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1권, 태종 1년 윤3월 23일 임자 1/2 기사 / 1401년 명 건문(建文) 3년
경연에서 불교 폐지론 등에 관해서 논하다
국역
경연(經筵)에 나아가 《대학연의(大學衍義)》를 강(講)하다가, 배연령(裵延齡)047) 이 탁지(度支)048) 가 되었을 때의 일에 이르러서, 임금이 말하기를,
"일찍이 들으니, 사복시(司僕寺)에 신참(新參)의 말값[馬價]을 바치는 법이 있다는데, 있는가?"
하니, 시독관(侍讀官) 등이 대답하기를,
"있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처음에 이 법을 세운 것은 무슨 까닭인가?"
하니, 대답하기를,
"예전에 참외관(參外官)은 말을 타지 못하고, 배참(拜參)하여 말을 준 연후에야 탈 수 있었기 때문에, 그 값을 바치는 것입니다. 지금은 말을 주[賜馬]는 법은 없어지고 값을 바치[納價]는 법은 그대로 있는 것입니다."
임금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말을 주고 그 값을 바치게 하는 것도 틀린 일인데, 하물며, 말을 주지 않고 값을 바치게 하는 것이겠는가? 의정부(議政府)에 내리어 없애도록 하라."
하였다. 《대학(大學)》의 생재(生財) 일절(一節)을 강(講)하다가, 임금이 말하기를,
"예전의 백성은 사(士)·농(農)·공(工)·상(商)뿐이었지?"
하니, 사관(史官) 민인생(閔麟生)이 나아가서 말하기를,
"지금은 유수(遊手)는 많고, 재물을 만들어내는 백성은 적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그렇다. 유수가 참 많다."
하니, 인생이 말하기를,
"유수(遊手)는 이단(異端)과 같이 많은 것이 없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헌부(憲府)에서도 또한 오교(五敎)·양종(兩宗)의 명리(名利)의 중[僧]을 파(罷)하고, 사사(寺社)·토전(土田)·장획(臧獲)049) 은 모조리 공가(公家)에 붙이고, 오직 산문(山門)의 도승(道僧)에게 맡겨두기를 청하였는데, 나도 역시 그 불가(不可)함을 알고 꼭 파하려고 하나, 태상왕(太上王)께서 바야흐로 불사(佛事)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차마 갑자기 혁파하지를 못한다."
하고, 또,
"예전에 불씨가 어느 시대에 처음으로 일어났으며, 부처를 좋아한 것은 어느 시대이며, 부처를 배척한 것은 어느 시대인가?"
하였다. 시독(侍讀) 김과(金科)가 역대(歷代)의 부처를 좋아하였으나 마침내 패망하고, 부처를 배척하였어도 마침내 잘 다스린 것을 명확히 아뢰기를, 《통감(通鑑)》에 실려 있는 것과 같이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헌부(憲府)의 소장(疏狀) 가운데에도 또한 이 말을 썼는데, 반드시 유관(柳觀)의 말일 것이다."
하였다. 유창(劉敞)이 말하기를,
"불씨의 화복(禍福)의 설(說)은 허탄(虛誕)하여 믿을 수가 없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그렇다."
하였다. 강(講)이 끝나매, 강관(講官)에게 궁온(宮醞)을 내려 주었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01면
- 【분류】역사-편사(編史) / 신분-신분변동(身分變動) / 왕실-국왕(國王) / 왕실-경연(經筵) / 사상-불교(佛敎) / 교통-육운(陸運) /
원문
○壬子/御經筵, 講《大學衍義》。 至裵延齡爲度支時事, 上曰: "曾聞司僕寺, 有納新參馬價之法, 有諸?" 侍讀官等對曰: "有。" 上曰: "初立此法, 何也?" 對曰: "昔者參外官不得騎馬, 及拜參馬, 然後得騎, 故納其價。 今賜馬之法廢, 而納價之法, 猶在也。" 上笑曰: "賜馬而納其價, 已非矣, 況不賜馬而納價乎!" 下議政府除之。 至講《大學》生財一節, 上曰: "古之爲民, 士農工商而已。" 史官閔麟生進曰: "今也遊手之徒多, 而生財之民少矣。" 上曰: "然。 遊手之徒, 信多矣。" 麟生曰: "遊手之徒, 莫異端若也。" 上笑曰: "憲府亦請罷五敎兩宗名利之僧。 其寺社、土田、臧獲, 盡屬于公, 唯任置山門道僧。 予亦知其不可, 而切欲罷之, 以太上方好佛事, 故不忍遽革。" 又曰: "昔者佛氏, 始興於何代, 好佛者何代, 斥佛者何代?" 侍讀金科明陳歷代好佛, 終以致敗, 斥佛終以善治, 具如《通鑑》所載, 上曰: "憲府狀中, 亦用是語, 必是柳觀之辭也。" 劉敞曰: "佛氏禍福之說, 虛誕不足信也。" 上曰: "然。" 講畢, 賜講官宮醞。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01면
- 【분류】역사-편사(編史) / 신분-신분변동(身分變動) / 왕실-국왕(國王) / 왕실-경연(經筵) / 사상-불교(佛敎) / 교통-육운(陸運) /
태종 1년 (1401) 윤3월 23일
국역
경연(經筵)에 나아가 《대학연의(大學衍義)》를 강(講)하다가, 배연령(裵延齡)047) 이 탁지(度支)048) 가 되었을 때의 일에 이르러서, 임금이 말하기를,
"일찍이 들으니, 사복시(司僕寺)에 신참(新參)의 말값[馬價]을 바치는 법이 있다는데, 있는가?"
하니, 시독관(侍讀官) 등이 대답하기를,
"있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처음에 이 법을 세운 것은 무슨 까닭인가?"
하니, 대답하기를,
"예전에 참외관(參外官)은 말을 타지 못하고, 배참(拜參)하여 말을 준 연후에야 탈 수 있었기 때문에, 그 값을 바치는 것입니다. 지금은 말을 주[賜馬]는 법은 없어지고 값을 바치[納價]는 법은 그대로 있는 것입니다."
임금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말을 주고 그 값을 바치게 하는 것도 틀린 일인데, 하물며, 말을 주지 않고 값을 바치게 하는 것이겠는가? 의정부(議政府)에 내리어 없애도록 하라."
하였다. 《대학(大學)》의 생재(生財) 일절(一節)을 강(講)하다가, 임금이 말하기를,
"예전의 백성은 사(士)·농(農)·공(工)·상(商)뿐이었지?"
하니, 사관(史官) 민인생(閔麟生)이 나아가서 말하기를,
"지금은 유수(遊手)는 많고, 재물을 만들어내는 백성은 적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그렇다. 유수가 참 많다."
하니, 인생이 말하기를,
"유수(遊手)는 이단(異端)과 같이 많은 것이 없습니다."
하였다. 임금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헌부(憲府)에서도 또한 오교(五敎)·양종(兩宗)의 명리(名利)의 중[僧]을 파(罷)하고, 사사(寺社)·토전(土田)·장획(臧獲)049) 은 모조리 공가(公家)에 붙이고, 오직 산문(山門)의 도승(道僧)에게 맡겨두기를 청하였는데, 나도 역시 그 불가(不可)함을 알고 꼭 파하려고 하나, 태상왕(太上王)께서 바야흐로 불사(佛事)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차마 갑자기 혁파하지를 못한다."
하고, 또,
"예전에 불씨가 어느 시대에 처음으로 일어났으며, 부처를 좋아한 것은 어느 시대이며, 부처를 배척한 것은 어느 시대인가?"
하였다. 시독(侍讀) 김과(金科)가 역대(歷代)의 부처를 좋아하였으나 마침내 패망하고, 부처를 배척하였어도 마침내 잘 다스린 것을 명확히 아뢰기를, 《통감(通鑑)》에 실려 있는 것과 같이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헌부(憲府)의 소장(疏狀) 가운데에도 또한 이 말을 썼는데, 반드시 유관(柳觀)의 말일 것이다."
하였다. 유창(劉敞)이 말하기를,
"불씨의 화복(禍福)의 설(說)은 허탄(虛誕)하여 믿을 수가 없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그렇다."
하였다. 강(講)이 끝나매, 강관(講官)에게 궁온(宮醞)을 내려 주었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01면
- 【분류】역사-편사(編史) / 신분-신분변동(身分變動) / 왕실-국왕(國王) / 왕실-경연(經筵) / 사상-불교(佛敎) / 교통-육운(陸運) /
원문
○壬子/御經筵, 講《大學衍義》。 至裵延齡爲度支時事, 上曰: "曾聞司僕寺, 有納新參馬價之法, 有諸?" 侍讀官等對曰: "有。" 上曰: "初立此法, 何也?" 對曰: "昔者參外官不得騎馬, 及拜參馬, 然後得騎, 故納其價。 今賜馬之法廢, 而納價之法, 猶在也。" 上笑曰: "賜馬而納其價, 已非矣, 況不賜馬而納價乎!" 下議政府除之。 至講《大學》生財一節, 上曰: "古之爲民, 士農工商而已。" 史官閔麟生進曰: "今也遊手之徒多, 而生財之民少矣。" 上曰: "然。 遊手之徒, 信多矣。" 麟生曰: "遊手之徒, 莫異端若也。" 上笑曰: "憲府亦請罷五敎兩宗名利之僧。 其寺社、土田、臧獲, 盡屬于公, 唯任置山門道僧。 予亦知其不可, 而切欲罷之, 以太上方好佛事, 故不忍遽革。" 又曰: "昔者佛氏, 始興於何代, 好佛者何代, 斥佛者何代?" 侍讀金科明陳歷代好佛, 終以致敗, 斥佛終以善治, 具如《通鑑》所載, 上曰: "憲府狀中, 亦用是語, 必是柳觀之辭也。" 劉敞曰: "佛氏禍福之說, 虛誕不足信也。" 上曰: "然。" 講畢, 賜講官宮醞。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23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01면
- 【분류】역사-편사(編史) / 신분-신분변동(身分變動) / 왕실-국왕(國王) / 왕실-경연(經筵) / 사상-불교(佛敎) / 교통-육운(陸運) /
원본
태종 1년 (1401) 윤3월 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