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실록9권, 정조 4년 2월 13일 임술 5번째기사
1780년 청 건륭(乾隆) 45년
홍충도 관찰사 이병정이 이정운과 다툴 수 없다는 것을 상소하다
홍충도 관찰사 이병정(李秉鼎)이 상소하기를,
"이정운(李鼎運)이 뒤미처 꾸민 상소는 반드시 신을 분쇄하고야 말려고 한 것이겠지마는, 이것이 어찌 그의 본심이겠습니까? 송익언(宋翼彦)이 장전(帳殿)에서 공초(供招)한 것을 그가 반드시 출연(怵然)히 두려워하고 구연(瞿然)히 뉘우쳤을 것인데, 이제는 벗어나기에 바빠서 오로지 외치고 떠들기를 일삼습니다. 세상에 어찌 죽을 처지에서 살기를 구하는 계책과 남을 보복하려는 마음이 창황하게 공초할 때에 동시에 번갈아 일어날 자가 있겠습니까? 그것은 마침 말을 찾으려 하여도 찾아지지 않고 기교를 부리다가 도리어 졸렬하게 되는 것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신이 어찌 차마 이들과 입을 더럽히며 겨루고 다투겠습니까? 관아(官衙)에 그대로 머물러 있어 덕화(德化)를 펴는 책임을 욕되게 할 수 없습니다."
하니, 비답하기를,
"이 일은 지난 일에 붙여야 한다. 사직하지 말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책 9권 12장 A면【국편영인본】 45책 151면
- 【분류】정론-정론(政論) / 사법-탄핵(彈劾) / 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