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실록 78권, 영조 28년 12월 3일 기축 1번째기사
1752년 청 건륭(乾隆) 17년
대신들과 성을 축조하는 일을 의논하다
임금이 대신과 비국 당상을 인견하였다. 어영 대장 홍봉한이 아뢰기를,
"치성(雉城)에 대한 그림을 열람하셨습니까? 광희문 북쪽으로부터 흥인문 남쪽까지 치성 네 군데를 만들도록 정하였습니다."
하매, 우의정 김상로가 말하기를,
"그 간격이 넓고 멀으니 의당 다섯 군데를 설치하여야 합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다섯 군데에 치성을 만들기로 정하라."
하였다. 김상로가 말하기를,
"중전의 탄신 날짜가 이미 다가왔으므로 하례하는 의절을 즉시 여쭈어서 시행해야 하겠습니다. 명년에 하례드릴 것에 대해서도 미리 분부를 내려주시기를 우러러 청해야 하겠습니다."
하였다. 이어서 예관(禮官)의 여러 신하들이 선조(先朝)316) 께서 이미 60세에 경축하였으니, 계술(繼述)의 도리로 볼 때 거행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으로 계속해서 아뢰자, 임금이 말하기를,
"선조께 하례를 드릴 때에는 내가 사친(私親)의 복을 입고 있어서 하례드리는 반열에 참여하지 못하였는데 갑자기 승하하셨다. 그런데 어떻게 다시 그 예를 거행할 수 있겠는가?"
하였다. 여러 신하들이 극력 청하였으나,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
- 【태백산사고본】 56책 78권 9장 B면【국편영인본】 43책 468면
- 【분류】왕실-경연(經筵)
- [註 316]선조(先朝) : 숙종을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