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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30권, 숙종 22년 4월 29일 갑인 1번째기사 1696년 청 강희(康熙) 35년

생원 강오장이 희빈 장씨의 비를 들어 상소하다

생원(生員) 강오장(姜五章)이 상소(上疏)하기를,

"듣건대, 희빈(禧嬪) 장씨(張氏)의 선롱(先壠)이 연서(延曙)에 있는데, 갈(碣)이 있고 비(碑)가 있는 것을 지난해에 갑자기 변을 일으킨 자가 그 갈을 쳐부수고 또 흉하고 더러운 물건을 묻었다는 것을 뭇사람이 떠들썩하게 말하므로, 귀가 있는 자는 다 들었습니다. 지난번 강민저(姜敏著)가 상소하여 그 비를 없애기를 청하였는데, 그 전에 양주 목사(楊州牧使)가 이미 장정을 내어 쓰러뜨려 묻었다 합니다. 신은 과연 조정(朝廷)의 명령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우리 동궁(東宮)도 그 가운데에 들어 있으므로 이 비가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니, 이미 망령된 뜻으로 해명할 수 없거니와, 또 어찌 감히 경솔히 묻을 수 있겠습니까? 신리(神理)·인도(人道)는 그리 멀지 않아서 혈기(血氣)가 감응(感應)한다는 것은 사리가 분명한데, 장씨의 아버지 무덤에 흉변을 일으킨 자가 혹 사사로이 원수진 사람일지라도, 일부러 본가(本家)에서 화(禍)를 당하게 하려고 몰래 화를 빚었으니, 그것이 그 집에만 돌아갈지 어찌 알겠습니까? 더구나 우리 동궁의 혈맥(血脈)도 그 무덤에 서로 이어졌으므로, 이번에 변을 일으킨 자는 틀림없이 국적(國賊)이니, 여느 요악(妖惡)의 죄로 죄줄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신(臣)이 듣건대, 신도(神道)가 편안하면 자손이 길(吉)하고, 신도가 어지러우면 자손이 위태하다 하니, 어찌 매우 두렵고도 위태롭지 않겠습니까? 이 말이 떠들썩하여 한 해가 지나도 그치지 않으므로, 오늘날의 정신(廷臣)도 충분히 들었을 것인데, 동궁을 위하여 놀라고 두려워서, 아뢰어 실상을 구명하여 알아내려는 자가 한 사람도 없는 것은 또한 무슨 까닭입니까? 전하께서 허실(虛實)을 구핵(究覈)하여 그 사람을 찾아서 죽이고, 그 사토(莎土)를 고치고 제사하여 위안하셔서, 신도가 어지럽고 자손이 위태할 근심이 없게 하시면, 종사(宗社)가 매우 다행하겠습니다. 신이 어제 소를 가지고 대궐에 나아가 먼저 기성(騎省)093) 과 정원(政院)에 대개를 바쳤는데, 해가 저물었다는 핑계로 끝내 물리쳤으니, 그 뜻이 어디에 있는지 신은 참으로 모르겠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2책 30권 27장 B면【국편영인본】 39책 419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왕실-비빈(妃嬪) / 풍속-예속(禮俗) / 변란-정변(政變)

  • [註 093]
    기성(騎省) : 병조(兵曹)의 별칭.

○甲寅/生員姜五章上疏曰:

伏聞禧嬪 張氏先壠, 在延曙, 有碣有碑, 昨年間忽有作變者, 撞破其碣, 又埋凶穢之物, 萬口騰說, 有耳皆聞。 日者姜敏著疏, 請去其碑, 而其前楊州牧使已發丁, 仆而埋之云。 臣未知果有朝令, 而惟我東宮, 亦入其中, 是碑之重, 較然矣。 旣不可妄意疏辨, 又何敢率爾埋之耶? 神理、人道, 不甚相遠, 血氣感應, 厥理昭昭。 作凶於張氏父墳者, 雖或私讎之人, 故欲中禍於本家, 潛釀之禍, 安知其獨歸於其家? 況我東宮血脈, 亦自其墓相續, 今此作變者, 定是國賊, 其不可以尋常妖惡之罪, 罪之也決矣。 臣聞神道寧則子孫吉, 神道亂則子孫危。 豈不深可畏且危哉? 此說喧騰, 經年不止, 今日廷臣, 想必飫聞, 而無一人爲東宮驚懼奏達, 鉤得實狀者, 抑何故耶? 倘殿下究覈虛實, 跟其人而誅之, 改其莎土, 祭以慰安, 俾無神道亂、子孫危之患, 宗社幸甚。 臣於昨日, 將疏詣闕, 先納大槪於騎省、政院, 則托以日暮, 終乃退却, 其意所在, 臣實未曉也。


  • 【태백산사고본】 32책 30권 27장 B면【국편영인본】 39책 419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왕실-비빈(妃嬪) / 풍속-예속(禮俗) / 변란-정변(政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