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이정간에게 궤장을 하사하다
영의정 황희, 중추원 사 이정간(李貞幹)에 궤장(几杖)을 하사하였다. 희(喜)에게 내린 교서에 이르기를,
"정승인 신하가 이미 나이가 많고, 학문과 덕행이 높으니, 군주(君主)는 마땅히 우대하는 은총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이에 좋은 은전은 사사로운 은혜는 아니다. 경은 세상을 도운 큰 재목이며, 나라를 다스리는 큰 그릇이다. 지혜는 일만 가지 정무(政務)를 통괄(統括)하기에 넉넉하고, 덕은 모든 관료(官僚)를 진정시키기에 넉넉하도다. 우뚝이 높은 지위와 명망, 의젓한 전형은 옛스럽다. 몸소 4대의 임금에게 섬겨 충의(忠義)는 더욱 두텁고, 수는 70세에 이르러 영달(英達)함과 존귀함이 갖추었으니 진실로 국가의 주춧돌이며, 과인(寡人)의 고굉이노라. 의지하고 의뢰함의 깊음에 어찌 노성의 아름다움을 정표(旌表)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궤장을 내려 일어서고 앉는 것을 온편(穩便)하게 하고자 함이니, 경은 기체(氣體)를 보전하여 화기를 기르고, 심력(心力)을 다하여 정치를 보필하라."
하고, 정간(貞幹)에게 내린 교서에 이르기를,
"나이 많은 사람을 높이고 덕 있는 이를 포창(褒彰)하는 것은 국가의 좋은 법이도다. 옛일을 상고하여 보면, 당나라의 최단(崔鄲)은 온 집안이 효도하고 우애하니 선종이 당명(堂名)을 내리고 총애하였으며, 송나라의 서적(徐積)은 어머니를 섬김이 순후하고 독실하니 인종이 관작을 주어 포창하였도다. 모두가 절의를 숭상해 장려하고, 풍속을 다듬는 길을 위한 까닭이거든, 하물며 경은 여러 대에 걸쳐 놓은 덕행이 있었고, 남보다 뛰어난 높은 행실이 있었으니, 부모에게 효순(孝順)하는 풍습은 온 세상에 알려졌도다. 경의 나이는 이미 70세를 지났으며 경의 어머니도 이미 90세를 넘었건만 모자(母子)가 즐겨하고 기뻐함은 노래자(老萊子)가 〈늙은 나이에도 어머니를 기쁘게 하기 위하여〉 유희(遊戲)를 즐겨 하였던 일과 같고, 가정이 화목함은 양파(楊播)의 순후함과 같았도다. 그것은 사족(士族)의 으뜸으로 하는 바로서 풍교(風敎)에 관계 있음이 어찌 얕다고 하겠는가. 이미 세상에 드문 아름다운 행실이 있으니, 마땅히 이례(異例)의 은상(恩賞)을 주어야 할 것이다. 이에 순서를 뛰어 넘어 작위의 품질을 올리고, 특히 궤장을 하사하여 칭찬하는 뜻을 표하노라. 경은 몸을 편안하게 하고 화기(和氣)를 길러서 더욱 아름다운 성망(聲望)이 퍼지게 하여 나의 효도하는 도리를 숭상하고 민속(民俗)을 교화하려는 지극한 뜻에 부응(副應)하게 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7책 56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3책 387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인물(人物) / 역사-고사(故事)
相臣旣爲耆英, 人主宜加優寵。 玆乃令典, 非惟私恩。 卿輔世宏(村)〔材〕 , 經邦偉器。 智足以綜萬務, 德足以鎭百僚。 巋然位望之崇, 儼若典刑之舊。 身事四世, 忠義益敦。 壽登七旬, 達尊斯備。 誠國家之柱石, 而寡躬之股肱。 其在倚賴之深, 盍旌老成之懿? 庸錫几杖, 俾穩興居。 (鄕)〔卿〕 其扶氣體以養和, 竭心力而輔治。
賜貞幹書曰:
尊高年、褒有德, 國家之令規。 稽諸古昔, 唐 崔鄲一門孝友, 宣宗賜堂名以寵之; 宋 徐積事母純篤, 仁宗授官爵以旌之, 皆所以崇奬節義, 砥礪風俗之道也。 矧卿以累代之耆英, 有過人之高行, 孝順之風, 聞于一時! 卿年旣過七旬, 卿母已踰九(袌)〔耄〕 。 母子怡愉, 同老萊之娛戲; 家庭輯睦, 如楊播之純厚。 其爲士族之所宗, 而有關於風敎, 豈淺淺哉! 夫旣有稀世之美, 則當加異等之恩。 是用超陞爵秩, 特賜几杖, 以致夫嘉尙之意。 卿其安身養和, 益播休聲, 以副予崇孝理、化民俗之至意。
- 【태백산사고본】 17책 56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3책 387면
- 【분류】왕실-사급(賜給) / 인물(人物) / 역사-고사(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