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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실록 1권, 총서 92번째기사

태조의 공적을 치하하는 창왕의 교지

창왕이 교지(敎旨)를 내리니, 그 대략은 이러하였다.

"수 문하 시중(守門下侍中) 이성계(李成桂)는 문무(文武)의 계략(計略)과 장상(將相)의 재간(才幹)으로서 들어와서는 삼공(三公)056) 에 참예하고 나가서는 많은 군사를 거느려서, 기해년에 용병(用兵)한 이후로 30년 동안 크고 작은 몇 번의 싸움에 이르는 곳마다 반드시 이기었다. 그 전쟁이 큰 것은, 신축년에 관적(關賊)057) 이 서울을 침범하여 국가가 파천(播遷)하니, 경(卿)이 대상(大相)058) 을 도와 능히 흉악한 무리를 죽이고 서울을 수복시켰으며, 호인(胡人) 나하추(納哈出)가 우리의 동북 변방을 침범하니 여러 장수들이 패하여 달아났다. 적군은 이긴 기세를 이용하여 문득 고주(高州)의 경계에 이르니, 경(卿)이 갑옷을 거두어서 밤낮으로 행군하여 국경 밖으로 쫓아내었으며, 계묘년에는 서얼(庶孽) 덕흥군(德興君)059) 이 군사를 일으켜 서쪽 변방에 들어오니, 경이 날랜 기병을 거느리고 가서 그 날랜 기세를 꺾었으며, 정사년에는 왜놈해주(海州)에 침구(侵寇)하니 여러 재상들이 패하여 도망했는데도, 경이 홀로 몸소 사졸(士卒)들에 앞장서서 이를 쳐서 거의 없앴으며, 경신년에는 왜놈진포(鎭浦)에서 육지에 내려 양광(楊廣)·경상(慶尙)·전라(全羅)의 경계를 마음대로 다니면서 군읍(郡邑)을 분탕하고 남자와 여자를 죽이고 노략질하여 3도(道)가 소연(騷然)하였는데, 원수(元帥) 배언(裵彦)·박수경(朴修敬) 등이 패하여 죽었다. 경은 죽기를 각오하고 삶을 돌보지 않는 계책을 내어 그 휘하를 거느리고 인월역(引月驛)에서 최후까지 싸워 적군을 남김없이 포획하였으니, 백성들이 힘입어 편안하게 되었다. 그 행군(行軍)할 적엔 행동은 기율(紀律)을 준수(遵守)하여 작은 물건도 범하지 아니하매, 백성이 그 위엄을 두려워하고 그 덕을 사모하였으니, 비록 옛날의 명장(名將)일지라도 어찌 나을 수 있었겠는가? 경의 위대한 공로가 사람들의 이목(耳目)에 이같이 빛나는데도 스스로 자랑하지 아니하고 겸연히 물러나니, 나라 사람들이 더욱 깊이 의지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24장 B면【국편영인본】 1책 13면
  • 【분류】
    인물(人物) / 왕실(王室) / 역사(歷史) / 어문학(語文學)

  • [註 056]
    삼공(三公) : 고려 때의 태위(太尉)·사도(司徒)·사공(司空).
  • [註 057]
    관적(關賊) : 홍건적(紅巾賊).
  • [註 058]
    대상(大相) : 최영(崔瑩).
  • [註 059]
    덕흥군(德興君) : 충숙왕(忠肅王)의 아우로서 원나라에 있던 사람.

敎, 略曰:

守門下侍中 【太祖舊諱。】 以文武之略、將相之才, 入參鼎鉉, 出將戎兵, 自己亥用兵以來, 三十年間, 大小幾戰, 所至必捷。 其兵大焉者, 歲辛丑, 關賊犯京, 國家播遷, 卿佐大相, 克殲凶醜, 以復京都; 胡人 納哈出, 犯我東北鄙, 諸將敗走, 乘勝奄至高州之境, 卿卷甲兼行, 逐出疆外; 歲癸卯, 庶孽德興君擧兵入西鄙, 卿率輕騎, 挫其鋒銳; 歲丁巳, 倭奴海州, 諸相奔潰, 卿獨身先士卒, 擊之幾盡; 歲庚申, 倭奴鎭浦下岸, 橫行楊廣慶尙全羅之境, 焚蕩郡邑, 殺掠士女, 三道騷然, 元帥裵彦朴修敬等敗死。 卿出萬死不顧之計, 率其麾下, 鏖戰引月之驛, 捕獲無遺, 民賴以安。 其行師也, 動遵紀律, 秋毫不犯, 民畏其威, 民懷其德, 雖古名將, 何以加焉? 卿之豐功偉烈, 在人耳目者, 赫赫如此, 而不自矜伐, 歉然退托, 國人益以倚重。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24장 B면【국편영인본】 1책 13면
  • 【분류】
    인물(人物) / 왕실(王室) / 역사(歷史) / 어문학(語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