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중추부사 이덕형을 왜군에 사신으로 보내다
동지중추부사 이덕형(李德馨)을 왜군(倭軍)에 사신으로 보냈다. 상주의 패전에서 왜역관(倭譯官) 경응순(景應舜)이 진중에 있다가 잡혔는데, 평행장(平行長)이 수길(秀吉)의 서계(書契)와 예조에 보내는 공문을 응순에게 주어 내보내면서 말하기를,
"동래(東萊)에 있을 때에 울산 군수(蔚山郡守)를 생포하여 서계를 전하여 보냈는데 지금까지 회보가 없다. 【군수 이언함(李彦諴)이 적중에서 돌아와 죄를 얻을까 두려워하여 자신이 도망쳐 왔다고 말하고 그 서계는 숨긴 채 전달하지 않았으므로 조정에서는 알지 못했다.】 조선(朝鮮)이 강화(講和)할 의사가 있으면 이덕형으로 하여금 28일에 충주(忠州)에서 나를 만나도록 하라."
하였다. 응순이 서울에 이르렀을 때 사태가 급박하고 계책은 군색하여 혹시 이것으로 인하여 군사의 진격을 지연시킬 수 있을까 생각하였고, 이덕형 역시 가기를 자청하였으므로 예조로 하여금 답서(答書)를 짓게 하여 응순을 데리고 가도록 하였다. 【그 뒤에 유언비어가 횡행하였는데 ‘왜(倭)가 장차 덕형을 강제로 옹립하여 왕을 삼고, 김성일을 정승으로 삼을 것이다’ 하여 원근(遠近)에 이 소문이 전파되면서 인심이 미혹되었는데, 북도(北道)의 군사와 백성들이 더욱 믿었으니 당시 국가가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이 이와 같았다.】
- 【태백산사고본】 6책 26권 4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612면
- 【분류】외교-왜(倭) / 군사-전쟁(戰爭)
○遣同知李德馨使倭軍。 尙州之敗, 倭譯官景應舜在陣被執。 平行長以秀吉書契及送禮曹公文, 授應舜出送曰: "在東萊時, 生得蔚山郡守, 傳送書契, 而至今未報。 【郡守李彦諴自賊中回, 畏得罪, 自云逃來, 秘其書不傳, 朝廷不知。】 朝鮮若有意講和, 可令李德馨於二十八日, 會我於忠州。" 應舜至京時, 事急計窘, 意或因此緩兵, 德馨亦自請行, 令禮曹裁答書, 挾應舜行。 【此後, 訛言肆行言: "倭將逼擁德馨爲主, 金誠一爲相。" 遠近傳播, 人心熒惑, 北道兵民尤信, 向其時國家之不得於民情如此。】
- 【태백산사고본】 6책 26권 4장 A면【국편영인본】 25책 612면
- 【분류】외교-왜(倭) / 군사-전쟁(戰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