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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 221권, 선조 대왕 시책문(諡冊文)

선조 대왕 시책문(諡冊文)

시책문(諡冊文)은 다음과 같다.

"유(維) 만력(萬曆) 36년 세차(歲次) 무신(戊申) 6월 병진삭(丙辰朔) 4일 기미(己未)에 고자(孤子) 사왕(嗣王) 신 이혼(李琿)은 삼가 머리를 숙여 재배하고 상언합니다. 삼가 백세의 임금을 헤아려 보건대 덕(德)이 우리 임금보다 더 많은 자가 없고, 충절(忠節)은 시호 올리기에 적합하니 옛법에 의해 시행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세월이 머물지 않아 슬프고 천지의 화육(化育)을 도울 길이 없습니다. 삼가 생각건대 정륜 입극 성덕 홍렬 지성 대의 격천 희운(正倫立極盛德洪烈至誠大義格天熙運) 황고 대왕(皇考大王)께서는 총명하고 지혜로우시며 강건(剛健)하고 정수(精粹)하며 백성에게는 중도(中道)를 베풀어 탕평 정직(蕩平正直)한 의리를 준수하였고, 황제에게는 신임을 얻어 군신과 부자의 윤리를 돈독히 하였습니다. 이러므로 시종(始終) 이를 생각하고 비록 잠깐이라도 반드시 이를 생각하였습니다. 종계(宗系)가 누명을 쓴 억울함은 바로 누대(累代)의 임금이 가슴 아프게 여긴 바이므로 여러 차례 황제에게 진심으로 호소하여 칙서(勅書)를 받아 억울함을 씻고서 삼대(三代)의 이륜(彝倫)을 폈고 2백 년의 보전(寶典)을 받았습니다. 이는 선조에게 영광이니 지성에 누가 감동하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예로부터 죽기를 맹세한 충절을 열국의 임금 중에서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당초 왜적을 막을 때에 어찌 임진년의 화(禍)가 있을 줄 몰랐겠습니까. 대의(大義)를 천하에 드러냄으로 말미암아 황은(皇恩)이 해동(海東)에 넉넉하였습니다. 이미 전에 없었던 공을 세웠고 실로 후세에 대운(大運)을 열어놓았습니다. 탁월하게 먼저 대본(大本)을 세웠으니 온갖 선행이 풍족하였습니다. 효성은 실로 성품에 근본했고 공경은 항상 마음 속에 존재하였으며 우애(友愛)는 형제간에 두터웠고 예우(禮遇)는 신하들에게 지극하였습니다.

도(道)를 중히 여기고 유교를 숭상하여 교육의 풍화(風化)를 더욱 돈독히 하였으며 군대를 훈련시키고 성곽(城廓)을 설치하여 징계하고 삼가는 계책을 뚜렷이 드러냈습니다. 작은 행실도 조심하여 허물이 없었고 40년간 재위하시면서 태만함이 없었습니다. 만년토록 군부(君父)의 자리에 계실 줄 믿었었는데 하루아침에 갑자기 승하하셨습니다. 아름다움을 돌려드리는 정(情)을 견디지 못하여 감히 추숭(追崇)하는 예(禮)를 펼치옵니다. 삼가 의정부 영의정 이원익(李元翼)을 보내어 옥책(玉冊)을 받들어 존시(尊諡)는 현문 의무 성경 달효(顯文毅武盛敬達孝)로, 묘호(廟號)는 선종(宣宗)으로 올립니다. 우러러 바라건대 충감(沖鑑)께서는 미충(微衷)을 굽어살피소서. 우리 자손을 보호하며 대대로 드러나게 하고 상제의 좌우에 계시어 거듭 아름다운 명(命)을 도와주소서. 아, 슬픕니다. 삼가 말씀드립니다." 【대제학 유근(柳根)이 짓고 수찬 오익(吳翊)이 썼다. 】


  • 【태백산사고본】 116책 221권 3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394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국왕(國王) / 어문학-문학(文學)

○諡冊文曰:

萬曆三十六年歲次戊申六月丙辰朔初四日己未, 孤子嗣王臣諱, 謹再拜稽首上言。 竊以等百世之王, 德莫盛於我后, 節壹惠爲謚, 禮宜擧乎舊章。 痛日月之不居, 贊天地其無路。 恭惟, 正倫立極盛德洪烈至誠大義格天熙運皇考大王, 聰明濬哲, 剛健粹精, 用其中於民, 遵蕩平正直之義, 獲乎上有道, 篤君臣父子之倫。 肆終始焉念玆, 雖造次而必是。 惟宗系惡名之誣枉, 卽累朝聖情所痛傷, 屢申瀝血而籲呼, 果蒙宣勑而昭雪, 敍彝倫於三代, 膺寶典於二百年。 于先祖而有光, 孰至誠而不動? 矧自古誓死之節, 蓋未聞於列國之君。 在厥初拒賊之時, 豈不知夫壬辰之禍? 由大義暴白於天下, 致皇恩優渥於海東。 功旣建於無前, 運實啓於垂後。 卓先立其大者, 藹萬善之足焉。 孝實根於性中, 敬常存乎心上; 友愛隆於手足, 禮貌優於股肱。 重道崇儒, 益敦敎育之化; 鍊兵設險, 式顯懲毖之謨。 矜細行而罔愆, 歷四紀而無怠。 方期父臨於億載, 遽罹天崩於一朝。 不勝歸美之情, 敢伸追崇之典。 謹遣臣議政府領議政李元翼, 奉玉冊, 上尊謚曰顯文毅武聖敬達孝, 廟號曰宣宗。 仰惟沖鑑, 俯諒微衷, 保我子孫, 庶望不顯亦世, 在帝左右益贊申命用休。 嗚呼, 哀哉! 謹言。 【大提學柳根製進, 修撰吳翊書寫。】


  • 【태백산사고본】 116책 221권 3장 B면【국편영인본】 25책 394면
  • 【분류】
    왕실-종사(宗社) / 왕실-국왕(國王)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