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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개수실록 12권, 현종 5년 11월 13일 경자 5번째기사 1664년 청 강희(康熙) 3년

집의 이단상이 상소하여 사직을 청하다

집의 이단상이 상소하였는데, 그 대략에,

"신의 망령된 생각에는, 성상께서 임어하신 이후로 송시열 등 여러 사람을 예우한 것이 지극하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도 근래에 송시열이 부르는 명을 받고도 올라오지 않고 묻는 것이 있어도 대답하지 않고 있으니, 성상께서 반드시 의아스럽게 여기실 것입니다. 송시열이 이미 감히 올라오지 못하고 감히 대답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감히 스스로 말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는 반드시 그렇게 하는 까닭이 있을 것입니다. 비록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는지는 분명하게 지적할 수 없으나, 윤선도(尹善道)에 관한 일 이후의 일이 모두 송시열이 마음 속에 불안하게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김좌명의 집안과는 수도(隧道) 등에 관한 일로 마음과 생각이 서로 막혔다.’고 하는 데 이르러서는,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고 모두 말하고 있으며, 신이 김좌명과 함께 마주 대하여 논한 것이 여러 차례입니다. 송시열이 물러가고 나오는 것이 오로지 여기에만 달려 있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가 마음 속으로 불안하게 여기는 것으로는 이것이 가장 심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이 상소하면서 지난날의 일을 모두 거론하였으니, 어찌 이 한 조목에 대해서만 사사로이 대화한 것이라는 점을 혐의롭게 여겨 묻어둘 수 있겠습니까.

복제(服制)에 대한 의논에 대해서도 한쪽으로 귀결시키고자 하였던 것은 국가를 위해서였고 송시열을 위해서였으며, 김좌명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의 상소에 신을 일러 벗을 팔았다고 하였으며, 또 신이 전에 문답한 말을 가지고 신이 속셈이 있어서 묻고는 지금 와서 벗을 파는 바탕으로 삼았다고까지 하였으며, 또 ‘은미한 단서를 끌어내어 가슴 속에 간직해 둔 채 때를 기다렸다가 지금 와서 진달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과연 그의 말과 같다면 그 사이의 정태(情態)는 참으로 형편없는 일개 소인입니다. 어찌 이와 같이 심하고 참혹하게 신을 논할 줄을 생각이나 하였겠습니까.

서필원(徐必遠)이 지난날 논의하면서 반드시 조손(祖孫)의 의리로 단안을 내리고자 한 것은 끝내 무식한 데로 귀결됨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이른바 ‘그 사이에 어찌 참작할 도리가 없겠는가마는 의(義)로써 은혜를 가리워야 할 곳이다.’라고 한 것은, 나름대로의 견해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점에 대해서는 신의 의견도 일찍이 서필원의 견해와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가 당초에 사나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여서 그것이 송시열을 모욕하는 말임을 깨닫지 못하였으니, 비록 본심은 다른 생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몹시 해괴하고 패만한 것으로 한 차례 벌을 받는 것을 어찌 면할 수 있겠습니까. 서필원의 심사 역시 신이 아는 바입니다. 그러므로 신이 상소에서 한 말은 모두 신이 평소에 본 것이며 평소에 말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서필원의 상소에서는 신의 상소를 가지고 ‘이 사람을 내치지 않으면 저 사람이 끝내 오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신이 전혀 생각지 못한 것입니다."

하고, 이어 사직하였는데, 상이 사직하지 말라고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12권 6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413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정론-간쟁(諫諍) / 인사(人事) / 사법-치안(治安) / 사법-탄핵(彈劾) / 의생활(衣生活)

○執義李端相上疏略曰:

臣之妄意, 自聖上臨御以後, 禮遇宋時烈諸人, 非不至矣。 而近者時烈, 有召不來, 有問不對, 自上必以爲訝。 而時烈旣不敢自言其不敢來不敢對之由, 其間必不無所以然之故。 雖不可的指爲某事, 而善道以後之事, 皆是時烈之不安於心者。 而至於與金佐明家, 以隧道等事, 情意相阻云者, 擧國之人, 莫不知之, 莫不言之, 臣則至與佐明面論者屢矣。 時烈進退, 雖不必專在於此, 而其心之不安, 此其尤者。 故臣之疏中, 歷擧前日事, 則豈宜於此一款, 避私話之嫌, 獨有所掩諱哉? 服制之議, 亦欲同歸者, 乃爲國家也, 爲時烈也, 爲佐明也。 今其疏語, 謂臣賣友, 且以臣前日問答之語, 至謂臣有意而叩之, 爲今日賣友之資, 又謂之引惹微端, 藏而待時, 到今陳列。 若如此言, 則其間情態, 誠一無狀小人。 豈意論臣, 若此之深且慘哉? 徐必遠向日之論, 必欲斷自祖孫者, 則終未免無識之歸。 而所謂其間, 豈可無斟酌底道理, 以義掩恩之處云者, 不可謂全無所見。 此則臣之意見, 亦嘗與必遠同。 若其初不勝粗厲之心, 不覺其譏侮時烈, 則雖本心無他, 而殊極駭悖, 一番譴罰, 烏得免也? 必遠心事, 亦臣所知。 故臣之疏語, 皆臣平日之見平日之言。 而今者必遠疏中, 乃以臣之疏語, 爲不斥此人, 則彼終不來之意云。 此豈臣意慮之所及也? 仍辭其職。

上令勿辭。


  • 【태백산사고본】 12책 12권 6장 B면【국편영인본】 37책 413면
  • 【분류】
    정론-정론(政論) / 정론-간쟁(諫諍) / 인사(人事) / 사법-치안(治安) / 사법-탄핵(彈劾) / 의생활(衣生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