(信)에서 보전된다고 하였습니다. 지난번에 전하께서 특별히 신(臣) 노한(盧閈)을 보내어 삼도(三道)의 민간 질고(民間疾苦)를 묻도록 하시고 명령하시기를, ‘큰 폐단·작은 폐단 할 것 없이 즉시 제거하여 민생을 위로하라.’ 하셨으니, 그 위임(委任)의 중함이 이와 같고, 주상(主上)께서 백성을 진념(軫念)하심이 지극히 깊고 간절하였습니다. 사신(使臣)이 가매, 삼도(三道)의 백성들이 바라기를 구름과 무지개같이 하였고, 경상도에 이르러 공부(貢賦)를 경정(更定)한 폐단을 갖추어 계본(啓本)으로 신정(申呈)하여 아래의 정상을 상달(上達)함에 미쳐서는, 경상도의 백성들이 집집마다 서로 경사로 여기어 말하기를, ‘우리 임금께서 백성들을 물으시니, 거의 질고(疾苦)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계문(啓聞)한 것이 윤허를 받지 못하매, 백성들이 서로 경하해 마지 않던 자가 도리어 원망하게 되니, 이와 같다면 묻지 않았던 것만 같지 못합니다. 백성들에게 실신(失信)한 것은 대단히 옳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신들은 깊이 전하를 위하여 애석하게 여깁니다. 옛적에 나무를 옮기는 상[徙木之賞]091) 을 폐하지 않아서 백성으로부터 신용을 받았으니, 엎드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허심(虛心)하게 노한(盧閈)의 아뢴 바를 채납(採納)하시어, 새로 정한 공부(貢賦)의 영(令)을 제거하시고 전(前)과 같이 수공(收貢)하시면, 전하께서 백성에게 신(信)을 보임이 더욱 나타나고, 백성들이 전하를 우러러 믿는 것이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26장 B면【국편영인본】 1책 221면
- 【분류】재정-공물(貢物)
- [註 091] 옛적에 나무를 옮기는 상[徙木之賞] : 중국 전국 시대(戰國時代) 진(秦)의 상앙(商鞅)이 정령(政令)을 내림에 앞서 백성이 이를 믿지 않을까 염려하여, 세 길이나 되는 나무를 남문(南門) 밖에 세우고 현상금을 걸어서 이를 북문(北門)에 옮겼다고 한 고사(故事).
원문
○司憲府上疏曰:
信者, 五常之源, 而人君之大德, 故曰國保於民, 民保於信。 頃者, 殿下特遣臣盧閈, 咨訪三道民間疾苦, 命之曰: "弊無大小, 隨卽除之, 以慰民生。" 其委任之重如此, 而上之軫念黎元也, 至深切矣。 使臣之往也, 三道之民, 望若雲霓, 及至慶尙, 具陳貢賦更定之弊, 啓本申呈, 以達下情, 而慶尙之民, 室家相慶曰: "吾王之問民也? 庶幾得免疾苦歟?" 然其啓聞, 未蒙允下, 民之相慶者, 反以爲怨。 如是則不若不問之爲愈也。 其失信於民, 甚爲未便, 故臣等深爲殿下惜之。 古者不廢徙木之賞, 而取信於民。 伏望殿下虛心採納盧閈所申, 除新定貢賦之令, 依舊收貢, 則殿下示信於民也益著, 而民之仰信於殿下也益深矣。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26장 B면【국편영인본】 1책 221면
- 【분류】재정-공물(貢物)
태종 1년 (1401) 12월 20일
태종실록2권, 태종 1년 12월 20일 갑술 2/2 기사 / 1401년 명 건문(建文) 3년
사헌부에서 문민질고사 노한이 아뢴 대로 새로 정한 공부(貢賦)령을 없앨 것을 건의
국역
사헌부(司憲府)에서 상소하였다.
"신(信)이라는 것은 오상(五常)의 근원이요, 인군(人君)의 큰 덕입니다. 그러므로, 나라는 백성으로 보전되고 백성은 신(信)에서 보전된다고 하였습니다. 지난번에 전하께서 특별히 신(臣) 노한(盧閈)을 보내어 삼도(三道)의 민간 질고(民間疾苦)를 묻도록 하시고 명령하시기를, ‘큰 폐단·작은 폐단 할 것 없이 즉시 제거하여 민생을 위로하라.’ 하셨으니, 그 위임(委任)의 중함이 이와 같고, 주상(主上)께서 백성을 진념(軫念)하심이 지극히 깊고 간절하였습니다. 사신(使臣)이 가매, 삼도(三道)의 백성들이 바라기를 구름과 무지개같이 하였고, 경상도에 이르러 공부(貢賦)를 경정(更定)한 폐단을 갖추어 계본(啓本)으로 신정(申呈)하여 아래의 정상을 상달(上達)함에 미쳐서는, 경상도의 백성들이 집집마다 서로 경사로 여기어 말하기를, ‘우리 임금께서 백성들을 물으시니, 거의 질고(疾苦)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계문(啓聞)한 것이 윤허를 받지 못하매, 백성들이 서로 경하해 마지 않던 자가 도리어 원망하게 되니, 이와 같다면 묻지 않았던 것만 같지 못합니다. 백성들에게 실신(失信)한 것은 대단히 옳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신들은 깊이 전하를 위하여 애석하게 여깁니다. 옛적에 나무를 옮기는 상[徙木之賞]091) 을 폐하지 않아서 백성으로부터 신용을 받았으니, 엎드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허심(虛心)하게 노한(盧閈)의 아뢴 바를 채납(採納)하시어, 새로 정한 공부(貢賦)의 영(令)을 제거하시고 전(前)과 같이 수공(收貢)하시면, 전하께서 백성에게 신(信)을 보임이 더욱 나타나고, 백성들이 전하를 우러러 믿는 것이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26장 B면【국편영인본】 1책 221면
- 【분류】재정-공물(貢物)
- [註 091] 옛적에 나무를 옮기는 상[徙木之賞] : 중국 전국 시대(戰國時代) 진(秦)의 상앙(商鞅)이 정령(政令)을 내림에 앞서 백성이 이를 믿지 않을까 염려하여, 세 길이나 되는 나무를 남문(南門) 밖에 세우고 현상금을 걸어서 이를 북문(北門)에 옮겼다고 한 고사(故事).
원문
○司憲府上疏曰:
信者, 五常之源, 而人君之大德, 故曰國保於民, 民保於信。 頃者, 殿下特遣臣盧閈, 咨訪三道民間疾苦, 命之曰: "弊無大小, 隨卽除之, 以慰民生。" 其委任之重如此, 而上之軫念黎元也, 至深切矣。 使臣之往也, 三道之民, 望若雲霓, 及至慶尙, 具陳貢賦更定之弊, 啓本申呈, 以達下情, 而慶尙之民, 室家相慶曰: "吾王之問民也? 庶幾得免疾苦歟?" 然其啓聞, 未蒙允下, 民之相慶者, 反以爲怨。 如是則不若不問之爲愈也。 其失信於民, 甚爲未便, 故臣等深爲殿下惜之。 古者不廢徙木之賞, 而取信於民。 伏望殿下虛心採納盧閈所申, 除新定貢賦之令, 依舊收貢, 則殿下示信於民也益著, 而民之仰信於殿下也益深矣。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26장 B면【국편영인본】 1책 221면
- 【분류】재정-공물(貢物)
원본
태종 1년 (1401) 12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