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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실록 42권, 고종 39년 3월 5일 陽曆 1번째기사 1902년 대한 광무(光武) 6년

축하를 받고 대사령을 반포하다

중화전(中和殿)에 나아가 진하를 받고 사령(赦令)을 반포하였다. 봉천 승운 황제(奉天承運皇帝)가 조령을 내리기를,

"상고하건대, 황제의 집안에서 공덕이 후세에 전하면 시호(諡號)를 올리고 장수하여 경사를 축하하자면 연회를 차리는 것은, 훌륭한 미덕을 칭송하고 높은 칭호를 내걸어 끝없이 후대에 보이기 위한 것이다. 생각건대 세상을 떠난 아버지인 체원 찬화 석극 정명 성헌 영철 예성 연경 융덕 순공 독휴 홍경 홍운 성열 선광 준상 요흠 순공 우근 탕정 계천 건통 신훈 숙모 건대 곤후 광업 영조 장의 창륜 행건 배녕 기태 수유 희범 창희 입경 형도 성헌 소장 치중 달화 계력 협기 강수 경목 준혜 연지 돈문 현무 인의 효명 문조 익황제(體元贊化錫極定命聖憲英哲睿誠淵敬隆德純功篤休弘慶洪運盛烈宣光濬祥堯欽舜恭禹勤湯正啓天建統神勳肅謨乾大坤厚廣業永祚莊義彰倫行健配寧基泰垂裕熙範昌禧立經亨道成獻昭章致中達和繼曆協紀剛粹景穆峻惠衍祉敦文顯武仁懿孝明文祖翼皇帝)께서는 심오하고 명철한 천품을 타고 나셨고 어질고 효성스러운 덕을 지니셨으며 밝고 진지하여 훌륭한 소문이 일찍부터 드러났다. 황조(皇朝)의 ‘구경(九經)’의 가르침을 체현하시고 나라의 정사를 대리하는 4년간에 정사를 잘하시어 ‘삼왕(三王)’과 ‘오제(五帝)’처럼 융성하였다. 조정에는 칭송하는 노래가 울려 퍼지고 나라는 태산처럼 튼튼하였으며 백성들은 안정되고 온 나라가 태평하여 관리들은 사람들을 공정하게 대해주고 백성들은 생활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그리하여 모두 다 칭송하여 잊지 못해하는 생각이 간절하였다. 또한 황비(皇妣)인 효유 헌성 선경 정인 자혜 홍덕 순화 문광 원성 숙렬 명수 협천 융목 수녕 희강 현정 휘안 흠륜 홍경 태운 창복 희상 의모 예헌 돈장 경훈 철범 신정 익황후(孝裕獻聖宣敬正仁慈惠弘德純化文光元成肅烈明粹協天隆穆壽寧禧康顯定徽安欽倫洪慶泰運昌福熙祥懿謨睿憲敦章景勳哲範神貞翼皇后)께서는 너그럽고 공명정대하시어 심오한 뜻을 도움으로써 원대한 위업을 이룩하셨다. 짐이 어린 나이로 세자(世子)가 되자 한껏 극진하게 길러주시고 가르쳐 주셨으며 국모(國母)로서 60년간 온 나라에 자애로운 사랑을 베푸심으로써 거룩한 업적은 역사책에 빛나고 혜택은 백성들에게 흡족하게 미친 결과 사직(社稷)이 억 만년토록 무궁하게 되었다. 늘그막에는 대궐에서 편히 지내면서 높은 대접을 받으시고 자손들을 돌보면서 장수하셨으니 아! 훌륭하시도다.

이 소자인 짐은 큰 위업을 물려받고 밤낮으로 조심하면서 감히 안일하게 지내지 못하였으며 마침 어려운 때에 유신(維新)하는 명(命)을 당하여 임금 자리에 올라 교외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는데 이것이 어찌 짐의 힘으로 이룩한 것이겠는가? 모두 황고와 황비께서 물려주시고 도와주신 덕이다. 지극한 은혜와 크나큰 덕을 생각하면 바다와 같아 헤아릴 수 없다. 묘호(廟號)는 이미 높였지만 존호는 아직도 올리지 못하였으니 이것이 송구스러웠다. 경사(卿士)들에게 널리 묻고 성대한 의식을 가졌으니 부모에 대한 그리움이 이제는 조금 풀렸다. 지난번에 동궁이 상소를 올려 짐의 나이가 51세가 되고 왕위에 오른 지 40년이 된다고 하면서 존호를 올리고 연회를 차리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나라를 물려받아 지켜나간 업적에다 나라를 세워 후대에 물려주는 계책을 겸하였으며 제도는 한 시대에 빛나고 훌륭한 교화는 온 누리에 미쳤으니 그 공로와 그 업적은 옛날부터 제왕들에게 없던 것입니다.’라고 한 것은 그 서술이 너무도 요란하였으며 가령 그런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이 어찌 그럴 만한 시기이겠는가? 백성들이 굶주리고 나라의 저축이 거덜 나서 근심 걱정으로 비단옷에 쌀밥을 먹어도 마음이 편안치 않으니 의문(儀文)과 전례(典禮)는 말할 만한 것이 못 된다. 그래서 사양하다가 거듭 아뢰기에 경사를 선포할 것에 대해서만 윤허하였는데 또 뒤이어 추위를 무릅쓰고 모든 관리들을 거느리고 대궐 뜰에서 청하면서 여러 날 동안 간절한 성의를 더욱더 보이기에 할 수 없어 억지로 따르기는 하였으나 본심은 아니어서 짐이 실로 부끄럽게 여겼다.

아! 명헌 숙경 예인 정목 홍성 장순 정휘 장소 단희 수현 의헌 강수 태후(明憲淑敬睿仁正穆弘聖章純貞徽莊昭端禧粹顯懿獻康綏太后)는 부드럽고 착한 것을 범절로 삼고 지극히 조용한 것을 미덕으로 간직하여 안방의 말을 문밖에 내지 않았으며 은근히 도운 공로는 온 나라에 퍼졌다. 짐은 일찍부터 보살핌과 도움을 받아 오늘의 경사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에 우리 왕조에서 이미 시행한 규례에 근거하여 떳떳한 의식을 가짐으로써 하찮은 성의나마 풀었다. 또한 효자 원성 정화 합천 홍공 명성 황후(孝慈元聖正化合天洪功明成皇后)는 영특한 계책과 아름다운 규범이 옛날의 황후들 중에서 으뜸가며 황태자를 낳음으로써 우리나라의 명맥을 잇고 대업을 도움으로써 우리 황실을 공고히 하였다. 칭호는 이미 높지만 세상을 떠난 지 오래되어 짐의 마음은 더욱 슬프고 그리운 마음은 더욱 간절하다. 이런 경사를 맞아 함께 칭호를 높인 것도 나라의 규례가 그러한 것이다. 종묘(宗廟)와 사직(社稷)에 고하고 음력 정월 6일에 삼가 옥책과 금보를 올려 문조 익황제(文祖翼皇帝)께는 ‘굉유 신휘 수서 우복(宏猷愼微綏緖佑福)’이라는 존호를, 신정 익황후(神貞翼皇后)께는 ‘계지(啓祉)’라는 존호를 소급하여 올렸고 같은 달 15일에 삼가 옥책과 금보를 올려 명헌 태후(明憲太后)에게는 ‘유녕(裕寧)’이라는 존호를 더 올렸다. 같은 달 18일에 황태자가 옥책과 금보를 올려 짐에게 ‘건행 곤정 영의 홍휴(乾行坤定英毅弘休)’라는 존호를 더 올렸고 이어 25일에 명성 황후에게 ‘성덕(誠德)’이라는 존호를 소급하여 올렸다. 큰 규례를 이미 시행하고 큰 은혜를 베풀었으니 일체 시행해야 할 사항을 아래에 조목별로 열거한다. 【이하는 생략한다.】

아! 짐에게 경사가 생기면 온 나라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법이다. 덕음(德音)을 반포하니 봄날 같은 따사로운 은택을 베푸는 데 순응하고 다같이 장수하여 온 나라 백성들에게까지 그것이 미치도록 천하에 포고하니 다 들어서 알게 하라."

하였다.


  • 【원본】 46책 42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3책 243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왕실-의식(儀式)

五日。 御中和殿, 受賀, 頒赦。 奉天承運皇帝詔曰:

若稽皇家, 功德垂後, 則有闡揚之典, 壽考稱慶, 則有賁飾之儀, 所以讚述盛美, 表揭顯稱, 昭示無窮者也。 欽惟皇考文祖, 體元贊化, 錫極定命, 聖憲英哲, 睿誠淵敬, 隆德純功, 篤休弘慶, 洪運盛烈, 宣光濬祥, 恭, 正, 啓天建統, 神勳肅謨, 乾大坤厚, 廣業永祚, 莊義彰倫, 行健配寧, 基泰垂裕, 熙範昌禧, 立經亨道, 成獻昭章, 致中達和, 繼曆協紀, 剛粹景穆, 峻惠衍祉, 敦文顯武, 仁懿孝明, 翼皇帝, 稟濬哲之姿, 備仁孝之德, 离明乾健, 令聞夙彰。 克體皇祖九經之訓, 代聽國政四載之間, 化理雍熙, 媲隆三五朝。 騰星海之謠, 邦有磐泰之勢, 民生乂安區, 宇寧謐親, 賢樂利。 擧切於戲之思。 亦惟皇妣, 孝裕獻聖, 宣敬正仁, 慈惠弘德, 純化文光, 元成肅烈, 明粹協天, 隆穆壽寧, 禧康顯定, 徽安欽倫, 洪慶泰運, 昌福熙祥, 懿謨睿憲, 敦章景勳, 哲範, 神貞翼皇后, 含弘光大, 助深成遠。 自朕沖齡嗣服, 撫育訓迪, 夏勤備至, 母臨六紀, 慈覆八方, 偉烈光於典冊, 闓澤洽于黎庶, 社稷永賴, 萬億無疆。 逮夫延和釋勞, 長樂隆養, 含飴爲歡, 克享壽祺, 猗歟盛哉! 惟朕小子, 纘承洪緖, 夙夜祗懼, 罔敢荒寧, 適値多難之會, 聿迓維新之命, 誕膺大寶, 祀天于郊, 豈朕眇躬, 所能自致? 罔非我皇考皇妣垂裕而騭佑之也。 永惟至恩大德, 河海莫量, 廟號已隆, 徽闡尙稽, 是用怵焉于中。 博詢卿士, 爰擧縟儀羹, 牆之慕今, 可以少伸矣。 迺者, 東宮陳疏, 以朕年齡望六旬、御極四十年, 請進號飾慶。 若曰以守成之業, 兼創垂之謨, 制作煥乎一代, 聲敎訖于四海, 之功之烈, 自古帝王之所未有, 其所稱述, 過爲溢美, 藉曰有之, 今豈其時乎哉? 黎民阻飢, 國儲艱絀, 憂虞方殷, 錦玉靡安, 儀文典禮, 有非可言。 所以辭拒至再, 只許告布, 繼又觸冒寒冱, 率百僚庭籲, 眷眷懇懇之誠, 歷日愈摯, 不獲已勉從, 諒非初心, 朕實愧焉。 猗! 我明憲淑敬睿仁正穆弘聖章純貞徽莊昭端禧粹顯懿獻康綏太后, 柔嘉維則, 至靜含章, 內言不出於閨闥, 陰功自被於紘埏。 朕夙荷保佑, 式至于今日休。 爰稽我家已行之例, 載擧丕彝, 以申微忱。 亦惟孝慈元聖正化合天洪功明成皇后, 英猷懿範, 冠古后妃, 載誕元良, 綿我邦籙, 克贊大業, 鞏我皇圖。 位號彌崇, 音徽已邈, 朕懷增愴, 睿慕益切。 玆當慶會, 竝闡隆稱, 亦邦禮然也。 肆祗告于郊廟社稷, 陰曆正月初六日, 謹奉冊寶, 追上文祖翼皇帝尊號曰‘宏猷愼徽綏緖佑福’, 神貞翼皇后尊號曰‘啓祉’, 同月十五日謹奉冊寶, 加上明憲太后尊號曰‘裕寧’同月十八日皇太子進冊寶, 加上朕尊號曰‘乾行坤定英毅弘休’, 仍於二十五日追上尊號于明成皇后曰‘誠德’鉅典旣修, 洪恩斯覃, 所有合行事宜, 條列于後。 【以下略。】 於戲! 一人有慶, 率土同懽。 誕宣德音, 順玆布澤之春煦共躋壽域, 至于薄海之蒼生。 布告天下, 咸使聞知。


  • 【원본】 46책 42권 10장 A면【국편영인본】 3책 243면
  • 【분류】
    왕실-국왕(國王) / 왕실-의식(儀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