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사람들이 경흥부의 강 건너에 막을 친 것을 북경에 보고하다
의정부(議政府)에서 아뢰기를,
"경상 감사(慶尙監司) 오취선(吳取善)의 보고를 보니, ‘부산진(釜山鎭)과 지례현(知禮縣)의 축이 난 환곡의 분량을 탕감시켜 준 몫과 호위청(扈衛廳), 광주부(廣州府) 두 아문(衙門)의 임술년(1862) 탕감에 섞여 들어간 곡식이 모두 합하여 쌀 5,100여 석(石)입니다. 장부에 허위로 기재된 모곡(耗穀)에 대해서는 급대(給代)할 길이 없으니 특별히 조획(措劃)하여 본전을 마련할 수 있게 허락해 주소서.’라고 하였습니다.
임술년 이후로 그럭저럭 지금까지 이르게 된 것은 실로 미처 살필 겨를이 없어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지금의 사세(事勢)는 어쩔 수가 없으니 별도로 구획(區劃)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호조(戶曹)에서 새로 주조한 돈 가운데 1만 5,000냥(兩)을 계산하여 내려 보내서 작환(作還)하고 모곡을 가져다가 급대하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윤허하였다. 또 아뢰기를,
"함경 감사(咸鏡監司) 이흥민(李興敏)의 보고를 보니, ‘남관(南關)에 있는 각각 구관(句管)하는 모곡조로는 지출비용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 점차 본곡을 덜어 쓰게 되어 이제는 손댈 곳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북관(北關)에 있는 곡식 가운데서 절미(折米) 1만 석에 한하여 이전하여 나누어두고 모곡을 받아서 배분하여 쓰게 해 주소서.’라고 하였습니다.
6진(鎭)에 있는 환곡(還穀)이 영(嶺)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은 일찍이 몇 해 전에 계사(啓辭)로 행회(行會)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호식(戶式)은 3냥으로 하고 토식(土式)은 2냥으로 하므로 항상 남쪽은 텅텅 비고 북쪽은 가득 쌓이는 탈이 있게 됩니다. 그러니 이번에 이전하면 북읍(北邑)에서는 만 석이라고 하여도 남관의 분량은 6,000여 석에 지나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서로 구제하여 주는 의리로 볼 때 꼭 반대할 일도 아니니 보사(報辭)대로 특별히 시행하도록 윤허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이것을 상례(常例)로 여기고 번번이 떼줄 것을 청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으니, 균등하게 환곡을 감해주고 착실하게 배분하여 써서 다시는 번거롭게 요청하는 일이 없도록 특별히 신칙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윤허하였다. 또 아뢰기를,
"북병사(北兵使)의 장본(狀本)을 보니, ‘러시아 사람들이 경흥부(慶興府)의 강 너머 가까운 땅에 장막을 설치해 놓았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또 집을 짓는 일까지 있으니 그 실정과 행적을 더욱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전에도 이런 사유로 중국에 자문(咨文)을 보냈으니 이번에도 해당 승문원에서 사실에 근거하여 자문을 지어서 봉성(鳳城)에 들여보내어 북경(北京)에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윤허하였다.
- 【원본】 9책 5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92면
- 【분류】재정-전세(田稅)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외교-러시아[露]
二十三日。 議政府啓: "卽見慶尙監司吳取善所報, 則‘釜山鎭、知禮縣逋還蕩減條及扈衛廳、廣州府兩衙門穀之混入於壬戌蕩減者, 合米五千一百餘石。 虛留耗條, 給代無路, 特許措劃立本’爲辭矣。 壬戌以後, 荏苒至此, 寔由未遑然也。 今其事勢, 亦係行不得做不去, 則不可無別般區劃。 就戶曹新鑄中, 一萬五千兩, 相計下送, 使之作還取耗, 以爲給代何如?" 允之。 又啓: "卽見咸鏡監司李興敏所報, 則‘南關所在, 各句管穀耗條與用下, 太不相敵, 漸致割本, 今無著手處。 就北闕穀中, 折米限一萬石, 移轉分置, 使之取耗排用’爲辭矣。 六鎭還穀之勿許踰嶺, 曾有年前啓辭行會者。 而第以戶式之爲三兩, 土式之爲二兩, 每有南枵北峙之患。 則今此移轉, 在北邑而雖曰萬石, 在南關而不過爲六千餘石。 而揆以交濟之義, 不必靳持, 依報辭, 特爲許施。 而此不當認做常例, 番番請劃, 平均減糴, 精實排用, 毋或更煩之義, 另加申飭何如?" 允之。 又啓: "卽見北兵使狀本, 則‘俄人設幕於慶興府隔江至近之地’云矣。 隔以一帶之水, 又有結屋之擧, 其情、其跡, 轉益叵測。 而前此事由, 旣移咨中國矣。 今亦自該院據實撰咨, 使之入送鳳城, 轉致北京何如?" 允之。
- 【원본】 9책 5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92면
- 【분류】재정-전세(田稅) /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외교-러시아[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