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사 김만수가 돌아와 경사에서 일어난 상서로운 일들을 전사하여 바치다
하정사(賀正使) 김만수(金萬壽)가 북경(北京)에서 돌아왔다. 통사(通事) 송성립(宋成立)이 행재소(行在所)의 병부(兵部) 차부(箚付)118) 를 전사(傳寫)하여서 바치었는데 글은 이러하였다.
"행재소의 병부(兵部)에서 경사스럽고 상(祥)스러운 일 때문에 행재소의 예부(禮部)의 자문(咨文)에 의준(依准)하는데, ‘영락(永樂) 15년 11월 27일에 당해(當該) 섬서(陝西) 지방에서 서토(瑞兎)119) 를 가지고 와서 바치었다. 검은 바탕에 검은 털이 선명하고 순결(純潔)하여 윤기가 흐르기를 검은 구름이나 검은 구슬과 같았고, 금빛 나는 눈동자가 찬연하게 빛을 뿜으면서 광채를 발하였다. 옛날 이래로 드물게 있는 바이요, 또 영지(靈芝)120) ·선초(仙草)121) 가 시대에 응하여 나타나므로 진실로 상등(上等)의 상서(祥瑞)가 되며, 실로 황제의 지극한 인(仁)과 거룩한 덕(德)에 응한 것이니, 국가의 억만 년 동안 태평한 징후가 되는 것이다. 중국 경사(京師)에 있는 문무백관(文武百官)들이 표(表)를 올려 경하(慶賀)하는 이외에도 마땅히 천하(天下)의 여러 사(司)의 아문(衙門)에 행이(行移)하여 한가지로 알게 하는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또 행재소의 예부(禮部)의 자문(咨文)에 의준(依准)하건대, ‘공경히 조정(朝廷)에서 북경(北京) 궁전(宮殿)을 영건(營建)할 때를 만나서, 영락(永樂) 15년 11월 초2일에 봉천전(奉天殿)122) ·건청궁(乾淸宮)을 일으며 세웠는데, 본월 초8일에 당해(當該) 태령후(泰寧候) 진규(陳珪) 등이 상주(上奏)하기를, 「두 곳에서 갖추 오색(五色)의 서광(瑞光)과 경사스러운 구름이 자욱하게 끼이고, 천기(天氣)와 지기(地氣)가 뒤섞여 유동(流動)하고 빛이 하늘을 꿰뚫었으며, 초9일에는 금수하(金水河)의 얼음이 어는데 이상스런 상서로 형체가 여러 가지 형상을 갖추었으며, 이로부터 이상스런 상서가 연일 나타나 보여서 18일에까지 이르렀다.」고 하였고, 진규(陳珪) 등이 다시 상주(上奏)하기를, 「상서로운 구름이 광채를 나타내고 천기(天氣)와 지기(地氣)가 성하게 난무(亂舞)하였으나, 연기도 아니고 구름도 아니었으며, 오색(五色)이 빙빙 서리어 공중에 떠서 하늘을 아릅답게 하고, 변화하여 늘어났다가 줄어들었다가 하면서 궁정 사이에 가득 찼었다. 상서로운 구름이 안에서 나오고 오색(五色)의 서광(瑞光)이 둥글기가 달덩이와 같았는데, 똑바로 어좌(御座)에 당하고 그 빛 가운데 찬연하게 오색(五色)의 천화(天花)가 옥(玉)빛 찬란하게 빛나고 번쩍번쩍 비치어, 훤한 빛이 꿰뚫어 통하고, 별이 달의 밝은 빛에 어울리고 유동하여 두루 빛났으나, 이윽고 큰 허공으로 올라가 버렸다.」고 하였다. 두 번씩이나 궁원(宮苑)에 그 위를 덮어서 비추어, 지금 황제가 임어(臨御)하는 전정(殿庭)에 종일 걷히지 않았으므로, 관리·군인·공장(工匠)의 여러 사람이 눈으로 함께 보고 모두 기뻐하고 날뛰다가 일에 나가고 공역에 나갔으니, 이것은 상등의 상서가 되어 실로 태평 시대에 응한 것이다. 22일에 문무 군신(文武群臣)이 표(表)을 올려 칭하(稱賀)한 이외에도 천하(天下)의 여러 사(司)의 아문(衙門)이 한가지로 알게 하는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 【태백산사고본】 16책 35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2책 205면
- 【분류】외교-명(明)
- [註 118]차부(箚付) : 관청에서 공사(公事)를 처판(處辦)하려고 가지고 있는 공문서.
- [註 119]
서토(瑞兎) : 상서(祥瑞)로운 상징의 토끼.- [註 120]
영지(靈芝) : 버섯의 일종으로, 복초(福草)라고 하여 상서(祥瑞)로운 것으로 여겼음. 지초(芝草).- [註 121]
선초(仙草) : 신초(神草)라고 하여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영묘한 풀.- [註 122]
봉천전(奉天殿) : 북경(北京) 자금성(紫禁城)의 전각(殿閣).○賀正使金萬壽回自北京。 通事宋成立傳寫行在兵部箚付以獻、辭曰:
行在兵部爲禎祥事, 準行在禮部咨: "永樂十五年十一月二十七日, 該陝西以瑞兎來獻, 黑質玄毫, 鮮明純潔, 藹若玄雲, 黑玉金眸, 粲然騰輝布彩, 自古以來所稀有也。 又有靈芝仙草, 應時而見, 誠爲上瑞, 實應皇帝至仁聖德, 爲國家萬萬年太平之徵。 在京文武百官上表慶賀外, 合行天下諸司衙門, 一體知會。" 又準行在禮部咨: "伏遇朝廷營建北京宮殿, 永樂十五年十一月初二日, 起立奉天殿 乾淸宮。 本月初八日, 該泰寧侯陳珪等奏: ‘二處俱見五色瑞光, 慶雲藹藹, 絪縕流動, 輝徹霄漢。 初九日金水河氷凝異瑞, 體具諸象。 自是異瑞連日呈見。’ 至十八日, 陳珪等復奏: ‘卿雲呈彩, 氤氳繽紜, 非烟非雲, 五色輪囷, 浮空麗霄, 變化舒卷, 彌滿殿間。 卿雲內出, 五色瑞光, 團圓如月, 正當御座, 光中粲然五色天花, 璨燁煜, 煇耀洞徹, 星融月朗, 流動徧燭, 已而升騰太虛。 兩度宮苑掩暎其上, 今所御殿庭, 終日不收。 官軍工匠, 群目共觀, 皆喜懽踴躍, 趨事赴功, 斯爲上瑞, 實應大平。’ 二十二日, 文武群臣上表稱賀外, 天下諸司衙門一體知會。"
- 【태백산사고본】 16책 35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2책 205면
- 【분류】외교-명(明)
- [註 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