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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 45권, 정조 20년 8월 11일 계미 1번째기사 1796년 청 가경(嘉慶) 1년

《어정규장전운》을 서울과 지방에 반포해 내리다

《어정규장전운(御定奎章全韻)》을 서울과 지방에 반포해 내렸다. 전교하기를,

"우리 나라 운서(韻書)에 있어 삼운(三韻)으로 모으고 입성(入聲)을 따로 두는 것은 운이 사성(四聲)에 근본하는 뜻에 어긋난다. 증운(增韻)과 입성을 운달지 아니하고 과거장에서 증보(增補)를 운달지 않는 것도 통운(通韻)과 협음(叶音)의 격식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니 너무도 엉성하고 노둔하다 하겠다. 이 때문에 널리 전거를 대고 증명하여 이 책을 편집하도록 명한 것이다. 이후로 공적인 것이나 사적인 것에서 압운자(押韻字) 및 입성은 이 운서의 의례(義例)와 식령(式令)에 준하도록 하라. 이 일을 서울과 지방의 시험을 관장하는 관사에 분부하도록 하라. 곧 나의 고심은 속습을 바로잡고자 하는 데 있으니, 이 책을 편집한 것이 어찌 음성을 조화롭게 쓰게 하고자 하는 것일 뿐이겠는가. 바로 거짓된 누습을 한번 씻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근년의 인본(印本) 서책에 어휘(御諱)를 산획(刪畵)하는 것은 보기에 매우 놀랍다. 여러 차례 신칙하는 교서를 내렸는데 즉시 옛날대로 회복하지 아니하고 심지어 글자 음이 어휘와 같은 것까지도 중간에 아울러 휘하여 그대로 답습하여 교정할 만한 단서가 아닌 것이 없게 되었다. 지금부터 이와 같은 습속은 일체 엄금하고 운서를 오늘부터 시작하여 통행해 쓰도록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45책 45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666면
  • 【분류】
    왕실(王室) / 어문학(語文學)

○癸未/頒賜《御定奎章全韻》于中外。 敎曰: "我東韻書之彙以三韻, 別置入聲, 有非韻本四聲之義, 而不押增韻與入聲, 科場不押增補, 亦不曉通韻、叶音之格, 鹵莾莫甚。 所以博據廣證, 命編是書者也。 此後公私押韻字及入聲, 準此韻書義例、式令事, 分付京外掌試之司。 卽予苦心, 在於矯俗正習, 是書之編, 豈特專爲諧音比聲? 政欲一洗諂僞之陋。 近年印本書冊, 御諱之刪畫, 所見甚駭然。 屢勤飭敎, 不卽復古, 甚至諱稱字音, 中間竝諱之, 因循而無非可以矯正之端。 自今, 似此習俗, 一切嚴禁, 韻書, 今日爲始行用。"


  • 【태백산사고본】 45책 45권 16장 B면【국편영인본】 46책 666면
  • 【분류】
    왕실(王室) / 어문학(語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