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대장 이기하가 홍복산·북한산의 성지를 보고 돌아와 아뢰다
훈련 대장(訓鍊大將) 이기하(李基夏)가 명을 받들어 홍복산(洪福山)·북한산(北漢山)의 성지(城址)를 가서 보고 돌아와 아뢰기를,
"홍복산의 지세는 안으로 절험(絶險)의 형세(形勢)가 있고, 밖으로 둘러싸일 형세가 없으므로, 성(城)을 쌓는 데 적합하다고 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단지 사면(四面)의 5리 안이 모두 토산(土山)이어서 돌을 캘 곳이 아주 머니, 돌을 10리 밖에서 가져다가 쌓아야 하므로 일의 공역(功役)이 매우 어려울 것이며, 또 사산(四山)에 나무가 없어서 땔나무를 할 길이 없으니, 군병(軍兵)들의 취사[炊爨]도 또한 의지할 바가 없습니다. 북한산(北漢山)에 이르러서는 인수봉(仁壽峰)·백운대(白雲臺)·만경대(萬景臺) 등의 여러 봉우리가 깎아지른 듯이 우뚝 솟아 있으니, 진실로 이른바 한 사람이 관문(關門)을 지키면, 만 사람이 열지 못하는 지형(地形)입니다. 그리고 이미 돌로 쌓은 구지(舊址)가 있고, 또 산 아래에는 석재(石材)가 많으며, 산골짜기 곳곳에 물이 있는 데다가 수목(樹木) 또한 크게 자란 곳이 많습니다. 도성(都城)과 멀지 않은 곳에 이러한 천험(天險)이 있었는데, 오히려 지금까지 버려두었으니, 매우 애석하게 여길 만합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56책 49권 22장 A면【국편영인본】 40책 372면
- 【분류】군사-관방(關防)
○甲戌/訓鍊大將李基夏, 承命往視洪福、北漢城址, 還啓曰: "洪福地勢, 內有絶險之形, 外無圍住之勢, 可合築城云者, 以此故也。 第四面五里之內, 皆是土山, 伐石之處甚遠, 取石於十里之外而築之, 事功甚難。 且其四山濯濯, 樵蘇無路, 軍兵炊㸑, 亦無所賴。 至於北漢則仁壽、白雲、萬景等諸峰, 屹立如削, 眞所謂一夫當關, 萬夫莫開之地。 旣有石築舊址, 山下且多石材, 山谷間處處有水, 樹木亦多有長養處。 都城不遠之地, 有此天險, 而尙今棄置, 殊可惜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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