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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실록95권, 선조 30년 12월 30일 丙戌 2번째기사 1597년 명 만력(萬曆) 25년

마 제독의 차관이 승전 상황을 보고하자 위로하고 배웅하다

마 제독(麻提督)의 차관(差官)이 첩서(捷書)를 가지고 울산에서 오니 상이 별전(別殿)에서 접견하였다. 상이 이르기를,

"여러 대인들이 소방 때문에 친히 시석(矢石)을 무릅쓴 탓으로 큰 공이 거의 이루어져 가고 있으니 감격스러움을 견디지 못하겠소이다. 천병(天兵)이 다치지나 않았소이까?"

하니, 차관이 아뢰기를,

"23일 사시(巳時)에 천병이 청정의 별영(別營)을 무너뜨렸는데, 그날밤 청정이 서생포(西生浦)에서 울산(蔚山)으로 들어왔습니다. 천병이 바야흐로 도산(島山)을 포위하고 공격하는데 적군은 높은 둔덕에 있고 아군은 낮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사상자가 퍽 많았습니다. 그러나 23∼24일의 싸움에서 마(麻)·주(周) 두 천총(千總)만이 탄환을 맞고 죽었을 뿐, 죽은 군병은 30명도 안됩니다. 수로(水路)를 따라 온 왜적들은 천병에게 쫓긴 나머지 배가 뒤집혀 물에 빠져 죽은 자가 수천명이나 되었습니다."

하였다. 이어 물러갈 것을 고하며 아뢰기를,

"저는 지금 요양(遼陽)에 가서 진 어사(陳御史)를 뵙고 돌아와야 합니다."

하니, 상이 예물 단자를 증정하면서 이르기를,

"먼 길을 달려 왔고 또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왔으므로 보잘것없는 물건으로나마 정의를 표하오이다."

하자, 차관이 아뢰기를,

"좋은 술을 취하도록 마셨는데 또 이처럼 상품을 받으니 황감(惶感)합니다. 군문(軍門)과 국왕께서 주신 것은 모두 저에게 준 것이 아니라 모두 마 노야 때문이기에 제가 감히 사양하지 않고 받아가겠습니다."

하였다. 상이 교배(交拜)를 청하니 아뢰기를,

"저도 예의를 조금 압니다. 제가 먼저 절하겠습니다."

하고, 드디어 머리를 조아렸다. 상이 중문(中門)에 이르러 전송하니 차관이 아뢰기를,

"관직이 낮아 감히 감당치 못하겠습니다."

하면서, 재삼 굳이 사양하였으므로 상이 어쩔 수 없이 뜨락에 내려가서 전송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1책 95권 26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356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통신(通信) / 군사-전쟁(戰爭)

    麻提督差官, 持捷書自蔚山至, 上接見于別殿。 上曰: "諸大人爲小邦, 親冒矢石, 大功垂成, 不勝感激。 天兵無乃多傷乎?" 差官曰: "二十三日巳時, 天兵破淸正別營。 其夜淸正西生來入蔚山。 天兵方圍島山攻打, 而賊在高阜, 我軍在卑處, 故死傷頗多。 二十三四日之戰, 只兩千總, 中丸而死, 軍兵死者不滿三十人。 倭賊之從水路來者, 爲天兵所趕, 飜船渰死者數千云。" 因告去曰: "俺今往遼陽, 拜陳御史後回來。" 上呈禮單曰: "遠路驅馳, 又將吉報來, 薄物表情。" 差官曰: "旣醉美酒, 又此受賞, 惶感。 軍門之賜、國王所贈, 非贈俺也, 皆以老爺故, 俺不敢辭而受去。" 上請交拜, 曰: "俺稍知禮。 俺請先拜。" 遂叩頭。 上送至中門, 曰: "官微不敢。" 再三固辭, 上不得已下庭送。


    • 【태백산사고본】 61책 95권 26장 B면【국편영인본】 23책 356면
    • 【분류】
      외교-명(明) / 외교-왜(倭) / 군사-통신(通信) / 군사-전쟁(戰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