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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40권, 정조 18년 8월 4일 무오 5번째기사 1794년 청 건륭(乾隆) 59년

구언을 위해 전교하다

전교하였다.

"오늘 단비는 바라던 바에 합치되니 매우 기쁘고 다행스럽다. 그러나 비가 온다고 해서 마음을 해이하게 하지 말고 매양 고인의 격언075) 을 외우면서 원한을 펴고 굽은 것을 소통시키는 정사를 펼쳐야 할 것이다. 내가 대신(大臣)·경재(卿宰)·말로 책임을 삼는 관리·논하고 생각하는 관원에게 도움을 구하면서 귀 기울여 기다린지가 벌써 오래되었다. 그런데 모두가 잠잠한 채 한 마디 말도 아뢰는 일이 없으니, 어찌 지금 사람마다 삶을 즐거워하고 집집마다 일을 편안히 여겨 온 백성에게서 원망과 탄식하는 괴로움이 끊겨 교화가 행해지고 풍속이 아름다워서이겠느냐. 진실로 그렇다면 몇 달 동안의 가뭄이 어찌 무더위가 극성을 부릴 때에 있었겠는가. 밤에 교서를 내리자 아침에 비가 오는 것을 보게 되니, 그 호응하는 것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기나 한 듯하였다. 하늘과 사람이 상응하는 이치가 이처럼 미쁜데, 대관(大官)은 말하지 않고 경재도 말하지 않으며 삼사도 말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내가 어쩔 수 없이 다시 번거로이 한 마디 하는 것이니 반드시 이러한 뜻을 대신과 모든 신하에게 알려라."


  • 【태백산사고본】 40책 40권 45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494면
  • 【분류】
    정론(政論) / 과학(科學)

  • [註 075]
    고인의 격언 : 정조는 가뭄을 안타까워 하며 구언하는 전교[悶旱求言敎]를 내리면서 "막대기로 한 번 치니 한 줄기의 흔적이 남고, 주먹으로 한 대 때리니 한 움큼의 피를 쏟네[一棒一條痕 一摑一掌血]…."라는 고인의 격언을 인용하였다. 《홍재전서(弘齋全書)》 권34 이 말은 어떤 일이든 시작하기만 하면 빈틈없이 수행함으로써 실제 성과를 보는 것을 뜻한다.

○敎曰: "今日之甘雨, 亦叶所望, 歡幸萬萬。 勿以得雨而弛心, 每誦古人之格言, 以伸菀疏枉之政。 求助於大臣、卿宰、言責、論思之官, 側聽以待者, 已有日矣, 衆皆寂然, 無聞一言。 豈今之時, 人人樂生, 家家安業, 委巷下戶, 絶怨咨之苦, 化行而俗美歟? 苟然矣, 數朔暵陽, 何在乎炎暘極盛之節? 夜宣十行, 朝見祈祈, 其所徯應, 若有所待然。 若相與之際, 一理儘孚若是, 而大官不言, 卿宰不言, 三司又不言, 予於是乎不得已更煩一言。 須以此意, 令大臣、諸臣知悉。"


  • 【태백산사고본】 40책 40권 45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494면
  • 【분류】
    정론(政論) / 과학(科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