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1권, 태종 1년 윤3월 17일 병오 1/1 기사 / 1401년 명 건문(建文) 3년
문하부 낭사의 건의로 고묘(告廟)의 일정을 축소하다
국역
문하부(門下府) 낭사(郞舍)가 소(疏)를 올려, 종묘에 고[告廟]하고 환가(還駕)할 때에는 마땅히 정로(正路)로 가서 하룻밤 자고 돌아올 것을 청하였다. 소(疏)에 말하기를,
"신 등이 예조(禮曹)에서 올린 신도(新都)에 왕반(往返)하는 도차(道次)를 보니, 처음에는 하룻밤 자고 가고, 돌아올 때에는 반드시 나흘을 경과하게 되어 있습니다. 신 등은 생각하옵건대, 바야흐로 이처럼 농사가 한창 바쁜 때에 반드시 신도에 행차하려고 하는 것은 진실로 고묘(告廟)의 예(禮)를 늦출 수 없기 때문이요, 놀며 구경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많은 백관(百官)과 만기(萬騎)로 인하여, 비록 찰방(察訪)의 금(禁)하는 바가 있다 하더라도, 화곡(禾穀)을 짓밟고, 인심(人心)을 소요(搔擾)하게 될 폐단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어찌 바른 길[正道]을 놓고 장단(長湍)의 멀고 험한 길을 취(取)할 것입니까? 설사 우도(右道)의 백성만이 편벽되게 공억(供億)의 수고로움을 받게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좌도(左道)로 하여금 공억의 비용을 보조하게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또 예(禮)에, 치재(致齋)하는 날에 형벌하여 죽이지 않고, 풍악을 듣지 아니하는 것은, 재계를 정성스러이 하자는 것이요, 제사를 행한 뒤에 또 반드시 복(福)을 사흘 동안을 받는 것은, 신명(神明)이 내린 복(福)을 굳게 하자는 것입니다. 원컨대 전하께서는 왕반(往返)할 즈음에 마땅히 모두 재명(齋明)하고 대월(對越)하여 혹시라도 편안히 놀지 마시고, 인하여 대소 군관(大小軍官)에게 명하여 매[鷹]와 개[犬]를 놓아 사냥하지 못하게 하되, 만일 금법(禁法)을 범(犯)하는 자가 있으면, 헌사(憲司)에서 엄히 다스리게 하고, 임진(臨津)의 직로(直路)를 따라 돌아오시면, 위로는 조종(祖宗)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고, 아래로는 생민(生民)의 폐단을 덜 수 있을 것입니다. 하물며, 지금 안으로는 재이(災異)의 꾸지람이 있고, 밖으로는 해구(海寇)의 경계가 있사오니, 더욱 오래 순행(巡幸)할 수가 없습니다."
하여, 그대로 따른 것이었다.
원문
○丙午/門下府郞舍疏請告廟還駕之時, 當從正路, 一宿而還。 疏曰:
臣等伏準禮曹呈: "新都往返道次, 始也一宿而往, 旋軫之時, 必經四日。" 臣等以爲方此盛農之時, 必欲幸新都者, 誠以告廟之禮, 不可緩爾, 非欲因以爲游觀也。 今以百官之衆、萬騎之多, 雖有察訪之禁, 未免有踐齕禾穀, 搔擾人心之弊矣。 豈可捨正路, 而取長湍迂險之地哉? 設謂右道之民, 不可偏受供億之勞, 則不若使左道, 助其供億之費之爲便也。 且禮, 致齋之日, 不刑殺、不聽樂者, 所以致其齋也; 行祭之後, 又必受釐三日者, 所以凝神降之福也。 願殿下, 於往返之際, 宜皆齋明對越, 毋或逸豫, 仍命大小軍官, 毋得飛放鷹犬, 馳騁田獵, 如有犯禁者, 憲司痛理, 從臨津直道以還, 則可以上慰祖宗之心, 下除生民之弊矣。 況今內有災異之譴, 外有海寇之警, 尤不可久於巡幸也。
從之。
태종 1년 (1401) 윤3월 17일
국역
문하부(門下府) 낭사(郞舍)가 소(疏)를 올려, 종묘에 고[告廟]하고 환가(還駕)할 때에는 마땅히 정로(正路)로 가서 하룻밤 자고 돌아올 것을 청하였다. 소(疏)에 말하기를,
"신 등이 예조(禮曹)에서 올린 신도(新都)에 왕반(往返)하는 도차(道次)를 보니, 처음에는 하룻밤 자고 가고, 돌아올 때에는 반드시 나흘을 경과하게 되어 있습니다. 신 등은 생각하옵건대, 바야흐로 이처럼 농사가 한창 바쁜 때에 반드시 신도에 행차하려고 하는 것은 진실로 고묘(告廟)의 예(禮)를 늦출 수 없기 때문이요, 놀며 구경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많은 백관(百官)과 만기(萬騎)로 인하여, 비록 찰방(察訪)의 금(禁)하는 바가 있다 하더라도, 화곡(禾穀)을 짓밟고, 인심(人心)을 소요(搔擾)하게 될 폐단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어찌 바른 길[正道]을 놓고 장단(長湍)의 멀고 험한 길을 취(取)할 것입니까? 설사 우도(右道)의 백성만이 편벽되게 공억(供億)의 수고로움을 받게 할 수 없다고 한다면, 좌도(左道)로 하여금 공억의 비용을 보조하게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또 예(禮)에, 치재(致齋)하는 날에 형벌하여 죽이지 않고, 풍악을 듣지 아니하는 것은, 재계를 정성스러이 하자는 것이요, 제사를 행한 뒤에 또 반드시 복(福)을 사흘 동안을 받는 것은, 신명(神明)이 내린 복(福)을 굳게 하자는 것입니다. 원컨대 전하께서는 왕반(往返)할 즈음에 마땅히 모두 재명(齋明)하고 대월(對越)하여 혹시라도 편안히 놀지 마시고, 인하여 대소 군관(大小軍官)에게 명하여 매[鷹]와 개[犬]를 놓아 사냥하지 못하게 하되, 만일 금법(禁法)을 범(犯)하는 자가 있으면, 헌사(憲司)에서 엄히 다스리게 하고, 임진(臨津)의 직로(直路)를 따라 돌아오시면, 위로는 조종(祖宗)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고, 아래로는 생민(生民)의 폐단을 덜 수 있을 것입니다. 하물며, 지금 안으로는 재이(災異)의 꾸지람이 있고, 밖으로는 해구(海寇)의 경계가 있사오니, 더욱 오래 순행(巡幸)할 수가 없습니다."
하여, 그대로 따른 것이었다.
원문
○丙午/門下府郞舍疏請告廟還駕之時, 當從正路, 一宿而還。 疏曰:
臣等伏準禮曹呈: "新都往返道次, 始也一宿而往, 旋軫之時, 必經四日。" 臣等以爲方此盛農之時, 必欲幸新都者, 誠以告廟之禮, 不可緩爾, 非欲因以爲游觀也。 今以百官之衆、萬騎之多, 雖有察訪之禁, 未免有踐齕禾穀, 搔擾人心之弊矣。 豈可捨正路, 而取長湍迂險之地哉? 設謂右道之民, 不可偏受供億之勞, 則不若使左道, 助其供億之費之爲便也。 且禮, 致齋之日, 不刑殺、不聽樂者, 所以致其齋也; 行祭之後, 又必受釐三日者, 所以凝神降之福也。 願殿下, 於往返之際, 宜皆齋明對越, 毋或逸豫, 仍命大小軍官, 毋得飛放鷹犬, 馳騁田獵, 如有犯禁者, 憲司痛理, 從臨津直道以還, 則可以上慰祖宗之心, 下除生民之弊矣。 況今內有災異之譴, 外有海寇之警, 尤不可久於巡幸也。
從之。
원본
태종 1년 (1401) 윤3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