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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128권, 오례 길례 서례 악기도설 경의 제도

오례 / 길례 서례 / 악기도설 / 경의 제도

◎ 경(磬)의 제도

《주례도(周禮圖)》에 이르기를,

"옛날에 경(磬)을 만들 적에 형상을 아래로 드리워지게 하여, 하늘이 서북(西北)쪽으로 기울고 굽어서 아래로 덮는 뜻을 형상(形象)했는데, 경씨(磬氏)115) 가 경쇠를 만들매, 거(倨)와 구(句)가 1구(矩)의 반이 되었다."

고 하였다. 선유(先儒)가 이르기를,

"위가 굽은 것이 구(鉤)가 되고, 아래가 곧은 것이 거(倨)가 되니, 구(句)는 곧 고(股)이요, 거(倨)는 곧 고(鼓)이다. 고(股)는 위에 있어 넓으면서 짧고, 고(鼓)는 아래에 있어 좁으면서 기니, 긴 것으로써 짧은 것을 가리운다면 고(鼓)가 고(股)보다 긴 것이 반구(半矩)이니, 이것이 거가 1구의 반을 얻은 셈이며, 넓은 것으로써 좁은 것을 가리운다면 고(股)가 고(鼓)보다 넓은 것이 또한 반구이니, 이것이 구가 또한 1거의 반을 얻은 셈이다. 넓고 좁은 것과 길고 짧은 것이 꼭 알맞게 되도록 한다. 그러나, 모두 두께는 2촌이다."

고 하였다. 혹은 말하기를,

"돌의 성질이 단단하면 비록 두껍더라도 소리는 맑고, 돌의 성질이 단단하지 못하면 비록 얇더라도 소리는 탁(濁)하게 된다. 천구(天球)116) 와 같은 것은 곧 옥경(玉磬)의 자연(自然)인 것이니, 이것이 경씨(磬氏)의 제작(制作)으로써 구애될 것인가."

하였다.

【그림】

 경(磬) 경(磬)

  • 【태백산사고본】 40책 128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5책 204면

  • [註 115]
    경씨(磬氏) : 경쇠[磬]를 만드는 사람.
  • [註 116]
    천구(天球) : 옥(玉)의 이름.

◎ 磬制

《周禮圖》云: "古者制磬, 形垂下, 以象天傾西北屈而下覆之意。 磬氏爲磬, 倨句一矩有半。" 先儒云: "上曲者爲鉤, 下直者爲倨。" 句卽股也, 倨卽鼓也。 股在上, 廣而短; 鼓在下, 狹而長。 以長掩短, 則鼓長於股者半矩, 是倨得一矩有半也。 以廣掩狹, 則股廣於鼓者, 亦半矩, 是句亦得一倨有半也。 廣狹長短, 務適中焉, 然皆厚二寸。 或謂石性堅, 則雖厚而淸, 緩則雖薄而濁。 如天球乃玉磬自然者, 是可以磬氏之制拘乎!

【그림】

 磬

  • 【태백산사고본】 40책 128권 18장 A면【국편영인본】 5책 20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