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영조실록 77권, 영조 28년 9월 23일 경진 2번째기사 1752년 청 건륭(乾隆) 17년

뇌성의 이변으로 원손을 위해 복을 아끼는 하교를 내리다

약방에서 입진하였다. 임금이 뇌성의 이변으로 인해 깊이 경구(警懼)를 더하고 하교하기를,

"올봄 이후로 다시 나라의 경사가 있으니, 실로 하늘이 우리 동방을 도우신 것이며 또한 열조(列朝)께서 우리 나라를 붙드신 것이다. 지금 군신(君臣)은 이로 인해 서로 힘써 이에 나라를 공고히 해야 마땅하다. 지금 왕자(王子)·대군(大君)은 없고 단지 원량(元良)만 있는데 새로 왕손을 낳았으니, 나라의 근본이 절로 굳건해지는 바가 있게 되었다. 따라서 마땅히 조용하게 저 하늘에 우러러 보답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거조(擧措)를 보건대 차서(次序)를 생각하지 아니하고 모두 원손(元孫)을 더디 기다린 것처럼 알고 있으니, 인심이 장차 반드시 떠들썩할 것이므로, 슬픔을 억누르고 이름을 정하되 마땅히 절제해야 할 것이다. 또 세손(世孫)으로 봉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으니, 경오년에 반교(頒敎)·진하(陳賀)한 일은 고례(古例)가 아니다. 고유문(告由文)과 반시문(頒示文)은 직접 지어 내릴 것이니, 태묘에 고유하는 것은 삭제(朔祭)와 겸행(兼行)하고, 반시문은 정원(政院)에서 정부(政府)와 팔도(八道)·삼도(三都)에 하유하도록 하라. 사직(社稷)에 고하고 반교·진하하는 일은 일체 모두 그냥 두도록 하라."

하였다. 임금이 호조 참판 홍봉한(洪鳳漢)에게 묻기를,

"원손을 보았는가?"

하니, 대답하기를,

"보았나이다. 실로 우리 동방의 억만년토록 끝없는 기쁨입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음성이 심히 크던가?"

하니, 대답하기를,

"코가 높고 미간이 넓은데다, 눈빛이 사람을 두렵게 하였으니, 비단 음성이 우렁찰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하므로, 임금이 말하기를,

"원량의 전형(典刑)과 흡사하다."

하였다. 광주 유수(廣州留守) 이기진(李箕鎭)이 말하기를,

"전하께서 원손을 위해 복을 아끼시는 하교를 하시니, 신은 실로 흠앙(欽仰)하는 바입니다. 억만년토록 무궁한 아름다움이 또한 여기에 터잡을 것입니다."

하였다. 또 아뢰기를,

"남한 산성 밖에 높은 봉우리가 하나 있는데, 병자년287) 에 오랑캐들이 이 봉우리 위에서 엿보았으니, 실로 요긴한 곳입니다. 민진후(閔鎭厚)가 수어사(守禦使)가 되었을 때 봉우리 위에 작은 성을 쌓아 천총(千摠)이 천여 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지켰습니다만, 그 형세를 지탱하기 어렵고 또 땅이 높아서 성가가 쉽게 무너집니다. 신의 생각으로는 돈대(墩臺) 둘을 쌓아 적이 올라올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지형이 과연 성 안을 내려다보고 있는가?"

하므로, 이기진이 말하기를,

"홍이포(紅夷砲)를 쏘면 포탄이 성중에 들어온다 합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지형과 돈대를 그림으로 그려 올리는 것이 옳겠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6책 77권 27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463면
  • 【분류】
    왕실(王室) / 과학(科學) / 군사(軍事)

○藥房入診。 上因雷異深加警懼, 敎曰: "今春以後, 復有邦慶, 寔蒼穹之眷我東方, 亦列朝之扶我邦國。 爲今君臣, 宜因此而相勉, 乃固邦國。 而今無王子、大君, 只有元良, 新生王孫, 國之本自有攸曁。 其宜從容仰答高高。 而觀今日之擧措, 不思倫序, 咸知元孫, 其若遲待, 人心必將囂囂, 抑哀定名, 而其宜節抑。 且與封世孫有間, 庚午頒敎、陳賀之擧, 已非古例。 告由文、頒示文親製以下, 太廟告由, 朔祭兼行, 頒示文, 自政院下諭政府及八道、三都。 告社稷, 頒敎、陳賀, 一竝置之。" 上問戶曹參判洪鳳漢曰: "見元孫乎?" 對曰: "見之。 而實吾東方億萬年無疆之休矣。" 上曰: "聲音甚大云耶?" 對曰: "隆準而廣眉, 眼彩使人嚴畏, 不但聲音之喤喤而已。" 上曰: "似是元良之典刑矣。" 廣州留守李箕鎭曰: "殿下爲元孫惜祉之敎, 臣實欽仰。 億萬年無疆之休, 亦基於此矣。" 又奏曰: "南漢城外有一高峰, 丙子年虜自峰上窺覘, 實緊要地也。 閔鎭厚爲守禦使, 築小城於峰上, 而千摠率千餘兵守之, 其勢難支, 且地高城牒易頹。 臣意築二墩臺, 使賊不得上似好矣。" 上曰: "地形果俯瞰城中耶?" 箕鎭曰: "紅夷砲入來云矣。" 上曰: "地形及墩臺, 圖畫以上可也。"


  • 【태백산사고본】 56책 77권 27장 A면【국편영인본】 43책 463면
  • 【분류】
    왕실(王室) / 과학(科學) / 군사(軍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