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중신편》이 완성되다
《제중신편(濟衆新編)》이 완성되었다.
상이 세자로 있을 때 10년 동안 약시중을 들면서 아침 저녁으로 끊임없이 연구했던 것은 진맥(診脈)에 대한 비결과 탕약(湯藥)에 대한 이론들이었다. 그리하여 이를 계기로 널리 의술(醫術)의 이치를 탐구하여 위로는 《소문(素問)》과 《난경(難經)》으로부터 아래로 역대의 모든 처방에 이르기까지 모두 골고루 열람하였다.
본조(本朝)의 의학 서적으로는 오직 허준(許浚)의 《동의보감(東醫寶鑑)》이 가장 상세하다고 일컬어져 왔으나 글이 번거롭고 내용이 중복되는가 하면 소홀히 다루거나 빠뜨린 부분이 또한 많았다. 이에 상이 여기에 교정을 가하고 범례(凡例)를 붙여 《수민묘전(壽民竗詮)》 9권(卷)을 만들어 낸 다음 다시 내의원에 명하여 여러 처방들을 채집해서 번잡스러운 것은 삭제하고 요점만 취한 뒤 경험방(經驗方)을 그 사이에 첨부해서 세상에 유행시킬 수 있는 책 1부(部)를 따로 편집하게 하였다. 그러나 몇 차례에 걸쳐 원고 수정 작업을 계속해 오다가 상이 즉위한 지 24년이 되는 때에 이르러서야 책이 비로소 완성되었다.
그 내용을 보면, 원편(原編)이 8권이고 목록(目錄)이 1권으로서 풍(風)·한(寒)·서(暑)·습(濕)으로부터 약성가(藥性歌)에 이르기까지 모두 70목(目)으로 되어 있었는데, 1목(目)마다 먼저 진맥에 대한 비결과 증세를 서술한 다음 합당한 처방과 약제를 붙여놓음으로써 멀리 외딴 시골에 사는 백성들까지도 한 번 책을 보기만 하면 환히 알게끔 하였다. 그리고는 그 책의 이름을 《제중신편》이라 하고 주자소(鑄字所)에 넘겨 간행해서 반포토록 하는 한편 내의원 도제조인 이병모(李秉模)에게 서문(序文)을 지으라고 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2책 52권 54장 A면【국편영인본】 47책 222면
- 【분류】출판-서책(書冊) / 의약(醫藥)
○甲午/《濟衆新編》成。 上, 在春邸, 十載侍湯, 所朝夕尋繹者, 脈訣藥論也。 因以旁究醫理, 上自《素問》 《難經》, 訖于歷代諸方, 閱覽殆遍。 本朝醫書, 惟許浚 《寶鑑》, 最稱詳核, 然文煩意疊, 踈漏亦多。 上, 就加檃括, 發凡起例, 撰成《壽民竗詮》九卷, 復命內醫院, 博採諸方, 芟繁取要, 間附經驗之方, 另編一部可行之書。 屢易藁不輟, 至御極後二十四年, 書始成。 原編八卷, 目錄一卷, 自風、寒、著、濕, 至藥性歌, 凡七十目, 每一目先敍脈訣形症, 次附合用方藥, 使遐鄕窮蔀之民, 一開卷瞭然。 名曰《濟衆新編》, 付鑄字所鋟板印頒, 仍命內醫院都提調李秉模爲序。
- 【태백산사고본】 52책 52권 54장 A면【국편영인본】 47책 222면
- 【분류】출판-서책(書冊) / 의약(醫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