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실록 1권, 총서 31번째기사
태조가 용맹스럽게 멧돼지·범 등을 사냥하다
태조가 소시(少時)에 산기슭에서 사냥을 하다가 멧돼지 한 마리를 쫓아 화살을 시위에 대어 쏘려고 했으나, 갑자기 백 길[仞]의 낭떠러지에 다다르니, 그 사이가 능히 한 자[尺]도 되지 않았다. 태조는 말 뒤로 몸을 빼어 섰고, 멧돼지와 말은 모두 낭떠러지 밑으로 떨어졌다. 어느 사람이 고(告)하기를,
"큰 범[虎]이 아무 숲속에 있습니다."
하니, 태조는 활과 화살을 쥐고, 또 화살 한 개는 허리 사이에 꽂고 가서 숲 뒤의 고개에 오르고, 사람을 시켜 아래에서 몰이하게 하였다. 태조가 갑자기 보니, 범이 자기 곁에 있는데 매우 가까운지라, 즉시 말을 달려서 피하였다. 범이 태조를 쫓아와서 말 궁둥이에 올라 움켜채려고 하므로, 태조가 오른손으로 휘둘러 이를 치니, 범은 고개를 쳐들고 거꾸러져 일어나지 못하는지라, 태조가 말을 돌이켜서 이를 쏘아 죽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5장 B면【국편영인본】 1책 3면
- 【분류】인물(人物) / 역사(歷史) / 왕실(王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