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실록 98권, 영조 37년 10월 2일 정묘 2번째기사
1761년 청 건륭(乾隆) 26년
영의정 홍봉한이 왕세자의 일에 관하여 아뢰다
임금이 경현당에 나아가니, 약방에서 입진하였다. 영의정 홍봉한이 말하기를,
"소조(小朝)께서 노좌(露坐)·철선(輟膳)하던 것을 비록 바꾸어 감선(減膳)으로 하였으나 신 등이 초조하고 민박하여 몸둘 바를 모르는 정성이 감히 잠시도 늦추어지지 않습니다. 삼가 원하건대, 전하께서는 신 등의 사람답게 되는 방도를 지시(指示)하여 주소서."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내가 단문(丹門)226) 에 들어가기 전에 문득 방편(方便)의 명을 내린다면 선왕께서 반드시 굽어보실 것이다. 내가 어찌 이렇게 하겠는가?"
하니, 홍봉한이 말하기를,
"그러면 우선 동향 대제(冬享大祭)를 지낸 뒤에 신 등이 마땅히 다시 소조(小朝)에게 우러러 청해야 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허락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7책 98권 20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80면
- 【분류】왕실-국왕(國王) / 왕실-종친(宗親) / 정론-간쟁(諫諍)
- [註 226]단문(丹門) : 홍살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