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실록 1권, 총서 53번째기사
태조가 화살 한 개로 노루 두 마리를 사냥하다
태조가 일찍이 홍원(洪原)의 조포산(照浦山)에서 사냥을 하는데, 노루 세 마리가 떼를 지어 나오는지라, 태조가 말을 달려 쏘아 먼저 한 마리의 노루를 쏘아 죽이니, 두 마리의 노루가 모두 달아나므로 또 이를 쏘니, 화살 한 개 쏜 것이 두 마리를 꿰뚫고 화살이 풀명자나무[槎]에 꽂혔다. 이원경(李原景)이 그 화살을 뽑아 가지고 이르니, 태조가 말하기를,
"그대는 어찌 더디게 오는가."
하니, 원경이 말하기를,
"화살이 나무에 깊이 꽂혀서 쉽사리 뽑을 수 없었습니다."
하였다. 태조가 웃으며 말하기를,
"가령 세 마리의 노루라 할지라도 그대의 화살 힘으로도 충분히 관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라고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12장 A면【국편영인본】 1책 6면
- 【분류】인물(人物) / 왕실(王室) / 역사(歷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