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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종실록 19권, 현종 12년 2월 15일 정유 2번째기사 1671년 청 강희(康熙) 10년

제주 목사 노정이 도내의 기근 상황을 보고하다

제주 목사 노정(盧錠)이 치계하기를,

"지금 섬이 온통 굶주리고 있는 백성이며, 얼거나 굶주리거나 여역으로 죽은 자가 이미 4백 37인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공사간의 곡식이 다 비어서 구제하여 살릴 방책이 없으니 이전하는 미곡이 때에 미쳐 빨리 들어오지 않으면 수만의 죽어가는 목숨이 장차 눈앞에서 끊어지게 되었습니다. 매우 근심되고 몹시 답답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였다. 이때 제주는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인데다가 기근이 특히 심하여 민간의 형세가 날로 더욱 위급해지고 있었다. 노정이 조천관(朝天館)에 나와 곡물을 날라 오는 배를 기다렸고 굶주린 백성도 뒤를 따랐다. 배 하나가 멀리서 가까이 오면 급히 가서 보고 곡물을 실은 배가 아니라 노정이 통곡하면서 돌아오자 굶주린 백성도 한꺼번에 울부짖었다. 듣는 자가 모두 슬퍼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9책 19권 8장 B면【국편영인본】 36책 688면
  • 【분류】
    구휼(救恤) / 과학-천기(天氣) / 보건(保健) / 호구-호구(戶口)

濟州牧使盧錠馳啓曰: "卽今擧島, 皆是飢民, 凍餒癘疫死者, 已至四百三十七人。 自今公私一空, 救活無策, 移轉米穀, 若不趁此時入來, 則累萬垂死之命, 將盡於目前。 痛泣渴悶, 罔知所爲云。" 是時濟州, 以絶島饑荒特甚, 民間形勢, 日益危急。 盧錠出來朝天館, 以待運穀之船, 飢民隨之。 有一船自遠而近, 急往視之, 非載粟船, 盧錠痛哭而還, 飢民亦一時號哭。 聞者莫不於悒。


  • 【태백산사고본】 19책 19권 8장 B면【국편영인본】 36책 688면
  • 【분류】
    구휼(救恤) / 과학-천기(天氣) / 보건(保健) / 호구-호구(戶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