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사 도감과 중건 도감을 합쳐서 설치하도록 하다
의정(議政) 이하를 대유재(大猷齋)에서 인견(引見)하였다. 【의정 윤용선(尹容善), 내부 대신(內部大臣) 이재완(李載完), 찬정(贊政) 민응식(閔應植)·이용직(李容稙)·윤웅렬(尹雄烈), 참찬(參贊) 성기운(成岐運), 궁내부 대신 서리(宮內府大臣署理) 민종묵(閔種默), 특진관(特進官) 민영준(閔泳駿)·박정양(朴定陽)·신기선(申箕善), 양지아문 총재(量地衙門總裁) 민영소(閔泳韶), 홍문관 학사(弘文館學士) 서정순(徐正淳), 내부 대신(內部大臣) 이건하(李乾夏), 학부 대신(學部大臣) 김규홍(金奎弘), 외부 대신(外部大臣) 박제순(朴齊純), 농상공부 대신(農商工部大臣) 권재형(權在衡), 경부 대신(警部大臣) 이종건(李鍾健), 궁내부 협판(宮內府協辦) 이지용(李址鎔), 태의원 경(太醫院卿) 민영규(閔泳奎), 회계원 경(會計院卿) 민치헌(閔致憲), 장례원 경(掌禮院卿) 윤정구(尹定求), 시종원 경(侍從院卿) 이근명(李根命), 명헌태후궁 대부(明憲太后宮大夫) 홍순형(洪淳馨), 원임 직각(原任直閣) 이용태(李容泰), 직학사(直學士) 김영적(金永迪), 시강원 첨사(侍講院詹事) 조동완(趙東完), 부첨사(副詹事) 민영적(閔泳迪), 시독관(侍讀官) 김춘수(金春洙)·홍성우(洪性友), 시종관(侍從官) 이용구(李龍九)·정인헌(鄭寅獻)·조중관(趙重觀)이다.】 선원전(璿源殿)에 화재가 난 다음의 문안이었다. 윤용선이 아뢰기를,
"궁중에서 불을 조심하는 문제가 얼마나 엄밀합니까? 더구나 더없이 조심하고 중시해야 할 곳에 이러한 화변이 생긴 것은 그 원인을 끝까지 따져서 진상을 밝혀 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문해야 할 모든 사람을 법부(法部)로 하여금 붙잡아 조사하여 엄하게 징계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더없이 존엄하고 더없이 공경스러운 곳에 이처럼 전에 없던 화변이 생겼으니 기막힌 짐의 심정이 어찌 끝이 있겠는가? 대소 신민들이 부여잡고 부르짖는 통분도 본성을 지닌 사람이면 모두 같을 것이다. 불이 어떻게 난데없이 일어났겠는가? 그 원인에 대한 문제를 내가 직접 따져서 진상을 알아내야 하겠으나 요즘 신식(新式)에 구애되는 점이 있어서 크게 벌리지 않으려 한다. 신문해야 할 모든 사람은, 아뢴 대로 모두 법부로 하여금 그 원인을 궁핵(窮覈)하는 것이 좋겠다."
하였다. 이어 하교하기를,
"열성조(列聖朝)의 사적이 오늘에 와서 전부 불 속에 들어갔다. 덕이 없는 짐이 조상을 받들고 효성하는 일에 힘쓰지 못한 데로부터 이러한 큰 변이 생기게까지 되었으니 더욱더 끝없이 애통한 일이다. 지금 경비가 비록 부족하긴 하지만 어진(御眞)을 모사하고 전각을 중건하는 역사를 조금도 늦출 수 없다. 모사 도감(摹寫都監)과 증건 도감(增建都監)을 합설(合設)하여 집행하도록 조칙을 내려 보내야겠다."
하였다. 윤용선이 아뢰기를,
"어진을 모사하고 전각을 중건하는 일은 한시가 급합니다. 효성이 순결하고 지극한 폐하로부터 이러한 명령이 내렸으니 신은 존경의 마음을 금할 수 없으며 일이 중대한 문제와 관계되므로 아랫사람의 심정은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였다.
- 【원본】 44책 40권 92장 B면【국편영인본】 3책 182면
- 【분류】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
引見議政以下于大猷齋。 【議政尹容善、內大臣李載完、贊政閔應植·李容稙·尹雄烈、參贊成岐運、宮內府署理大臣閔種默、特進官閔泳駿·朴定陽·申箕善、量地衙門總裁閔泳韶、弘文館學士徐正淳、內部大臣李乾夏、學部大臣金奎弘、外部大臣朴齊純、農商工部大臣權在衡、警部大臣李鍾健、宮內府協辦李址鎔、太醫院卿閔泳奎、會計院卿閔致憲、掌禮院卿尹定求、侍從院卿李根命、明憲太后宮大夫洪淳馨、原任直閣李容泰、直學士金永迪、侍講院詹事趙東完、副詹事閔泳迪、侍讀官金春洙·洪性友、侍從官李龍九·鄭寅獻·趙重觀】 璿源殿火變後, 承候也。 容善曰: "禁籞之內, 愼火之節, 何等嚴密? 而況此莫愼莫重之地, 有此火變者, 其根因不容不窮覈得情。 應問各人, 令法部拿査嚴懲何如?" 上曰: "莫嚴莫敬之地, 有此無前之大變, 朕心罔極, 豈有其旣? 而大小臣民攀號之痛, 恒性宜均矣。 火豈無從也? 其根因事, 當親鞫得情, 而近日新式有礙, 不欲爲張大矣。 應問各人, 依所奏, 竝令法部到底窮覈可也。" 仍敎曰: "列聖朝傳來之先蹟, 至於今日而盡入于灰燼之中。 惟朕否德, 不克致勤於奉先思孝之節, 至有此大變, 尤切罔極之慟矣。 見今經費雖絀, 移摹、重建之役, 不容少緩。 移摹都監、重建都監, 合設擧行事, 當下詔勅矣。" 容善曰: "移摹、重建, 一時爲急。 聖孝純摯, 有此下敎, 臣不勝欽仰萬萬。 而事係重大, 下情不勝憧憧矣。"
- 【원본】 44책 40권 92장 B면【국편영인본】 3책 182면
- 【분류】행정-중앙행정(中央行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