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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 133권, 五禮 嘉禮儀式 王世子納嬪儀 親迎

五禮 / 嘉禮儀式 / 王世子納嬪儀 / 親迎

◎ 친영(親迎)

기일(期日) 전 1일에 충호위(忠扈衛)에서 왕세자의 막차(幕次)를 세자빈(世子嬪) 집 대문 밖의 길 동쪽에 남향하여 설치하고, 궁관(宮官)의 막차를 왕세자 막차의 동남쪽에 설치하되, 서향하게 하고 북쪽을 상(上)으로 한다. 그날 신시(申時) 전 3각(刻)에 사복 소윤(司僕少尹)이 연(輦)을 광화문(光化門) 밖의 동쪽 가까이에 드리고, 익위사(翊衛司)에서 관할 군사를 거느리고 장위(仗衛)를 진열하기를 평상시와 같이 한다. 왕세자가 이미 명령을 받고 근정문(勤政門) 밖에 나가면, 우중호(右中護)가 인(印)을 지고 앞에서 인도하고, 시위하기를 평상시와 같이 한다. 좌중호(左中護)가 왕세자를 인도하여 광화문 밖에 나가서 꿇어앉아 연(輦)을 타기를 찬청(贊請)하면, 왕세자가 연을 타고 궁문(宮門)에서 조금 멈춘다. 【광화문(光化門)에 나가서 공복(公服)으로 고쳐 입는다. 】 시종관(侍從官)과 궁관(宮官)이 모두 말을 탄다. 연(輦)이 움직이면, 촉(燭)을 잡은 사람이 앞에서 가는데, 시위하기를 의식과 같이 한다. 종친과 문무 2품 이상의 관원이 평상복(平常服) 차림으로써 따른다. 마침내 세자빈의 집에 가서 연(輦)이 대문 밖에 이르면, 좌중호(左中護)가 연(輦) 앞에 나아가서 꿇어앉아 연(輦)에서 내리기를 찬청(贊請)하면, 왕세자가 연(輦)에서 내려 막차로 들어간다.

처음에 연(輦)이 장차 이르려고 하면, 주인(主人)이 사당(祠堂)에 고(告)하고, 이를 마치면, 【예(禮)는 납채(納采)의 의식과 같은데, 다만 축사(祝辭)에 "아무개의 몇째 딸, 또는 모친(某親) 아무개의 몇째 딸이 오늘로써 동궁(東宮)에 시집가게 되니, 감창(感愴)한 마음을 견딜수 없습니다."고 한다. 】 방중(房中)에서 딸의 초례(醮禮)를 지낸다. 【세자빈이 명복(命服)을 갖추어 입고 수식(首飾)을 가(加)하면, 아버지는 동쪽에 있고, 어머니는 서쪽에 있어 서로 마주보고 앉는다. 세자빈의 자리를 어머니의 동북쪽에 남향하여 설치하고, 부모(傅姆)가 세자빈을 인도하여 나와서 자리 서쪽에 서서 남향하게 한다. 찬자(贊者)가 잔(盞)을 가져와 술을 따라 세자빈의 자리 앞에 나아가서 서면, 세자빈이 네 번 절하고 자리에 올라가서 꿇어앉아 잔을 받는다. 찬자(贊者)가 찬탁(饌卓)을 자리 앞에 올리면, 세자빈이 술을 땅에 부어 제사지내고 일어나서, 자리 서쪽에 내려와서 남향하여 꿇어앉아 술을 맛보고, 잔을 찬자(贊者)에게 주고는 또 네 번 절한다. 찬자(贊者)가 나아가서 찬탁(饌卓)을 걷어치운다. 】 찬자(贊者)가 전안(奠雁)하는 자리를 당(堂) 복판에 북향하여 설치한다. 주인이 공복(公服)을 입고 대문의 안에 나가서 동향하여 서고, 빈자(儐者)가 공복을 입고 주인의 오른편에 북향하여 서고, 주부(主婦)가 예의(禮衣)를 갖추어 입고 나가 당의 서쪽에 동향하여 선다. 좌중호(左中護)가 앞에서 꿇어앉아 자리에 나아가기를 찬청(贊請)하면, 왕세자가 막차(幕次)에서 나와 문 동쪽에 서향하여 서는데, 시위하기를 평상시와 같이 한다. 빈자가 나아가서 명령을 받고 문 서쪽에 나가서 동향하여 서서 말하기를,

"감히 일을 청합니다."

고 한다. 좌중호(左中護)가 받아서 전하고, 나아가 꿇어앉아 아뢰면, 왕세자가 말하기를,

"지금 초혼(初婚)으로써 교서(敎書)를 받들어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고 한다. 좌중호가 부복하였다가 일어나서 빈자에게 전하여, 들어가서 고(告)하면, 주인이 말하기를,

"아무개는 삼가 갖추어 기다립니다."

고 한다. 빈자가 나가서 좌중호에게 전하면, 좌중호가 아뢰기를 처음과 같이 한다. 빈자가 주인을 인도하여 나가서 문밖의 서쪽에서 맞이하되, 동향하여 두 번 절한다. 좌중호가 앞에서 꿇어앉아

"답배(答拜)하라."

고 찬청(贊請)하면, 왕세자가 답하여 두 번 절한다. 주인이 읍양(揖讓)하면서 먼저 문에 들어와서 왼쪽에 선다. 【내문(內門)에서 섬돌에 이르러 또 읍양(揖讓)하는데, 왕세자가 모두 답하여 읍(揖)을 한다. 】 축생(畜牲)을 맡은 사람이 기러기를 좌중호에게 주어, 동향하여 꿇어앉아 받들어 주게 한다. 왕세자가 이미 기러기를 쥐고 【왼쪽으로 머리를 두고 얽어매는 것을 납채(納采)와 같이 한다. 】 따라 문에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서면, 시종(侍從)하는 사람이 헤아려 들어간다. 【중문(中門)에서 그친다. 】 주인이 서계(西階)로부터 올라가 나아가서 당(堂)의 동쪽에 서서 서향하고, 왕세자는 동계(東階)로부터 올라간다. 부모(傅姆)가 세자빈을 인도하여 방에서 나와 부모(傅姆)의 동북쪽에 서되 남향하게 한다. 왕세자가 자리에 나아가서 북향하여 꿇어앉아 기러기를 드리고는, 부복하였다가 일어나서 두 번 절하면, 주인은 답하여 절하지 않는다. 왕세자가 나와 내려오는데, 주인은 내려오지 않고, 사복 소윤(司僕少尹)을 보내어 연(輦)을 내문(內門) 밖에 드린다.

부모(傅姆)가 세자빈을 인도하고, 사규(司閨)가 앞에서 인도하여 어머니의 왼쪽에 나오는데, 부모(傅姆)는 왼쪽에 있고, 보모(保母)는 오른쪽에 있다. 【촉(燭)을 잡고 시종(侍從)하기를 의식과 같이 한다. 】 아버지가 조금 앞으로 나아가서 서향하여 경계하면, 반듯이 바로잡는 것이 있으니, 의복과 비녀와 같은 것이다. 명령하기를,

"경계하고 공경하여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명령을 어김이 없게 하라."

한다. 어머니가 서계(西階) 위에서 경계하여 옷깃을 여며 주고, 수건을 매어 주고는 명령하기를,

"힘쓰고 공경하여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어김이 없게 하라."

한다. 서모(庶母)가 문안에 와서 띠[鞶]를 펴 주고는 부모(父母)의 명령으로써 거듭 말하기를,

"공경하고 공손하여 부모(父母)의 말씀을 들어 따라서,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허물이 없게 하소서."

하고, 옷깃과 띠를 보살핀다. 세자빈이 이미 내문을 나가서 연(輦) 뒤에 이르면, 왕세자가 주렴(珠簾)을 들고 기다린다. 부모(傅姆)가 말하기를,

"가르치지 못해서 예절을 다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한다. 세자빈이 연(輦)을 타면, 부모(傅姆)가 경(景)을 가(加)한다.【경(景)의 제도는 대개 명의(明衣)336) 와 같으니, 이를 덧입어서 길 갈 적에 먼지를 막아 옷을 선명(鮮明)하게 하기 위함이다. 】 왕세자가 대문에 나가서 연을 타고 궁(宮)으로 돌아오는데, 시위하기를 올 때의 의식과 같이한다. 세자빈의 의장(儀仗)은 뒤에 머무는데, 주인이 그 소속으로 하여금 세자빈을 보내게 하고, 빈자(儐者)로써 따르게 한다.


  • 【태백산사고본】 45책 133권 24장 B면【국편영인본】 5책 342면

  • [註 336]
    명의(明衣) : 염습(殮襲)할 때 사자(死者)에게 맨먼저 입히는 옷.

◎ 親迎

前一日, 忠扈衛設王世子次於嬪氏大門外道東, 南向; 設宮官次於王世子次東南, 西向北上。 其日晡前三刻, 司僕少尹進輦於光化門外近東; 翊衛司勒所部, 陳仗衛如常。 王世子旣受命, 出勤政門外, 右中護負印前導, 侍衛如常。 左中護引王世子出光化門外, 跪贊請乘輦, 王世子乘輦小駐, 【宮門。 出光化門, 改具公服。】 侍從官及宮官, 皆乘馬。 輦動, 執燭者前行, 侍衛如式。 宗親及文武二品以上官, 常服以從, 遂適嬪氏家。 輦至大門外, 左中護進當輦前跪, 贊請降輦, 王世子降輦入次。 初, 輦將至, 主人告于祠堂訖, 【禮如納采儀, 唯祝辭云: "某之第幾女若某親某之第幾女, 將以今日歸于儲宮, 不勝感愴。"】 醴女于房中。 【嬪具命服加首飾, 父在東母在西相向坐。 設嬪席於母之東北南向。 傅姆導嬪出, 立於席西南向, 贊者取盞斟酒, 詣嬪席前立, 嬪四拜, 升席跪受盞。 贊者薦饌卓於席前, 嬪祭酒興, 降席西南向跪, 酒以盞授贊者, 又四拜, 贊者進徹饌卓。】 贊者設奠雁位於堂中, 北向。 主人公服出大門之內東向立, 儐者公服立於主人之右北向, 主婦具禮衣出, 立於堂之西, 東向。 左中護前跪贊請就位, 王世子出次, 立於門東西向, 侍衛如常。 儐者進受命, 出門西東向立曰: "敢請事。" 左中護承傳進跪白, 王世子曰: "以玆初昏, 奉敎承命。" 左中護俯伏興, 傳於(嬪)〔儐〕 者入告, 主人曰: "某固敬具以須。" 儐者出傳於左中護, 白如初。 儐者引主人出迎於門外之西, 東向再拜, 左中護前跪, 贊請答拜, 王世子答再拜, 主人揖讓, 先入門而左。 【內門及階, 亦揖讓, 王世子皆報揖。】 掌畜者以雁授左中護, 東向跪奉授王世子, 旣執雁, 【左首及交絡如納采。】 從入門而右, 侍從者量入。 【止于中門。】 主人升自西階, 進立于堂之東, 西向; 王世子升自東階; 傅姆導嬪出房, 立於(姆)〔母〕 之東北, 南向。 王世子就位, 北向跪奠雁, 俯伏興再拜, 主人不答拜。 王世子出降, 主人不降送。 司僕少尹進輦於內門外, 傅姆導嬪, 司閨前引, 出於母左, 傅姆在左, 保母在右。 【執燭及侍從如式 。】 父少進西向戒之: "必有正焉, 若衣若筓。" 命之曰: "戒之敬之, 夙夜無違命。" 母戒於西階上, 施衿結帨, 命之曰: "勉之敬之, 夙夜無違。" 庶母及門內施鞶, 申之以父母之命曰: "敬恭聽宗父母之言, 夙夜無愆, 視諸衿鞶。" 嬪旣出內門至輦後, 王世子擧簾以俟, 姆辭曰: "未敎, 不足與爲禮。" 嬪乘輦, 姆加景。 【景之制, 蓋如明衣, 加之以爲行道禦塵, 令衣鮮明也。】 王世子出大門, 乘輦還宮, 侍衛如來儀。 嬪仗次於後。 主人使其屬送嬪, 以儐從。


  • 【태백산사고본】 45책 133권 24장 B면【국편영인본】 5책 34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