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를 책봉하다
왕세자를 책봉하였다. 【사정전(思政殿)에 나아가 거행하였는데 여러 의식은 《오례의(五禮儀)》에 실려 있는 대로 하였다.】 그 책문(冊文)은 이러하였다.
"적장(嫡長)을 세워서 천경(天經)282) 을 좇음은 긍고(亘告)283) 의 대분(大分)284) 이요, 명위(名位)를 정하여 민지(民志)285) 를 복종시키는 것은 나라를 가진 자의 통규(通規)이므로, 구장(舊章)을 상고하여 보전(寶典)286) 을 거행한다. 너 원자(元子) 호(峼)는 온문(溫文)287) 이 자질에 있고 충유(沖裕)288) 가 마음속에 모여 있어, 효성은 본심에서 나와 일찍부터 참된 애경(愛敬)을 다하고 학문은 가르침에 의하지 않고도 날로 진취하는 공(功)을 높여 가니, 청궁(靑宮)289) 에 위(位)를 바르게 하고 홍업(洪業)290) 에 경사를 펴야 마땅하므로, 너를 책봉하여 왕세자로 삼는다. 아, 그 명을 공경히 받들어 그 간난(艱難)을 길이 생각하며, 위선(爲善)에 힘써서 하루라도 게을리하지 말고, 병심(秉心)291) 에 공신(恭愼)하여 선왕(先王)께 부끄러움이 없도록 해야 하므로, 이에 교시(敎示)하니 잘 알지어다."
그 교명문(敎命文)은 이러하였다.
"세자를 세우는 것은 참으로 큰 근본을 위함이며, 조종(祖宗)을 봉사(奉祀)하며, 제기(祭器)를 맡는 것은 원량(元良)292) 에게 맡겨야 마땅하므로, 이제 너 이호(李峼)를 책봉하여 왕세자로 삼으니, 너는 도(道)를 즐거워하고 스승을 높이며 어진 사람을 가까이하고 간사한 자를 멀리하여, 삼선(三善)293) 의 가르침에 잘 따라서 일국(一國)의 평안을 길게 하라."
- 【태백산사고본】 20책 39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15책 651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
- [註 282]천경(天經) : 하늘의 상도(常道).
- [註 283]
긍고(亘告) : 만고, 영구.- [註 284]
대분(大分) : 대강(大綱), 대도(大道).- [註 285]
민지(民志) : 민심.- [註 286]
보전(寶典) : 진중(珍重)한 전례(典禮).- [註 287]
온문(溫文) : 마음이 온화하고 거동이 예절에 맞음.- [註 288]
충유(沖裕) : 온화하고 너그러움.- [註 289]
청궁(靑宮) : 동궁(東宮), 세자궁(世子宮).- [註 290]
홍업(洪業) : 큰 기업(基業).- [註 291]
병심(秉心) : 바른 마음을 지킴.- [註 292]
원량(元良) : 세자.- [註 293]
삼선(三善) : 신하로서 임금을 섬기고, 아들로서 어버이를 섬기고, 어린 사람으로서 어른을 섬기는 일.○己卯/冊封王世子。 【御思政殿而行之, 諸儀載《五禮》。】 其冊文曰:
立嫡以順天經, 是亘古之大分; 定名以繫民志, 乃有國之通規。 肆稽舊章, 式擧寶典。 咨爾元子峼, 溫文居質, 沖裕鍾懷。 孝自因心, 夙盡愛敬之實; 學不資誨, 行隆就將之功。 宜正位於靑宮, 亦衍慶於洪業。 是用冊爾爲王世子, 於戲! 祗服厥命, 永念惟艱。 爲善孜孜, 罔或怠于一日; 秉心翼翼, 庶無忝於先王。 故玆敎示, 想宜知悉。
其敎命文曰:
貳極建儲, 實爲大本; 承祧主器, 宜屬元良。 今冊爾峼爲王世子, 爾其樂道尊師, 親賢遠侫, 克服三善之訓, 以延一國之休。
- 【태백산사고본】 20책 39권 23장 B면【국편영인본】 15책 651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의식(儀式)
- [註 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