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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실록 22권, 순조 19년 10월 14일 계묘 1번째기사 1819년 청 가경(嘉慶) 24년

숭정전에 나가 하례를 받고 교문을 반포하다

숭정전에 나아가 하례를 받았다. 교문(敎文)을 반포하였는데, 이르기를,

"임금은 말한다. 온 백성이 세자의 경사에 힘입어 예찬(禮讚)하는 노래가 사경(四境)에 드높았고, 동궁이 빈을 맞이하는 의식을 거행함에 백 채의 수레로 예를 갖추었다. 이에 교문을 반포하여 경사를 드러낸다. 내가 생각건대, 나라의 근본은 세자에게 매여 있고, 인륜은 배필에서 시작된다. 《예경(禮經)》에 초자(醮子)의 명을 들었으니, 아름다운 교훈으로 종묘를 밝게 받들고, 《시경(詩經)》찬녀(纘女)084) 의 행실을 읊었으니, 성대한 덕화(德化)는 나라에 근본을 두어 다스린다. 이는 대체로 옛 성왕(聖王)이 같이한 바요, 또 우리 가례(家禮)를 상고하여도 또한 마땅하다. 세자를 책봉할 초기에 첫째로 배필을 선정하는 것을 급선무로 삼았다. 학문을 보아 자(字)를 명하매 의젓이 약간척(若干尺)의 옷을 입었고, 종족에 물어 현인을 가리매 자나 깨나 길이 생각하였다. 왕세자빈 조씨(趙氏)는 품성이 온순하였고, 덕성은 천성으로 타고났다. 규방의 예의를 극진히 갖추었기에 좋은 소문이 자연스럽게 밖에 드러나고, 스승의 가르침이 번거롭지 않아도 몸가짐은 예법에 맞았다. 오래도록 덕을 쌓아 상서를 길렀으니 특이한 품질(稟質)을 받아 태어났고, 아름다움이 드러났으니 원량(元良)의 배필로 마땅하다. 삼간택(三揀擇)의 절차를 거쳤고, 육례의 성대한 의식을 행하였다. 남자는 태어나서 아내 갖기를 원하니 진실로 나의 기뻐함을 알 것이요, 부인은 현명하여 그 가정을 번창하게 하니 더구나 여망(輿望)이 협화(協和)한 경우이겠는가? 경건히 폐백(幣帛)을 펼치니 우리 자전(慈殿)의 기뻐하심을 받들었고, 복을 끊임없이 열었으니 자손의 번성함이 마땅하다. 이는 진실로 종사의 큰 경사이므로, 신민과 기쁨을 같이하기를 생각한다. 뇌우(雷雨)의 혜택이 크게 흐르니 이에 과실로 범한 죄를 풀어 주고, 천지의 덕을 널리 입히니 먼 곳이나 가까운 곳을 차별 없이 대할 것이다. 이달 14일 동이 트기 이전에 잡범으로 사죄 이하는 모두 용서하여 풀어 주라. 아! 주남(周南)085) 인지(麟趾)의 상서가 백세토록 응하기를 기약하고, 〈주서(周書)〉 홍범 구주(洪範九疇)의 복을 팔방에 편다. 그러므로 이에 교시하니, 상세히 알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였다. 【홍문관 제학 김이교(金履喬)가 지었다.】


  • 【태백산사고본】 22책 22권 28장 B면【국편영인본】 48책 156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사법-행형(行刑) / 어문학-문학(文學)

  • [註 084]
    찬녀(纘女) : 문왕(文王)의 후(后)인 태사(太姒)를 가리킴.
  • [註 085]
    주남(周南) : 《시경(詩經)》의 편명.

○癸卯/御崇政殿受賀。 頒敎文:

若曰, 兆民賴主鬯之慶, 謠騰四重, 貳極擧迎相之儀, 禮備百兩。 玆頒渙號, 庸彰嘉休。 予惟國本係於冢儲, 人倫始於妃匹。 禮擧醮子之命, 嘉訓昭宗祧是承, 詩詠纉女之行, 晠化基家邦以御。 斯蓋古聖王所共, 粤稽我家禮亦宜。 肆自建嗣之初, 首以擇配爲急。 視學命字, 儼然若干尺衣, 詢族采賢, 悠哉寤寐思服。 王世子嬪趙氏, 稟合坤順, 德由天成。 極備閨儀, 自著令聞于外, 不煩姆敎, 動循禮法之中。 久矣種德而毓祥, 篤生異質, 宜其儷休而受祉, 克配元良, 式遵三揀之彝章, 載行六禮之盛擧, 男子生而願爲有室, 固予喜之可知, 婦人賢而克昌厥家, 矧輿望之允叶? 敬展笲棗, 承我慈顔之欣愉, 祚啓緜瓜, 宜爾子姓之繁衍。 是誠宗社大慶, 思與臣民同歡。 雷雨之澤旁流, 肆赦災眚, 天地之德普被, 壹視邇遐。 自本月十四日昧爽以前, 雜犯死罪以下, 咸宥除之。 於戲! 《周南》麟趾之祥, 期休應於百世, 《箕範》龜疇之福, 用敷錫於八方。 故玆敎示, 想宜知悉。 【弘文提學金履喬製。】


  • 【태백산사고본】 22책 22권 28장 B면【국편영인본】 48책 156면
  • 【분류】
    왕실-의식(儀式) / 사법-행형(行刑)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