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정당에 소대하여 《성학집요》의 정심장을 읽고, 공부에 관해 묻다
임금이 희정당에 나아가 소대를 하여 《성학집요(聖學輯要)》의 정심장(正心章)을 읽고 나서 유신들에게 이르기를,
"경(敬) 공부에는 네 조항이 있다고 하는데, 정제(整齊)·엄숙한 것과 항상 깨어 있는 법[惺惺法]과 그 마음을 수렴(收斂)하여 한 가지 사물(事物)도 끼어 있지 않은 것을 세 조항이라고 하니, 앞에 보인 각헌 채씨(覺軒蔡氏)029) 의 ‘주일설(主一說)’을 합쳐서 네 조항이 되는가? 일찍이 본 데가 있으나, 지금은 잊어버렸다."
하니, 다른 여러 유신들은 대답을 못하였고, 검토관 엄인(嚴璘)이 말하기를,
"이연평(李延平)030) 은 일찍이 배우는 자들에게 정중(靜中)에서 희노 애락(喜怒哀樂)이 아직 발동되지 않은 때의 기상이 어떠한가를 관찰하라고 하였고, 주자(朱子)는 정중에서 대본(大本)을 체인(體認)하라고 하였으나, 《성학집요》에는 ‘생각하는 바가 막 있고 나면 이는 벌써 발동한 것이고, 체인이라고 한 이상 이는 성찰(省察)이지 아직 발동되지 않은 상태의 기상은 아니다.’ 하였는데, 이 말이 참으로 그러합니다. 다만 그 밑에 가서 또 ‘정시(靜時)에 가벼운 마음으로 아직 발동하지 않은 상태의 기상을 되돌아 본다면 진학(進學)과 양심(養心)에 반드시 보탬이 있을 것이다.’ 하였으니, 이것은 함양(涵養)을 가리킨 말입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6책 95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34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출판-서책(書冊)
○上御熙政堂召對, 讀《聖學輯要》正心章, 謂儒臣曰: "敬工夫有四條, 而整齊嚴肅, 惺惺法, 其心收斂, 不容一物之謂是三條也, 幷前覺軒蔡氏主一之說, 而爲四條耶? 曾有見處, 今忘之矣。" 諸臣無能對, 檢討官嚴璘曰: "李延平, 嘗使學者, 靜中看喜怒哀樂未發時氣像如何, 朱子以爲, 靜中體認大本, 而《輯要》書, 則以爲‘纔有所思, 便是已發, 旣云體認, 便是省察, 非未發氣像’, 此語誠然矣。 但其下又云‘靜時輕輕, 照顧未發氣像, 則於進學養心, 必有益’, 此指涵養也。"
- 【태백산사고본】 66책 95권 13장 B면【국편영인본】 44책 34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출판-서책(書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