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실록 1권, 총서 133번째기사
공양왕이 태조의 집에 가서 위문하다. 조인옥 등 52명이 태조를 추대하기로 결정하다
6월, 공양왕이 태조의 사제(私第)에 거둥하여 병을 위문하였다. 남은(南誾)이 위화도(威化島)에서 군사를 돌이킨 때로부터 조인옥(趙仁沃) 등과 더불어 비밀히 태조를 추대하기로 의논하였는데, 돌아온 후에 전하(殿下)에게 알리니, 전하가 말하기를,
"이것은 대사(大事)이니 경솔히 말할 수 없다."
하였다. 이때 여러 사람들의 마음이 다투어 서로 추대하려고 하여, 혹은 빽빽하게 모인 많은 사람이 있는 중에서 공공연하게 말하기를,
"천명(天命)과 인심(人心)이 이미 소속된 데가 있는데, 어찌 빨리 왕위에 오르기를 권고하지 않습니까?"
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전하가 이에 남은과 더불어 계책을 정했는데, 남은이 비밀히 평소부터 서로 진심으로 붙좇은 조준·정도전·조인옥·조박(趙璞) 등 52인과 더불어 태조를 추대하기를 모의했지만, 그러나, 태조의 진노(震怒)를 두려워하여 감히 고하지 못하였다. 전하가 들어가서 강비(康妃)에게 고하여 태조에게 전달되도록 하였으나, 강비도 또한 감히 고하지 못하였다. 전하가 나가서 남은 등에게 일렀다.
"마땅히 즉시 의식(儀式)을 갖추어 왕위에 오르심을 권고해야 될 것이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36장 B면【국편영인본】 1책 18면
- 【분류】인물(人物) / 역사(歷史) / 왕실(王室) / 변란(變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