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현종실록 6권, 현종 4년 3월 17일 을유 2번째기사 1663년 청 강희(康熙) 2년

지평 박세당이 도승지 임의백을 탄핵하다

지평 박세당(朴世堂)이 아뢰기를,

"그저께 도승지 임의백(任義伯)을 체차시키라고 논했는데, 성상께서는 ‘질로(質魯)한 사람은 쓰지 못한단 말인가.’ 하고 비답을 내리셨습니다. 신은 삼가 모르겠습니다마는, 성명께서는 과연 임의백을 박로(朴魯)하고 후질(厚質)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체로 그는 출세에만 급급한 나머지 부끄러움도 잊은 채 날마다 요로(要路)에 달려가 끝내 현달하게 되었으니 그 흠을 숨기기가 어렵고, 그가 역임한 것을 보아도 실제 능력은 없으면서 오로지 휼궤(譎詭) 일변도로 흐르고 괴이하고 허망한 짓을 행했으므로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중후하고 순박한 사람의 행동이라고 하겠습니까. 후설(喉舌)의 장관은 본래 준망(峻望)의 대상인데, 임의백처럼 남에게 천시를 당하고 비부로 지목받은 자에게 어떻게 함부로 제수할 수 있겠습니까. 체차하소서."

하니, 상이 또 들어주지 않았다. 이에 앞서 임의백이 황해도 관찰사로 있을 때 술잔을 잃어버렸는데 분향하고 앉아서 술잔 훔쳐간 사람을 스스로 저주하였으므로 진신(搢紳)들이 그 이야기를 전하며 웃었다. 대계(臺啓)에서 괴탄한 짓을 행했다고 한 것은 대개 이것을 가리킨 것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6책 6권 30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359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持平朴世堂啓曰: "昨論遞都承旨任義伯, 而聖批以爲質魯, 則不用乎云。 臣竊不審, 聖明果以義伯爲樸魯厚質之人耶? 蓋其躁進忘恥, 日走要津, 卒致顯仕, 瑕纇難掩, 其所歷任, 旣無實能, 專務譎詭, 作事怪誕, 爲人嗤笑。 此豈重厚原慤者之所爲乎。 喉舌之長, 自是峻望, 安可使爲人所賤, 目以鄙夫, 如義伯者濫授哉。 請遞差。" 上又不聽。 先是義伯爲海臬時, 亡其酒杯, 焚香坐, 自詛偸杯者, 搢紳傳笑。 臺啓所謂作事怪誕者, 蓋指此也。


  • 【태백산사고본】 6책 6권 30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359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