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의정 김재로가 왕손의 태를 묻는 일에 관해 올린 차자
영의정 김재로(金在魯)가 대조(大朝)께 차자를 올렸는데, 대략 이르기를,
"근래 선지(璿枝)013) 가 번창하지 않아서 나라에 번위(藩衞)가 적은 것을 적이 근심하였었는데, 일전에 왕손이 탄생하였다는 말을 듣고 매우 기쁘게 여겼었고 신의 벼슬이 운관(雲觀)014) 을 겸하여서 태(胎)를 묻는 일을 계품(啓稟)한 바가 있었습니다. 아까 또 듣건대, 이에 앞서 거적을 거둬 태를 묻는 일을 거행하지 말라는 명이 이미 있었다 하는데, 운관의 계청(啓請)에 대하여 여러 날 동안 기다려도 아직까지 비답하여 내리지 않으시니, 삼가 생각건대, 성의(聖意)는 그대로 버려두고 답하지 않으려 하시는 듯합니다. 대군(大君)·왕자(王子)·공주(公主)·옹주(翁主)는 다 태봉(胎封)이 있는 것은 고례(古禮)가 그러합니다. 왕손은 마침 전례가 없기는 하나 동궁(東宮)이 낳은 왕손은 사저(私邸)에서 태어난 왕손들과 사체가 절로 다르니, 신은 이번 왕손의 태를 묻는 일을 분명히 명하여 거행하게 하는 것은 그만둘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였는데, 임금이 비답하기를,
"아뢴 것은 본감(本監)에 하교하였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8책 81권 9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515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領議政金在魯上箚大朝, 略曰:
近來璿枝不蕃, 國少藩衛, 尋常憂悶, 日者得聞王孫之生, 甚以爲喜, 臣職兼雲觀, 以藏胎事, 有所啓稟矣。 俄又聞前此已有捲草藏胎勿爲擧行之命, 而雲觀之啓, 累日等待, 尙不批下, 伏想聖意欲仍置而不答也。 大君、王子、公ㆍ翁主皆有胎封, 古禮然也。 王孫雖適無前例, 而東宮所生之王孫, 與諸王孫生於私邸者, 事體自別, 臣謂今此王孫藏胎, 劃命擧行, 有不可已。
上批曰: "所陳者下敎本監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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