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실록 56권, 숙종 41년 11월 11일 계묘 3번째기사
1715년 청 강희(康熙) 54년
판중추부사 최석정의 졸기
판중추부사(判中樞府事) 최석정(崔錫鼎)이 졸(卒)하였다. 임금이 전교하기를,
"지극한 슬픔으로 눈물이 흘러 옷깃을 적시었다."
하고, 이어 예장(禮葬) 등의 일을 속히 거행하라고 명하였다. 최석정은 성품이 바르지 못하고 공교하며 경솔하고 천박하였으나, 젊어서부터 문명(文名)이 있어 여러 서책을 널리 섭렵했는데, 스스로 경술(經術)에 가장 깊다고 하면서 주자(朱子)가 편집한 《경서(經書)》를 취하여 변란(變亂)시켜 삭제하였으니, 이로써 더욱 사론(士論)에 죄를 짓게 되었다. 그리고 여러번 태사(台司)123) 에 올랐으나 일을 처리함에 있어 전도되고 망령된 일이 많았으며, 남구만(南九萬)을 스승으로 섬기면서 그의 언론(言論)을 조술(祖述)하여 명분(名分)과 의리(義理)를 함부로 전도시켰다. 경인년124) 에 시약(侍藥)을 삼가지 않았다 하여 엄지(嚴旨)를 받았는데, 임금의 권애(眷愛)가 갑자기 쇠미해져서 그 뒤부터는 교외(郊外)에 물러가 살다가 졸하니, 나이는 70세이다. 뒤에 시호(諡號)를 문정(文貞)이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4책 56권 24장 B면【국편영인본】 40책 559면
- 【분류】인물(人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