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 대왕 빈전 고문
빈전 고문(嬪殿告文)에 이르기를,
"아! 나 소자(小子)는 전일의 하교를 공경히 받들어 공제(公除)의 기한을 기다리지 않고 천토(天討)를 행하여 죄인을 알아냈습니다. 이덕사(李德師)·이일화(李一和)·유한신(柳翰申)으로 말하면 차례로 상소하여 흉언(凶言)·역설(逆說)로 우리 대의(大義)를 몰락시키고 무언(誣言)이 선왕(先王)에게까지 미쳤습니다. 박상로(朴相老)로 말하면 흉도(凶徒)를 모아 흉소(凶疏)를 모의하던 날에 낭자하게 수작한 것이 불측(不測)하고 부도(不道)하며 이천해(李天海)·신치운(申致雲)과 같은 뱃속인데, 감히 말을 다하여 우리 선령(先靈)의 지극히 자애로우신 인덕(仁德)에 걱정을 끼칠 수 없습니다. 조재한(趙載翰)으로 말하면 화심(禍心)을 품고 스스로 와굴(窩窟)을 만들어 박상로의 흉언에 화응(和應)하고 역적들의 흉소를 주장하며 귀역(鬼蜮)과 체결하여 조정을 엿보았는데, 힐문(詰問)한 뒤에 정절(情節)이 다 드러났으니, 훈척(勳戚)이라 하여 용서하려 하더라도 왕법(王法)을 어찌합니까? 이범제(李範濟)·이동양(李東讓)으로 말하면 본디 효경(梟獍) 같은 무리로서 조재한·박상로의 무리에 붙어 흉소에는 앞장서고 흉언은 귀로 들었는데, 주무(綢繆)한 정성을 또한 다 자복(自服)하였습니다. 아! 소자가 거상(居喪)하여 상복을 입고서 죄수를 신문하는 것은 우리 선왕의 뜻을 밝히고 우리 선왕의 의리를 나타내서 우리 선왕의 영(靈)을 위로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래서 역적들의 죄를 바루게 하여 이덕사·박상로는 대역 부도(大逆不道)로 처형하고, 이일화·유한신·조재한은 무상 부도(誣上不道)로 처형하고 이범제·이동양은 모두 지정(知情)으로 처형되거나 장폐(杖斃)되었고, 그 나머지 관련된 자는 차례로 구핵(究覈)하였습니다. 아! 선왕의 유의(遺意)를 받들어 선왕의 죄인을 쳤으니, 이제부터 앞으로는 소자가 선왕의 지사(志事)를 저버리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전(常奠)에 따라 고하는 의례를 올립니다."
하였다. 금상(今上)의 어제(御製)이다. 【금상 즉위 초년 병신(丙申) 4월 초6일 정미(丁未)이다.】
- 【태백산사고본】 83책 127권 75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543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殯殿告文曰:
嗚呼! 肆予小子, 祗承疇昔之敎, 不待公除之限, 天討方行, 罪人斯得。 若德師、一和、翰申則次第投疏, 凶言逆說, 淪我大義, 誣及先王。 若相老則聚會凶徒, 謀議凶疏之日, 爛漫酬酢者, 叵測不道, 與天海、致雲同一腸肚, 而不敢畢說, 以慼我先靈止慈之仁。 若載翰則包藏禍心, 自作窩窟, 和應相老之凶言, 主張諸賊之凶疏, 締結鬼蜮, 凱覦朝廷, 盤問之後, 情節畢露, 雖欲以勳戚曲貸, 奈王章何? 若範濟、東讓則本以梟獍之徒, 附於翰、老之輩, 凶疏則首倡, 凶言則耳聞, 綢繆之狀, 亦皆自服。 嗚呼! 小子在疚, 縗麻訊囚, 所以明我先王之志, 闡我先王之義, 而用慰我先王之靈也。 肆正諸賊之罪, 德師、相老以大逆不道正法, 一和、翰申、載翰以誣上不道正法, 範濟、東讓俱以知情、或伏法、或杖斃, 其餘干連, 次第究覈。 嗚呼! 奉先王之遺意, 討先王之罪人, 毋今以往, 小子其可以不負先王之志事也耶。 玆因常奠, 庸申告儀。
今上御製。 【今上卽位初年丙申四月初六日丁未】 。
- 【태백산사고본】 83책 127권 75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543면
- 【분류】왕실-국왕(國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