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생기(省牲器)

제향(祭享) 전 1일 미시(未時) 후 2각(刻)에 종묘령(宗廟令)이 그 소속을 거느리고 종묘의 안팎을 소제하고, 집사자(執事者)가 제기(祭器)를 들여와서 자리에 진설하고 수건[巾]과 덮개[蓋]를 얹어 놓기를 진설(陳設)하는 의식과 같이 한다.

미시 후 3각에 종헌관 이하 마땅히 생기(牲器)를 살펴야 될 사람은 모두 상복(常服) 차림으로 동문(東門) 밖에 나아간다. 집례자 알자·찬자·찬인을 거느리고 먼저 묘정(廟庭)에 들어가고, 장생령이 생을 끌고 자리로 나아가면, 찬인이 감찰을 인도하여 동계[阼階]로 해서 올라가, 위에서부터 소제(掃除)해 내려와 악현(樂懸) 아래에서 끝내고 제자리로 돌아간다. 알자가 종헌관을 인도하고, 【만약 영의정이 아헌(亞獻)이 되면, 아헌관이 생기(牲器)를 살핀다. 】 찬인(贊引)이 감찰을 인도하여 동계로 해서 올라가 깨끗이 씻고 닦았는가를 살피는데, 집사자가 모두 멱(羃)을 들고 깨끗함을 고(告)한 뒤에, 인도하여 내려와서 성생위(省牲位)로 나아가서 남향하여 선다. 장생령이 조금 앞으로 나와서 말하기를,

"생(牲)을 살피기를 청합니다."

하고, 물러나서 제자리로 돌아간다. 종헌관이 생을 살피는데, 장생령이 또 앞으로 나와서 손을 들고 말하기를,

"돈(腯)"

하고, 제자리로 돌아가면, 여러 대축(大祝)이 각기 생(牲)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서향하여 손을 들고 말하기를,

"충(充)"

하고는, 모두 제자리로 돌아간다. 여러 대축(大祝)이 장생령(掌牲令)과 더불어 차례로 생을 끌고 주방(廚房)으로 나아가서 전사관(典祀官)에게 준다. 알자가 종헌관을 인도하여 주방(廚房)으로 나아가서 솥[鼎]과 가마[鑊]를 살피고, 깨끗이 씻었는가를 거듭 살펴보며, 명수(明水)와 불[火] 가져오는 것을 감독한다.【물은 음감(陰鑑)에서 취하고, 불은 양수(陽燧)에서 취하는데, 음감을 졸지에 준비하지 못하면, 정수(井水)²⁰⁵⁾ 로써 이를 대신한다. 불은 때는 데 쓰고, 물은 준(尊)에 담는다. 】 찬인이 감찰을 인도하여 주방에 나아가서 제찬(祭饌) 담은 그릇을 살피고, 이를 마치면 각기 재소(齋所)로 돌아간다.

신시(申時) 1각(刻)에 전사관이 재인(宰人)을 거느리고 난도(鑾刀)로써 생(牲)을 잡으면, 축사(祝史)가 반(槃)으로 모(毛)·혈(血)을 취하고, 또 간(肝)과 율료(膟膋)를 취하여 등(㽅)에 담아서 각기 찬소(饌所)에 두고, 드디어 생을 삶는다. 【가죽째 삶아 익힌다. 간(肝)은 울창(鬱鬯)에 씻고, 율료(膟膋)는 창자[腸] 사이의 기름[脂]인데, 매 실(室)마다 간(肝)·요(膋)가 함께 한 등(㽅)이요, 모(毛)·혈(血)이 함께 한 반(槃)이다. 그 나머지의 모혈(毛血)은 깨끗한 그릇에 담아 두었다가, 제사가 끝나면 묻는다. 】 종묘령이 그 소속을 거느리고 종묘의 안팎을 소제한다.

• 【태백산사고본】 42책 130권 3장 B면【국편영인본】 5책 247면

• [註 205]
  정수(井水) : 깨끗한 우물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