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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실록26권, 정조 12년 7월 23일 계미 1번째기사 1788년 청 건륭(乾隆) 53년

유학 조익이 명나라 신종을 위해 도성에 따로이 사당을 세울 것을 청하다

유학(幼學) 조익(趙)이 상소하기를,

"우리 나라가 오늘이 있게 된 것은 모두 신종 황제(神宗皇帝)의 그지없는 은혜 덕분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숙종 대왕께서 상원(上苑)에 단(壇)을 설치하시어 명(明)나라를 높이는 뜻을 붙였습니다. 그러나 단지 단을 쌓아 한 해에 한 번 제사지내는 것만으로는 만세에 잊기 어려운 덕을 숭배하여 보답하는 도리에 부족함이 있으니, 도성 안에 따로 하나의 사당을 세워 신종 황제의 위판(位版)을 봉안(奉安)하고, 기일(忌日)과 명절에 예를 갖추어 제사하소서."

하니, 비답하기를,

"신종 황제가 망하게 된 우리 나라를 다시 세워준 은혜는 하늘과 함께 끝이 없다. 우리 나라에 오늘이 있게 된 것이 모두 신종 황제의 은덕이 아님이 없으니, 숭배해 보답하고 편안히 모시는 데 관한 일에 어찌 털끝만큼인들 부족한 점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그러나 단제(壇制)를 묘제(廟制)로 고치는 일은 감히 경솔히 의논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옛 예에도 단이 묘보다 높았다는 것을 환구(圜丘)와 명당(明堂)의 서차에서 보아 알 수 있다. 성조(聖祖)께서 의리로써 일으키신 제도가 상도나 권도(權道)에 맞으니, 더욱 어찌 감히 딴 말을 할 수 있겠는가."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26책 26권 3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2면
  • 【분류】
    정론(政論) / 외교(外交) / 건설(建設)

    ○癸未/幼學 上疏言:

    我國家之得有今日, 莫非神宗皇帝罔極之恩。 我肅宗大王設壇于上苑, 以寓尊之義, 而萬世難忘之德, 只爲築壇, 歲一行祀, 終有歉於崇報之道。 請別建一廟於都城之內, 奉安神皇位版, 忌辰名節, 備禮享祀。

    批曰: "神皇再造之恩, 與天無極。 吾東方得有今日, 莫非神皇所賜。 凡屬崇報妥奉之節, 寧有一毫欠缺, 而壇制之改爲廟制, 輕易議到, 不惟不敢爲。 況古禮, 壇尊於廟, 觀於圜丘、明堂之序次, 可以知已。 聖祖義起之制, 允叶經權, 尤何敢容說乎?"


    • 【태백산사고본】 26책 26권 3장 A면【국편영인본】 46책 2면
    • 【분류】
      정론(政論) / 외교(外交) / 건설(建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