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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27권, 숙종 20년 6월 15일 신해 1/2 기사 / 1694년 청 강희(康熙) 33년

무장 유학 강민저가 대신의 잘못을 들어 상소하니 그의 정거를 명하다

국역

무장(茂長) 유학(幼學) 강민저(姜敏著)가 상소하기를,

"군신과 부자의 의리는 천지의 이치이고 사람의 윤리입니다. 그러므로 임금과 신하 사이에 있어 임금은 아버지와 같고 왕후는 어머니와 같은 것입니다. 오늘날은 세상의 도의가 비록 땅에 떨어졌다고 하지만 사람들의 천성은 본시 없어지지 않는 것이기에, 모후(母后)께서 이미 폐출(廢黜)되셨다가 도로 복위(復位)되실 적에 한탄하다 기뻐하며 경축(慶祝)하는 마음이 귀천(貴賤)과 중외(中外)의 차이가 있지 않았으니, 이는 진실로 천리와 인륜에서 나온 마음입니다. 만약 혹시라도 자식으로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해치게 되고, 신하로서 임금과 모후(母后)를 해치게 된다면 그의 죄는 진실로 천지 사이에서 달아날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 두 흉악한 사람이 터무니없는 것을 날조(揑造)하여 글로 표현해서 버젓이 대궐 안에 유입(流入)시켜 예람(睿覽)까지 거치게 하였습니다. 그들의 마음가짐을 논한다면 곧 대역 부도(大逆不道)이니, 이는 바로 《춘추(春秋)》에서 말한 바 난신 적자(亂臣賊子)로서 누구라도 죽여야할 자들입니다. 다시 국모(國母)를 책봉(冊封)하던 날 맨먼저 두 사람의 머리를 베어 도성(都城) 문에 내건 뒤에야 천지의 대의(大義)를 밝히고 온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통쾌하게 할 수 있을 것인데, 아직도 그들의 죄악을 밝히지 않아 생사(生死)의 중간에 두고 있음은 무엇 때문입니까? 언서(諺書)에 관한 한 가지 조항은 특별히 악을 치시려는 예단(睿斷)에서 나온 것인데, 유사(有司)의 신하가 그대로 받들어 거행하는 실상이 없고 대신이 내놓은 의견은 보통 인정을 휠씬 지나친 것인데 이로 인해 그만 전하께서 뜻이 굳어졌으니, 온 나라 사람들의 마음이 또한 어찌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그가 조정에 나온 날 맨먼저 곤위(坤位)의 승강(陞降)에 관해 논하되, 앞을 보고 뒤를 보며 마음씀이 치밀하여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오직 이 한 가지 일만도 대동(大同)한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거슬린 것이었는데, 악역(惡逆)들을 영구(營救)하느라 억지로 인용해서는 안되는 말을 인용하기까지 하여 마치 혼란을 일으켜 남의 입을 막아버리는 듯한 짓을 하였고, 또 법 이외의 것을 가지고 전하를 인도하는 짓을 했습니다. 무릇 법이라는 것은 천하에 공정한 것이어서 비록 임금이라 하더라도 사정을 쓸 수 없으니, 진실로 법을 한 번 그르치면 폐단은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찌 대신의 몸으로서 임금을 법이 아닌 것으로 인도할 수 있겠습니까? 신이 그윽이 괴이하게 여기는 것은, 무릇 대신은 평소에 무거운 명망을 짊어지고 온 세상의 추앙을 받아야 하는데, 지금 그 어그러지고 잘못됨이 이와 같으니, 판연(判然)히 두 사람이 하는 것과 같습니다. 비록 자신은 사생(死生)과 화복(禍福)에 있어 두려워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사람들이 누가 믿겠습니까? 한편 알지 못하겠습니다만, 그가 초창(草創)하는 첫머리에 있어 홀로 정승의 자리를 담당하여 깊이 나라 일에 마음을 쓰느라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그만 의혹이 생기는 지경에 빠져 든 것이, 마치 긴 행랑(行廊)의 기둥이 수가 여럿이어서 갈수록 틀리게만 되는 것과 같아서인지요?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대신으로 하여금 소스라치게 공론의 소재를 알아 자신을 굽혀 따르게 한다면 대저 누가 불가하다 하겠습니까? 전하께서 ‘실정을 털어놓게 하되 사형은 용서하라.’고 하신 분부는 크게 타당함을 잃으신 것이니, 신하가 된 도리에 마땅히 대중의 심정을 갖추 진달(陳達)하여 임금을 잘못이 없는 자리에 놓으려고 해야 할 것인데, 대신은 이미 책할 것도 없게 되었거니와, 그날 여러 신하들도 대개 모두 입을 봉하고 말을 하지 않아 하나도 진언(進言)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어찌 여러 신하들이 뜻이 그 사이에 있어서 이동(異同)이 없었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 희적(希賊)314) 은 이미 하찮은 부류로서 외람되게 차지하지 못할 것을 차지하고 스스로 재앙을 만들었습니다. 만약 혹시라도 용서하여 죽이지 않는다면 오늘날 국모(國母)를 모해(謀害)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세자(世子)를 보호하여 종사(宗社)에 충성을 바치게 될 것인지 또한 알 수가 없습니다. 의친(議親)315) 하는 의리도 이 사람들에게는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임시 변통하는 방법도 또한 이들의 일에도 합당하지 아니합니다. 만일 왕세자(王世子)께서 원대한 식견이 있다면 필시 불쌍하게 여겨 치우치지 않으며, 오직 오늘날에 있어서 법을 굽히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하물며 온 나라의 공론은 마땅히 온 나라와 함께 소유해야 하고 한 사람이 사사로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닌 경우이겠습니까? 양사(兩司)의 신하들이 바야흐로 법을 들어 논쟁하고 있습니다마는, 과연 온 나라의 논의에서 나온 것이라면 먼저 일을 그르친 신하를 거론(擧論)한 다음에야 말이 될 것인데, 전후로 아뢴 것이 도무지 한마디 말도 이에 언급한 것이 없으니 무슨 때문이겠습니까? 또 접때에 대간(臺諫)이 박상경(朴尙絅)에 대한 정거(停擧)하는 벌을 도로 거두기를 청했을 적에 이어 귀양보내야만 합당하고 정거에 있어서는 합당하지 않아서이겠습니까? 아! 전하께서 신하들에게 ‘비록 상하(上下)가 서로 믿으며 인협(寅協)316) 하여 다스리기를 도모하라.’고 분부하셨지만, 신하들은 오히려 곧이듣지 않고 항시 위구(危懼)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구차하게 눈앞의 화만 면하려 하고, 직책을 다하는 것을 자신의 소임으로 여기지 않고 오직 뒷걸음질 치기만을 능사로 여깁니다. 대저 위에서는 확고한 뜻이 없고 아래서는 의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도 나라일을 잘해 나간 경우는 있지 않았습니다. 신은 듣건대, 천하에 도가 있으면 서인(庶人)이 불평을 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만일 전하께서 묘당(廟堂)으로 하여금 주관하도록 하고 대간으로 하여금 바로잡도록 하신다면 포의(布衣)와 필부(匹夫)가 오히려 다시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각하(却下)하도록 명하고, 이어 비망기(備忘記)를 내리기를,

"강민저박상경의 올바르지 못한 논의를 주워 모아 조정을 혼란하게 만드는 계획을 꾸미려고 수상(首相)을 물어뜯는 짓을 하되 한마디 한마디마다 층층으로 하며 조금도 기탄이 없다. 한편으로는 ‘그가 조정에 나오는 날 맨먼저 곤위(坤位)의 승강(陞降)에 관하여 논하되 앞을 보다 뒤를 보다 하며 마음쓰기를 치밀하게 하여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게 했다.’고 하였고, 한편으로는 ‘먼저 일을 그르친 신하를 거론한 다음에야 말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는 곧 박상경의 상소에 없었던 것인데, 강민저가 이에 감히 첨가하여 대신의 죄안(罪案)으로 만들었으니, 그의 마음의 소재를 진실로 헤아릴 수가 없다. 이처럼 알력을 일삼는 무리는 결코 가벼운 벌을 내릴 수 없으니, 우선 정거(停擧)하라."

하였다.

  • [註 314] 희적(希賊) : 장희재.
  • [註 315] 의친(議親) : 《대명률(大明律)》의 팔의(八議)의 하나. 임금의 단문(袒免) 이상친(以上親), 왕대비·대왕 대비의 시마(緦麻) 이상친, 왕비의 소공(小功) 이상친인 사람으로서 죄를 범한 자를 처벌할 때에 형(刑)의 감면(減免)을 의정(議定)하던 일.
  • [註 316] 인협(寅協) : ‘동인 협공(同寅協恭)’ 또는 ‘동기인외 협기공경(同其寅畏協其恭敬)’의 약어. 신하들이 서로가 마음을 합쳐 공경스럽게 공사(公事)에 봉직(奉職)하는 것.

원문

○辛亥/茂長幼學姜敏著上疏曰: "君臣父子之義, 天之理也, 人之倫也。 故君臣之間, 君猶父而后猶母。 今日世道, 雖云降矣, 民之秉彝, 本自不泯, 故其於母后之旣出而還復也。 嗟! 怨喜慶之心, 不以貴賤有差而中外有間, 則此固出於天理人倫也。 苟或以子而害父與母, 以臣而害君與母后, 則其罪固難逃於天地, 而兩凶人構捏虛無, 形諸文字, 偃然流入於闕內, 至經睿覽, 論其設心, 便是大逆不道。 此正春秋所謂亂臣賊子, 人得而誅之者也。 改冊國母之日, 首斬兩人之頭, 懸於國門然後, 可以明天地之大義, 快一國之人心, 而尙不明其罪惡, 置之生死之間者, 何哉? 諺書一款, 特出於睿斷之討惡, 而有司之臣, 無奉行之實, 大臣意見, 超出於常情之外, 因致殿下之意堅, 一國人心, 亦豈不鬱抑哉? 當其造朝之日, 首論坤位陞降, 瞻前顧後, 用意縝密, 令人莫測, 惟此一事, 大拂大同之人心, 而至於營救惡逆, 强引不當引之說, 有若疑亂防口者然, 而又以法外, 導引殿下, 夫法者, 天下之公, 雖人主, 不可容私, 誠以法一誤, 其弊無窮也。 安有身爲大臣, 導引人主以非法者乎? 臣竊怪夫大臣素負重名, 爲世所仰, 而今其謬戾如此, 判若二人之爲, 雖自謂不怵於死生禍福, 人誰信之? 抑未知草創之初, 獨當鼎席, 深軫國事, 思之又思, 轉入疑惑之境, 如長廊柱之累數愈差者耶? 雖然若令大臣, 竦然知公議之所在, 屈已而從之, 夫誰曰不可哉? 殿下輸情貸死之敎, 大是失當, 其在臣隣之道, 所當備陳輿情, 要以納君於無過, 而大臣已不足責, 伊日諸臣, 率皆緘口結舌, 無一人進言者, 豈諸臣之意, 無異同於其間耶? 噫嘻! 賊旣是庸流, 而濫竊非據, 自作其孽, 倘或貸之以不死, 則以今日謀害國母者, 其能保護世子, 效忠於宗社, 亦有所不可知耳。 議親之義, 非所論於此人。 權變之道, 亦不合於是事。 王世子若有遠識, 必不以哀矜而辟焉, 而惟欲不屈法於今日矣。 而況一國之論, 當與一國共之, 非一人所可得而私者乎? 兩司之臣, 方以按法爭之, 而果出於一國之正論, 則先擧其誤事之臣然後, 乃可成說, 而前後之啓, 了無一語及此者, 何哉? 且向日臺諫, 請還收朴尙絅停擧之罰, 而仍有竄謫之命, 無敢有復論者, 抑以其罪, 只合竄謫而不合於停擧也歟? 噫! 殿下之於臣隣, 雖有上下交孚, 寅協圖治之敎, 而臣隣猶不聽信, 常懷危懍之心, 苟免目前之禍, 不以盡職爲己任, 唯以退步爲能事, 夫上無固志, 下有疑心, 而能濟國事者, 未之有也。 臣聞天下有道, 庶人不議, 殿下若令廟堂而主之, 臺諫以正之, 布衣匹夫, 尙復何議?" 上命却之, 仍下備忘記曰: "姜敏著, 掇拾尙絅不正之論, 欲售疑亂朝廷之計, 而至若齮齕首揆, 一節層加, 略無顧藉, 一則曰, 當其造朝之日, 首論坤位陞降, 瞻前顧後, 用意縝密, 令人莫測。 一則曰, 先擧其誤事之臣然後, 乃可成說, 此卽尙絅疏所無者, 而敏著乃敢添作大臣之罪案, 其心所在, 誠不可測, 如此傾軋之輩, 決不可施以薄罰, 爲先停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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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실록27권, 숙종 20년 6월 15일 신해 1/2 기사 / 1694년 청 강희(康熙) 33년

무장 유학 강민저가 대신의 잘못을 들어 상소하니 그의 정거를 명하다

국역

무장(茂長) 유학(幼學) 강민저(姜敏著)가 상소하기를,

"군신과 부자의 의리는 천지의 이치이고 사람의 윤리입니다. 그러므로 임금과 신하 사이에 있어 임금은 아버지와 같고 왕후는 어머니와 같은 것입니다. 오늘날은 세상의 도의가 비록 땅에 떨어졌다고 하지만 사람들의 천성은 본시 없어지지 않는 것이기에, 모후(母后)께서 이미 폐출(廢黜)되셨다가 도로 복위(復位)되실 적에 한탄하다 기뻐하며 경축(慶祝)하는 마음이 귀천(貴賤)과 중외(中外)의 차이가 있지 않았으니, 이는 진실로 천리와 인륜에서 나온 마음입니다. 만약 혹시라도 자식으로서 아버지와 어머니를 해치게 되고, 신하로서 임금과 모후(母后)를 해치게 된다면 그의 죄는 진실로 천지 사이에서 달아날 길이 없습니다. 그런데 두 흉악한 사람이 터무니없는 것을 날조(揑造)하여 글로 표현해서 버젓이 대궐 안에 유입(流入)시켜 예람(睿覽)까지 거치게 하였습니다. 그들의 마음가짐을 논한다면 곧 대역 부도(大逆不道)이니, 이는 바로 《춘추(春秋)》에서 말한 바 난신 적자(亂臣賊子)로서 누구라도 죽여야할 자들입니다. 다시 국모(國母)를 책봉(冊封)하던 날 맨먼저 두 사람의 머리를 베어 도성(都城) 문에 내건 뒤에야 천지의 대의(大義)를 밝히고 온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통쾌하게 할 수 있을 것인데, 아직도 그들의 죄악을 밝히지 않아 생사(生死)의 중간에 두고 있음은 무엇 때문입니까? 언서(諺書)에 관한 한 가지 조항은 특별히 악을 치시려는 예단(睿斷)에서 나온 것인데, 유사(有司)의 신하가 그대로 받들어 거행하는 실상이 없고 대신이 내놓은 의견은 보통 인정을 휠씬 지나친 것인데 이로 인해 그만 전하께서 뜻이 굳어졌으니, 온 나라 사람들의 마음이 또한 어찌 억울하지 않겠습니까? 그가 조정에 나온 날 맨먼저 곤위(坤位)의 승강(陞降)에 관해 논하되, 앞을 보고 뒤를 보며 마음씀이 치밀하여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오직 이 한 가지 일만도 대동(大同)한 사람들의 마음을 크게 거슬린 것이었는데, 악역(惡逆)들을 영구(營救)하느라 억지로 인용해서는 안되는 말을 인용하기까지 하여 마치 혼란을 일으켜 남의 입을 막아버리는 듯한 짓을 하였고, 또 법 이외의 것을 가지고 전하를 인도하는 짓을 했습니다. 무릇 법이라는 것은 천하에 공정한 것이어서 비록 임금이라 하더라도 사정을 쓸 수 없으니, 진실로 법을 한 번 그르치면 폐단은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찌 대신의 몸으로서 임금을 법이 아닌 것으로 인도할 수 있겠습니까? 신이 그윽이 괴이하게 여기는 것은, 무릇 대신은 평소에 무거운 명망을 짊어지고 온 세상의 추앙을 받아야 하는데, 지금 그 어그러지고 잘못됨이 이와 같으니, 판연(判然)히 두 사람이 하는 것과 같습니다. 비록 자신은 사생(死生)과 화복(禍福)에 있어 두려워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사람들이 누가 믿겠습니까? 한편 알지 못하겠습니다만, 그가 초창(草創)하는 첫머리에 있어 홀로 정승의 자리를 담당하여 깊이 나라 일에 마음을 쓰느라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가 그만 의혹이 생기는 지경에 빠져 든 것이, 마치 긴 행랑(行廊)의 기둥이 수가 여럿이어서 갈수록 틀리게만 되는 것과 같아서인지요?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대신으로 하여금 소스라치게 공론의 소재를 알아 자신을 굽혀 따르게 한다면 대저 누가 불가하다 하겠습니까? 전하께서 ‘실정을 털어놓게 하되 사형은 용서하라.’고 하신 분부는 크게 타당함을 잃으신 것이니, 신하가 된 도리에 마땅히 대중의 심정을 갖추 진달(陳達)하여 임금을 잘못이 없는 자리에 놓으려고 해야 할 것인데, 대신은 이미 책할 것도 없게 되었거니와, 그날 여러 신하들도 대개 모두 입을 봉하고 말을 하지 않아 하나도 진언(進言)하는 사람이 없었으니, 어찌 여러 신하들이 뜻이 그 사이에 있어서 이동(異同)이 없었던 것이 아니겠습니까?

아! 희적(希賊)314) 은 이미 하찮은 부류로서 외람되게 차지하지 못할 것을 차지하고 스스로 재앙을 만들었습니다. 만약 혹시라도 용서하여 죽이지 않는다면 오늘날 국모(國母)를 모해(謀害)하려고 했던 사람들이 세자(世子)를 보호하여 종사(宗社)에 충성을 바치게 될 것인지 또한 알 수가 없습니다. 의친(議親)315) 하는 의리도 이 사람들에게는 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임시 변통하는 방법도 또한 이들의 일에도 합당하지 아니합니다. 만일 왕세자(王世子)께서 원대한 식견이 있다면 필시 불쌍하게 여겨 치우치지 않으며, 오직 오늘날에 있어서 법을 굽히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하물며 온 나라의 공론은 마땅히 온 나라와 함께 소유해야 하고 한 사람이 사사로이 할 수 있는 바가 아닌 경우이겠습니까? 양사(兩司)의 신하들이 바야흐로 법을 들어 논쟁하고 있습니다마는, 과연 온 나라의 논의에서 나온 것이라면 먼저 일을 그르친 신하를 거론(擧論)한 다음에야 말이 될 것인데, 전후로 아뢴 것이 도무지 한마디 말도 이에 언급한 것이 없으니 무슨 때문이겠습니까? 또 접때에 대간(臺諫)이 박상경(朴尙絅)에 대한 정거(停擧)하는 벌을 도로 거두기를 청했을 적에 이어 귀양보내야만 합당하고 정거에 있어서는 합당하지 않아서이겠습니까? 아! 전하께서 신하들에게 ‘비록 상하(上下)가 서로 믿으며 인협(寅協)316) 하여 다스리기를 도모하라.’고 분부하셨지만, 신하들은 오히려 곧이듣지 않고 항시 위구(危懼)하는 마음을 가지면서 구차하게 눈앞의 화만 면하려 하고, 직책을 다하는 것을 자신의 소임으로 여기지 않고 오직 뒷걸음질 치기만을 능사로 여깁니다. 대저 위에서는 확고한 뜻이 없고 아래서는 의심하는 마음을 가지면서도 나라일을 잘해 나간 경우는 있지 않았습니다. 신은 듣건대, 천하에 도가 있으면 서인(庶人)이 불평을 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만일 전하께서 묘당(廟堂)으로 하여금 주관하도록 하고 대간으로 하여금 바로잡도록 하신다면 포의(布衣)와 필부(匹夫)가 오히려 다시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각하(却下)하도록 명하고, 이어 비망기(備忘記)를 내리기를,

"강민저박상경의 올바르지 못한 논의를 주워 모아 조정을 혼란하게 만드는 계획을 꾸미려고 수상(首相)을 물어뜯는 짓을 하되 한마디 한마디마다 층층으로 하며 조금도 기탄이 없다. 한편으로는 ‘그가 조정에 나오는 날 맨먼저 곤위(坤位)의 승강(陞降)에 관하여 논하되 앞을 보다 뒤를 보다 하며 마음쓰기를 치밀하게 하여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게 했다.’고 하였고, 한편으로는 ‘먼저 일을 그르친 신하를 거론한 다음에야 말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이는 곧 박상경의 상소에 없었던 것인데, 강민저가 이에 감히 첨가하여 대신의 죄안(罪案)으로 만들었으니, 그의 마음의 소재를 진실로 헤아릴 수가 없다. 이처럼 알력을 일삼는 무리는 결코 가벼운 벌을 내릴 수 없으니, 우선 정거(停擧)하라."

하였다.

  • [註 314] 희적(希賊) : 장희재.
  • [註 315] 의친(議親) : 《대명률(大明律)》의 팔의(八議)의 하나. 임금의 단문(袒免) 이상친(以上親), 왕대비·대왕 대비의 시마(緦麻) 이상친, 왕비의 소공(小功) 이상친인 사람으로서 죄를 범한 자를 처벌할 때에 형(刑)의 감면(減免)을 의정(議定)하던 일.
  • [註 316] 인협(寅協) : ‘동인 협공(同寅協恭)’ 또는 ‘동기인외 협기공경(同其寅畏協其恭敬)’의 약어. 신하들이 서로가 마음을 합쳐 공경스럽게 공사(公事)에 봉직(奉職)하는 것.

원문

○辛亥/茂長幼學姜敏著上疏曰: "君臣父子之義, 天之理也, 人之倫也。 故君臣之間, 君猶父而后猶母。 今日世道, 雖云降矣, 民之秉彝, 本自不泯, 故其於母后之旣出而還復也。 嗟! 怨喜慶之心, 不以貴賤有差而中外有間, 則此固出於天理人倫也。 苟或以子而害父與母, 以臣而害君與母后, 則其罪固難逃於天地, 而兩凶人構捏虛無, 形諸文字, 偃然流入於闕內, 至經睿覽, 論其設心, 便是大逆不道。 此正春秋所謂亂臣賊子, 人得而誅之者也。 改冊國母之日, 首斬兩人之頭, 懸於國門然後, 可以明天地之大義, 快一國之人心, 而尙不明其罪惡, 置之生死之間者, 何哉? 諺書一款, 特出於睿斷之討惡, 而有司之臣, 無奉行之實, 大臣意見, 超出於常情之外, 因致殿下之意堅, 一國人心, 亦豈不鬱抑哉? 當其造朝之日, 首論坤位陞降, 瞻前顧後, 用意縝密, 令人莫測, 惟此一事, 大拂大同之人心, 而至於營救惡逆, 强引不當引之說, 有若疑亂防口者然, 而又以法外, 導引殿下, 夫法者, 天下之公, 雖人主, 不可容私, 誠以法一誤, 其弊無窮也。 安有身爲大臣, 導引人主以非法者乎? 臣竊怪夫大臣素負重名, 爲世所仰, 而今其謬戾如此, 判若二人之爲, 雖自謂不怵於死生禍福, 人誰信之? 抑未知草創之初, 獨當鼎席, 深軫國事, 思之又思, 轉入疑惑之境, 如長廊柱之累數愈差者耶? 雖然若令大臣, 竦然知公議之所在, 屈已而從之, 夫誰曰不可哉? 殿下輸情貸死之敎, 大是失當, 其在臣隣之道, 所當備陳輿情, 要以納君於無過, 而大臣已不足責, 伊日諸臣, 率皆緘口結舌, 無一人進言者, 豈諸臣之意, 無異同於其間耶? 噫嘻! 賊旣是庸流, 而濫竊非據, 自作其孽, 倘或貸之以不死, 則以今日謀害國母者, 其能保護世子, 效忠於宗社, 亦有所不可知耳。 議親之義, 非所論於此人。 權變之道, 亦不合於是事。 王世子若有遠識, 必不以哀矜而辟焉, 而惟欲不屈法於今日矣。 而況一國之論, 當與一國共之, 非一人所可得而私者乎? 兩司之臣, 方以按法爭之, 而果出於一國之正論, 則先擧其誤事之臣然後, 乃可成說, 而前後之啓, 了無一語及此者, 何哉? 且向日臺諫, 請還收朴尙絅停擧之罰, 而仍有竄謫之命, 無敢有復論者, 抑以其罪, 只合竄謫而不合於停擧也歟? 噫! 殿下之於臣隣, 雖有上下交孚, 寅協圖治之敎, 而臣隣猶不聽信, 常懷危懍之心, 苟免目前之禍, 不以盡職爲己任, 唯以退步爲能事, 夫上無固志, 下有疑心, 而能濟國事者, 未之有也。 臣聞天下有道, 庶人不議, 殿下若令廟堂而主之, 臺諫以正之, 布衣匹夫, 尙復何議?" 上命却之, 仍下備忘記曰: "姜敏著, 掇拾尙絅不正之論, 欲售疑亂朝廷之計, 而至若齮齕首揆, 一節層加, 略無顧藉, 一則曰, 當其造朝之日, 首論坤位陞降, 瞻前顧後, 用意縝密, 令人莫測。 一則曰, 先擧其誤事之臣然後, 乃可成說, 此卽尙絅疏所無者, 而敏著乃敢添作大臣之罪案, 其心所在, 誠不可測, 如此傾軋之輩, 決不可施以薄罰, 爲先停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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