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효종실록 21권, 효종 10년 윤3월 27일 정해 2번째기사 1659년 청 순치(順治) 16년

헌부가 형조의 죄수 조의지가 속바치기를 청한 일에 대해 아뢰다

헌부가 아뢰기를,

"전남 감사 서필원(徐必遠)이 계청하기를 ‘형조의 죄수 조의지(趙義智)가 호소한 대로 쌀을 바쳐 형벌을 면제하고 그 쌀을 진구(賑救)하는 데 쓰게 해 주소서.’ 했습니다. 죄에는 대소가 있는 것으로 죄가 작은 경우에는 율법에도 속바치게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만, 죄가 큰 경우에는 법에 있어 용서할 수 없는 것입니다. 또 한때의 편의 때문에 속바치는 것을 허락하는 길을 열어놓는다면, 이는 재물이 있는 사람은 죽을 죄를 범했어도 모두 죽는 데 이르지 않게 되는 것이니, 이른바 법이 백성에게 믿음을 받지 못하면 어떻게 악을 징계할 방도를 세울 수 있겠는가 한 경우가 이것입니다. 설령 의지의 죄가 속바칠 만한 실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본디 해조(該曹)의 일인 것으로 번신(藩臣)이 굳이 감히 법을 무시하고 진청(陳請)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더구나 의지는 경옥(京獄)에 갇혀 있으면서 자기의 족인(族人)을 호남(湖南)에 보내어 진구할 즈음을 틈타 감히 쌀을 바치겠다는 말을 발하였으니, 그 정상이 더욱 가증스럽습니다. 서필원은 이런 것을 까맣게 살피지 않은 채 도리어 격외(格外)의 일을 청하였으니, 국법을 무시하고 뒤폐단을 연 죄를 면하기 어렵습니다. 파직시키소서."

하였다. 누차 아뢰니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21책 21권 35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187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 사법-행형(行刑)

○憲府啓曰: "全南監司徐必遠啓請: ‘刑曹罪囚趙義智, 從其所訴, 納米贖刑, 以爲賑救之用。’ 夫罪有大小, 罪之小者, 於律亦贖, 罪之大者, 在法無赦。 而又以一時便宜, 而開許贖之路, 則是有財者, 雖犯重辟, 皆不至死, 所謂法不信於民, 何有懲惡之道哉? 設令義智之罪, 有可贖之情, 自是該曹之事, 爲藩臣者, 固不敢越法陳請。 況義智被囚京獄, 而送其族人於湖南賑救之際, 敢發納米之說, 其情益可惡矣。 徐必遠矇然不察, 反請格外之事, 難免蔑國法、啓後弊之罪。 請罷職。" 累啓而從之。


  • 【태백산사고본】 21책 21권 35장 A면【국편영인본】 36책 187면
  • 【분류】
    정론-간쟁(諫諍) / 인사-임면(任免) / 사법-탄핵(彈劾) / 사법-행형(行刑)