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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2권, 태종 1년 12월 20일 갑술 1/2 기사 / 1401년 명 건문(建文) 3년

문민질고사 노한이 복명하자 실농한 농민들의 역을 면제하고 진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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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한(盧閈)이 복명(復命)하였다. 한(閈)이 아뢰기를,

"충청·경상·전라도는 수재(水災)·한재(旱災)와 이른 서리[早霜]로 말미암아 백성들의 기근(飢饉)이 심합니다. 경상도 안렴사(慶尙道按廉使) 안노생(安魯生)이 중국의 창고[囷廩] 제도를 모방하여, 주(州)·부(府)·군(郡)·현(縣)으로 하여금 모두 이를 짓도록 독촉하는데, 그 창고의 제도가 반드시 나무의 굴곡(屈曲)과 장단(長短)이 같은 것으로 하기 때문에 역역(力役)이 번다(煩多)하고 중(重)합니다. 그러므로, 가을[秋月]을 당하여 밀과 보리도 파종하지 못하고, 상수리 열매[橡實]도 주울 수 없어서, 민생(民生)의 어려움이 또한 심합니다. 또, 국가에서 전일(前日)에 포(布)를 바치던 백성에게 모두 미곡(米穀)으로 바치게 하니, 백성들이 10결(結)의 땅을 경작 하였으되, 손(損)이 8결에 이른 자가 많아서, 비록 손전(損田)에서는 수조(收租)하지 않기는 하나, 실전(實田) 2결의 소출을 가지고 납세(納稅)에 충당할 뿐이니, 어찌 먹을 곡식이 있겠습니까? 또, 국가에서 하도(下道)의 쌀을 육지로 운반하기 어렵기 때문에 바다로 수운(輸運)하고자 하여, 임정(林整)으로 도체찰사를 삼아 배 만드는 것을 감독하니, 주린 백성들이 두려워하기를 호랑이같이 하여 혹은 상수리 열매로 양식을 하며, 10월에 역사(役事)에 나가 물에서 나무를 운반하여 몸에는 전연 살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어떤 군인 한 사람이 오랫동안 물 가운데 서 있었기 때문에 허리 아래가 다 얼었으므로, 강변에 얼마 동안 누워 있었으나 거의 죽게 되었습니다. 어떤 중이 이를 보고 불쌍히 여기어 쌀미음[米湯]을 주었더니, 그 사람이 말하기를, ‘내가 이 물을 마시고 연명(連命)하여 다시 이 역사를 하란 말이냐?’ 하고, 땅바닥에 버리고 곧 물에 빠져 죽었다 합니다. 신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 이름을 알려고 하였으나, 알지 못하였습니다. 백성들의 곤고(困苦)가 이 지경에 이르렀사오니, 신은 생각건대, 삼가 예전 법을 지키어 민생(民生)을 편하게 하는 것만 같지 못할까 합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좋은 법을 세우려고 하는데 백성의 원망이 이와 같으니, 이것이 무슨 법이냐? 내가 다 파하고자 한다."

하고, 임금이 또 탄식하기를,

"만일 그렇다면 내가 걸(桀)·주(紂)가 되겠구나!"

하고, 또 묻기를,

"지금 백성으로 하여금 포공(布貢)을 바치게 하면, 백성들이 모두 기뻐하겠는가? 또한 제때에 바칠 수 있겠는가?"

하였다. 한(閈)이 아뢰기를,

"백성들이 포공(布貢)을 바치려고 하는 것이 대한(大旱)에 비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날짜를 정하여 바치게 하면 백성들이 모두 기뻐서 따를 것입니다."

하였다. 임금이 지신사(知申事) 박석명(朴錫命)을 시켜 의정부(議政府)에 전지(傳旨) 하였다.

"완전히 실농(失農)한 군현(郡縣)의 백성은 배 만드는 역사에 이바지하지 말게 하고, 창고를 열어서 진휼(賑恤)하여 굶어 죽지 않게 하라."

원문

○甲戌/盧閈復命。 閈啓曰: "忠淸、慶尙、全羅道, 因水旱早霜, 民飢甚矣。 慶尙道按廉安魯生, 倣中國囷廩之制, 督令州府郡縣皆造焉。 囷廩之制, 必以木之屈曲長短同者爲之, 而力役煩重, 故當秋月不得種麰麥拾橡實, 民生之艱又甚矣。 且國家令前日貢布之民, 皆納米穀, 民耕十結而損至八結者多矣。 雖不收租於損田, 然實田二結之出, 僅足以納稅而已, 安有所食之穀乎? 又國家因下道之米陸轉之難, 欲令海運, 以林整爲都體察使, 監督造船, 飢民畏之如虎, 或以橡實爲糧, 十月赴役, 水運其木, 身無完膚。 有一軍人, 久立水中, 腰下皆凍, 臥江邊移時, 濱於死。 有一僧見而憐之, 給以米湯, 其人曰: ‘吾飮此水連命, 復爲此役乎!’ 擲地不飮, 卽入水而死。 臣聞其死而求其名不得。 民之困苦, 至於若是, 臣以爲莫若謹守古法, 以安民生。" 上曰: "欲立良法, 而民之怨咨若此, 是何法耶? 予欲盡罷之。" 上又嘆曰: "若然則予爲桀、紂也。" 又問曰: "今令民納布貢, 則民皆喜乎? 亦可得及時而納之乎?" 閈啓曰: "民之欲納布貢, 若大旱之望雨也。 使定日納之, 民皆悅而從之矣。" 上令知申事朴錫命, 傳旨議政府曰: "全失農郡縣之民, 毋使供造船之役, 發倉以賑, 勿令飢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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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2권, 태종 1년 12월 20일 갑술 1/2 기사 / 1401년 명 건문(建文) 3년

문민질고사 노한이 복명하자 실농한 농민들의 역을 면제하고 진휼하다

국역

노한(盧閈)이 복명(復命)하였다. 한(閈)이 아뢰기를,

"충청·경상·전라도는 수재(水災)·한재(旱災)와 이른 서리[早霜]로 말미암아 백성들의 기근(飢饉)이 심합니다. 경상도 안렴사(慶尙道按廉使) 안노생(安魯生)이 중국의 창고[囷廩] 제도를 모방하여, 주(州)·부(府)·군(郡)·현(縣)으로 하여금 모두 이를 짓도록 독촉하는데, 그 창고의 제도가 반드시 나무의 굴곡(屈曲)과 장단(長短)이 같은 것으로 하기 때문에 역역(力役)이 번다(煩多)하고 중(重)합니다. 그러므로, 가을[秋月]을 당하여 밀과 보리도 파종하지 못하고, 상수리 열매[橡實]도 주울 수 없어서, 민생(民生)의 어려움이 또한 심합니다. 또, 국가에서 전일(前日)에 포(布)를 바치던 백성에게 모두 미곡(米穀)으로 바치게 하니, 백성들이 10결(結)의 땅을 경작 하였으되, 손(損)이 8결에 이른 자가 많아서, 비록 손전(損田)에서는 수조(收租)하지 않기는 하나, 실전(實田) 2결의 소출을 가지고 납세(納稅)에 충당할 뿐이니, 어찌 먹을 곡식이 있겠습니까? 또, 국가에서 하도(下道)의 쌀을 육지로 운반하기 어렵기 때문에 바다로 수운(輸運)하고자 하여, 임정(林整)으로 도체찰사를 삼아 배 만드는 것을 감독하니, 주린 백성들이 두려워하기를 호랑이같이 하여 혹은 상수리 열매로 양식을 하며, 10월에 역사(役事)에 나가 물에서 나무를 운반하여 몸에는 전연 살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어떤 군인 한 사람이 오랫동안 물 가운데 서 있었기 때문에 허리 아래가 다 얼었으므로, 강변에 얼마 동안 누워 있었으나 거의 죽게 되었습니다. 어떤 중이 이를 보고 불쌍히 여기어 쌀미음[米湯]을 주었더니, 그 사람이 말하기를, ‘내가 이 물을 마시고 연명(連命)하여 다시 이 역사를 하란 말이냐?’ 하고, 땅바닥에 버리고 곧 물에 빠져 죽었다 합니다. 신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 이름을 알려고 하였으나, 알지 못하였습니다. 백성들의 곤고(困苦)가 이 지경에 이르렀사오니, 신은 생각건대, 삼가 예전 법을 지키어 민생(民生)을 편하게 하는 것만 같지 못할까 합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좋은 법을 세우려고 하는데 백성의 원망이 이와 같으니, 이것이 무슨 법이냐? 내가 다 파하고자 한다."

하고, 임금이 또 탄식하기를,

"만일 그렇다면 내가 걸(桀)·주(紂)가 되겠구나!"

하고, 또 묻기를,

"지금 백성으로 하여금 포공(布貢)을 바치게 하면, 백성들이 모두 기뻐하겠는가? 또한 제때에 바칠 수 있겠는가?"

하였다. 한(閈)이 아뢰기를,

"백성들이 포공(布貢)을 바치려고 하는 것이 대한(大旱)에 비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날짜를 정하여 바치게 하면 백성들이 모두 기뻐서 따를 것입니다."

하였다. 임금이 지신사(知申事) 박석명(朴錫命)을 시켜 의정부(議政府)에 전지(傳旨) 하였다.

"완전히 실농(失農)한 군현(郡縣)의 백성은 배 만드는 역사에 이바지하지 말게 하고, 창고를 열어서 진휼(賑恤)하여 굶어 죽지 않게 하라."

원문

○甲戌/盧閈復命。 閈啓曰: "忠淸、慶尙、全羅道, 因水旱早霜, 民飢甚矣。 慶尙道按廉安魯生, 倣中國囷廩之制, 督令州府郡縣皆造焉。 囷廩之制, 必以木之屈曲長短同者爲之, 而力役煩重, 故當秋月不得種麰麥拾橡實, 民生之艱又甚矣。 且國家令前日貢布之民, 皆納米穀, 民耕十結而損至八結者多矣。 雖不收租於損田, 然實田二結之出, 僅足以納稅而已, 安有所食之穀乎? 又國家因下道之米陸轉之難, 欲令海運, 以林整爲都體察使, 監督造船, 飢民畏之如虎, 或以橡實爲糧, 十月赴役, 水運其木, 身無完膚。 有一軍人, 久立水中, 腰下皆凍, 臥江邊移時, 濱於死。 有一僧見而憐之, 給以米湯, 其人曰: ‘吾飮此水連命, 復爲此役乎!’ 擲地不飮, 卽入水而死。 臣聞其死而求其名不得。 民之困苦, 至於若是, 臣以爲莫若謹守古法, 以安民生。" 上曰: "欲立良法, 而民之怨咨若此, 是何法耶? 予欲盡罷之。" 上又嘆曰: "若然則予爲桀、紂也。" 又問曰: "今令民納布貢, 則民皆喜乎? 亦可得及時而納之乎?" 閈啓曰: "民之欲納布貢, 若大旱之望雨也。 使定日納之, 民皆悅而從之矣。" 上令知申事朴錫命, 傳旨議政府曰: "全失農郡縣之民, 毋使供造船之役, 發倉以賑, 勿令飢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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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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