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가 건강을 회복한 경사를 기념하여 집경당기를 지어 올리도록 하교하다
임금이 하교(下敎)하기를,
"옛사람들은 기쁜 일이 있으면 그것이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물건에다 이름을 붙였었는데, 이는 기록하여 잊지 않으려는 뜻이었으니, 더욱이 큰 것이야 말할 것이 뭐 있겠는가? 금년 봄 세자(世子)의 환후(患候)가 건강을 회복한 것은 실로 막대한 경사이니, 기쁨을 기록하는 일이 없을 수 있겠는가? 그런데 거처하던 예연지당(蘂淵之堂)이라는 이름을 고쳐 새로 화액(華額)을 걸었으니, 의당 사신(詞臣)에게 명하여 그 일을 기록하게 해야 한다. 생각건대 신축년083) 탄강(誕降)하던 처음에도 이 당(堂)에 머물렀었고, 신유년084) 주량 회갑(舟梁回甲) 때에도 이 당에 머물렀었다. 그래서 호칭을 고칠 적에 중곤(中壼)이 이런 경사(慶事)를 모두 합쳐 명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누누이 진청(陳請)하였으므로, 내가 면종(勉從)하여 당명(堂名)을 집경당(集慶堂)으로 바꾸었는데, 이는 모든 경사가 일당(一堂)에 모인 것을 뜻한 것이다. 이런 때문에 내가 나 자신의 일이 그 가운데 관계되어 있음을 혐의하여 지금까지 잠자코 있었으나, 다시 생각건대 자신의 일임을 혐의하여 기쁜 일까지 아울러 전해지지 못하게 할 수야 있겠는가? 좌상(左相)에게 집경당기(集慶堂記)를 지어 올리게 하라."
하였다. 이 당(堂)은 경덕궁(慶德宮)에 있는데, 왕세자(王世子)가 이 당에 거처하면서 새로 건강을 회복한 경사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명(命)이 있었던 것이다. 최석정(崔錫鼎)이 명에 응하여 지어 올리니, 녹비(鹿皮)를 하사하라고 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6책 33권 17장 B면【국편영인본】 39책 530면
- 【분류】왕실-종친(宗親) / 왕실-사급(賜給) / 왕실-종사(宗社)
○上下敎曰: "古人有喜, 雖少輒以名物, 蓋以志不忘也。 況其大者耶? 今春世子患候康復, 實莫大之慶, 則其可無志喜乎? 遂改其所居蘂淵之堂名, 新揭華額, 所宜卽命詞臣記其事, 而第念歲在辛丑誕降之初, 乃次于此堂, 辛酉舟梁之年, 又次于此堂。 故當其改號之時, 中壼以合此慶命名之意, 縷縷陳請, 予乃勉從, 易其堂名曰集慶, 卽諸慶萃于一堂之謂也。 以故予嫌其自己之事, 亦涉其中, 尙今泯默矣, 更爲思惟, 嫌於自己, 竝與其忻悅之事而無傳, 可乎? 其令左相, 集慶堂記製進。" 蓋堂在慶德宮, 王世子處于斯堂, 新有平復之慶, 故有是命。 崔錫鼎應命製進, 命賜鹿皮。
- 【태백산사고본】 36책 33권 17장 B면【국편영인본】 39책 5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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